김효섭
사람은 가면 없이 살아 갈 수 없다. 가면이 없으면 사람들 사이에서 고립될 수밖에 없다. 자신이 가면을 만드는 사람도 있고, 자신도 모르는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어느 착하고 순진한 소년이 있었다. 사람들은 모두 이 순진한 소년을 착하다고 칭찬을 했다. 그러나 이 소년은 착한 것이 아니라 그저 착하라고 길러졌다. 소년은 모든 것을 바뀌고 싶어 했지만 이 소년을 둘러싼 사람들은 소년이 바뀌지 말라며 통제하고 있다. 사람들이 자신들이 하지 못 하는 것을 이 소년을 통해 풀려는 속셈이다. 가면은 자신이 만들어 쓸 수도 있지만. 다른 사람을 통해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가면이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과연 그 가면은 자신이 만들어 쓴 것인지 아니면 다른 사람이 만들어 나에게 씌어 준 것인지 아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