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현
직장, 삶, 행복 등 많은 것들이 관계에서부터 시작된다. 모여 살게 된 것도, 서로 사랑을 하는 것도, 돈을 버는 것도 모두 다 관계 위에서 이루어진다. 관계란 무엇일까? 친구, 연인, 가족 우리는 수없이 많은 관계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관계란, ‘다른 사물, 동물끼리 관련 되는 것’이라고 사전에 표기 되어 있다. 참 쉬우면서도 어렵다. 믿음? 우정? 사랑? 이해득실? 어떤 관계이냐에 따라 각기 다른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관계란 믿음과 시간에 비례하는 것일까? 어떤 사람들은 담배 피고 술 마시고 하루도 지나지 않아 서로 친구라 부르며 지내고, 어떤 사람들은 10년을 넘게 만난 친구를 진짜 내 친구인지를 의심한다. 사람 사는 일이 복잡하고 예측불허의 일들이 많다 보니 오해가 생기기도 하고 복합적인 관계로 인해 믿음이 깨지기도 한다. 결국 관계는 믿음과 시간의 문제가 아닌 것 같다.
관계를 우정과 사랑이라는 추상적 의미로 볼 수 있을까? 아직 우정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언제 만나도 옛이야기를 하며 맘 편히 웃고 떠들 수 있는 것이 우정일까? 그러나 가만 생각해 보면 그렇지 않은 친구들도 친구라고 부르며 만나고 있다. 흔히 사랑은 우정에 깊이를 더한 것이라고 한다. 사람을 바보로 만들고, 천재로도 만드는 것이 사랑이라지만 사랑이란 감정도 언젠가는 식어버리고 익숙함이라는 관계가 남는다. 관계란 우정과 사랑의 문제도 아니다.
관계란 무엇일까?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이해 타산적인 계산’이 가장 근사 값에 가깝다. 나에게 득이 되는 사람과 해가 되는 사람을 나누는 것, 나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은 가까이 두고 해가 되는 사람은 멀리 하는 것이 기본이 된다. 이렇게 이해하기 싫겠지만 이것이 사실 아닐까? 만약 이것이 관계의 해답이면 이 얼마나 칙칙하고 삭막한 하루하루가 되겠는가.
그래서 나는 둥딴지 같은 결론을 내렸다. 관계란 ‘떠나가는 것’이라고. ‘바람이 나에게 불어 와서 기분 좋게 머물렀다 지나가는 것’. 우리가 바람이 불길 원한다고 해서 부는 바람이 아니고 그만 그치길 원한다고 해서 멈추는 것도 아니듯 사람 사이의 관계 또한 그런 것이 아닐까? 오고 가는 것을 너무 힘들어 하지 말자. 그저 ‘내’가 바람이 있는 곳으로는 가자. 관계란 노력으로 인해 개선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좋은 바람이 다시 불어오고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