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비
이우
겨울 옥탑방에서
눈물 같기도 하고
계집애 오줌 누는 소리 같기도 한
빗소리를 듣는다
그랬다
장난처럼 꽃이 피고
장난처럼 비가 내리고
장난처럼 사랑을 했다
한두끼쯤 굶을 수 있었다
그럴 수 있었다
꽃처럼 비처럼 사랑을 하고
사랑처럼 꽃이 피고
꽃처럼 비가 내렸고
너를 보낼 수 있었다
그렇다
38번 국도를 달리거나
너를 잊을 수 있었다
304컬레 신발들이 베를린 광장에 놓이고
저런 이런 이야기들이 오갔다
200개의 가방들이 광화문 광장에 놓이고
농민이 죽었다
그랬다
장난처럼 겨울이었다
장난처럼 비가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