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
김윤정
천둥, 번개가 우리 사이를 갈라 놓았을 때
우린 각자 다른 눈과 발을 가지게 되었지
우리가 한 몸이였을 땐 바다도 하늘도 무서울 게 없었는데
이젠 작은 연못조차 무서워져버렸어
으깨진 토마토가 우리의 배꼽이라도 되는 것마냥
하나였던 우리 몸은 찢어지고 흘러내리고 말았어
흘러내린 우리의 눈과 발은 비슷한 녀석을 찾고 있지
갈라지기 전 우리의 눈과 발을 그리워하면서말이야
천둥, 번개가 다시 나를, 너를 갈라 놓아버렸어
반쪽 눈과 반쪽 발로 어디로 도망쳐야 할까
으깨지고 빨갛게 돼버린 우리는 서로를 알아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