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사명 : 왈책 3월 독서토론 『화장』
○ 대상 도서 : 『화장』(2004년 제28회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 | 김훈·박민규 외 | 문학사상사 | 2014년)
○ 대상 작품 : 김훈의 「화장」
○ 일시 : 2015년 3월 27일(금) 오후 7시 30분 ~ 10시 30분
○ 주관 : 인문학공동체 에피쿠로스( www.epicurus.kr )
↑김훈의 단편 소설 <화장>을 읽었습니다. 그의 소설, 그의 작가성, 그리고 그의 에세이…. 이렇게 요약됩니다.
"우리는 이 같은 순수 내재성을 다른 어떤 것이 아닌 생명(UNE VIE)이라고 말할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때의 순수 내재성이 생명에 대한 내재성인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어떤 것 속에도 있지 않은 내재성은 그 자체가 곧 생명이기 때문이다. 생명은 내재성의 내재성이요 절대적인 내재성이다. 말하자면 생명은 어떤 것 속에 있지도 않고 어떤 것에 대하여 있지도 않다는 점에서 완벽한 역능, 완벽한 지복(beatitude, 무상의 기쁨)인 것이다. (...)
내재성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생명……이다. 우리가 특별히 정해지지 않은 하나의 어떤 항목을 취하여 선험적인 것을 위한 실마리로 고려할 경우, 하나의 어떤 생명, 즉 선험적인 것을 위한 실마리로 고려된 특별히 정해지지 않은 하나의 어떤 생명이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함에 있어서 이제까지 디킨스(Dickens)보다 뛰어난 사람은 없었다. 모든 사람이 경멸하는 한 못된 주체, 한 불량배가 다 죽어가는 채로 실려 온다. 그를 간호하는 사람들은 빈사 상태에 빠진 불량배의 다 꺼져가는 생명의 징후에 열의를, 배려를, 사랑을 보인다. 모든 사람이 그를 구하기 위해 매달리고, 이 행실이 불량한 남자는 가장 깊은 혼수상태 속에서 포근한 그 무엇이 자신에게 스며드는 것을 느낀다. 하지만 불량배가 생명을 조금씩 되찾아감에 따라서 그의 구원자들은 점점 더 그에게 냉담해지고, 또 그에 따라서 불량배는 예전의 그의 무례함과 고약함을 되찾아간다. 그의 생명과 그의 죽음의 사이, 그곳에는 이처럼 단지 죽음과 더불어 놀이를 하는 하나의 어떤 생명의 순간, 바로 그 순간만이 존재할 뿐이다. 지금 개별자(불량배)의 생명은 비인격적이면서도 특이한 하나의 어떤 생명에게 자신의 자리를 넘겨주고 있다."
- 질 들뢰즈, <내재성: 생명……>, 《들뢰즈가 만든 철학사》 P. 512-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