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사명 : 왈책 9월 독서토론 밀란 쿤데라의 <무의미의 축제>
○ 일 시 : 2014년 9월 26일(금) 오후 7시 30분 ~ 10시 30분
○ 대상 도서 : <무의미의 축제>(밀란 쿤데라 저/방미경 역 | 민음사 | 2014)
○ 장 소 : 모임공간 에피(www.space-epy.kr) Class A
↑ 말란 콘데라의 장편소설 <무의미의 축제>를 대상 도서로 해 9월 왈책 독서토론을 가졌습니다. 저자는 “개인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새로운 에로티시즘의 시대를 여는 배꼽, 아무런 이유도 없고 이득도 가져다주지 않는 거짓말에 기뻐지는 마음, 농담을 거짓말로밖에 받아들일 수 없는 오늘, 모두가 모인 파티에서 아무런 무게도 의미도 없이 천장을 떠도는 (배꼽 없는 천사의) 깃털, 순수하게 육체적, 인간적 고통만을 주는 칼리닌의 방광 등 쿤데라는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이 모든 이야기를 통해, 결국 우리 인간 존재의 삶이 아무런 의미 없음의, 보잘 것 없음의 축제일 뿐이며 이 ‘무의미의 축제’야말로 우리가 받아들이고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정말 우리 인간의 삶이 의미 없음, 보잘 것 없음의 축제일 뿐일까요? 삶이 무의미하며 무가치하다고 할 때 저자의 말처럼 우리는 이 무의미를 사랑할 수 있을까요? 무의미를 사랑하기는커녕 오히려 좌절과 절망할 수 밖에 없지 않을까요?
세계는 의미로 가득차 있습니다. 밀란 쿤데라의 이 소설처럼 칸트나 쇼펜하우어, 헤겔 등 관념론적인 시선으로 진리와 본질을 찾으려고 한다면 무의미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진리나 본질이라는 근대적이고 고착적인 시각이 아니라 변화하고 생성하는 세계를 바라보면 세계는 의미와 가치로 가득차 있습니다. 들뢰즈에 따르면, 의미는 사건이 발생할 때 동시적으로 발생하며, 사건은 계열화됨으로써 의미를 만들어냅니다. 인간에게 일어나는 모든 사건들은 이미 존재하는 문화장 내에서 계열화되며, 계열화되는 순간 의미를 갖게 됩니다. 축구공이 4명의 선수와 네트와 족구 규칙을 만나면 족구공의 의미를 지니며, 강아지와 놀이, 아이들이 만나면 장난감이 됩니다. 만남과 관계 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생성하는 것이 삶입니다. 삶이란 의미 없음, 보잘 것 없음의 축제가 아니라, 의미와 가치로 가득찬 축제의 장입니다. 만나고 변화하고 생성하면서, 세계와 관계 맺으며 늘 새로운 의미를 생성하는 것이 우리의 삶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