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사 : 왈책 6월 독서토론 『굿 바이 동물원』
○ 대상 도서 : 『굿 바이 동물원』(강태식 | 한겨레출판 | 2012년)
○ 일시 : 2015년 6월 26일(금) 오후 7시 30분 ~ 10시
○ 장소 : 모임공간 에피( http://www.space-epy.kr/Map )
○ 참가비 : 1만원(현장 납부, 모임공간 이용료 5,000원 + 간식비 5,000원)
○ 주관 : 인문학공동체 에피쿠로스( www.epicurus.kr )
이 독서토론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Open Group입니다
제17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강태식의 장편소설『굿 바이 동물원』(강태식 | 한겨레출판 | 2012년)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심사 위원들에게 "슬프고 우습고 재밌다. 감수성 있는 문체는 문학적 재능의 번뜩임을 증명하고, 슬프지만 우습게 말하는 소설문법은 삶을 보는 통찰력의 내공을 입증한다", "이 작가는 능숙하게 사람을 울리고, 능숙하게 사람을 웃긴다. 그러나 마침내 아프다" 등의 평을 들었던 것처럼 이 소설, '능숙하게 사람을 웃겼고, 재미있고, 그리고 아팠습니다.
처절한 경쟁 사회에서 밀려난 주인공이 동물원의 동물로 취직하면서, 고릴라의 탈을 쓰고 가슴을 탕탕 두드리고 12미터에 달하는 철제 구조물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을 오르내리면서 살아가는 이야기. 전반부에서 현대 경쟁 사회의 현실을 꼬집고, 그 속에서 사람이지만 사람으로 살 수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 동물원에서 사람이 아니라 동물로 살아가야 한다던 작가 강태식은, '누구는 콩고로 날아가 동물로의 완전한 귀화를 선언하고, 누구는 재취업에 성공하거나 혹은 시험에 합격하고, 또 누구는 곧 태어날 2세를 기다리며 여전히 동물원에 남아 가슴을 두드리고 모형 빌딩에 오'르는 것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하고 맙니다. 그런 이유일까요? 이 소설, 평점 69.88(100점 만점 기준)로 E학점을 받았습니다.
이 결말이, 니체가 유럽의 역사를 정리하며 '유럽의 역사는 허무주의로 종착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면서 허무주의의 하나로 꼽은 옵티미즘(optimism, 부족하고 결함 많은 현실 세계와 인생을 궁극적인 최선의 것으로 보고 이를 만족스럽게 여기는 생각이나 태도)이지 않을까 걱정스럽습니다. 들뢰즈의 말처럼 이 위에 '가장 나쁘고 음험한 권력이 정초'될까 염려됩니다. 우리는 절대적으로 다른 두 개의 기호 체제가 혼합된 주체의 선형적 과정인 이‘악마의 맷돌'에서 벗어날 수는 없는 것일까요?
'주체의 선형적 과정, 이와 동시에 기표와 해석의 순환적 전개, 하나의 혼합된 체제를 위한 절대적으로 다른 두 개의 기호 체제. 하지만 바로 그 위에서 가장 나쁘고 음험한 권력이 정초된다."
- 질 들뢰즈와 팰릭스 가타리의 <천 개의 고원> p.2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