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사 : 왈책 7월 독서토론 『세상물정의 사회학』
○ 대상 도서 : <세상물정의 사회학-세속을 산다는 것에 대하여>(노명우 | 사계절 | 2013년)
○ 일시 : 2015년 7월 24일(금) 오후 7시 30분 ~ 10시
○ 장소 : 모임공간 에피( http://www.space-epy.kr/Map )
○ 참가비 : 1만원(현장 납부, 모임공간 이용료 5,000원 + 간식비 5,000원)
○ 주관 : 인문학공동체 에피쿠로스( www.epicurus.kr )
<세상물정의 사회학>을 읽었습니다. “당신의 삶은 세계의 사건 중 한 조각이 아니라 세계의 사건 전체"라는 물리학자 슈뢰딩거의 말로 시작되는 이 책의 저자 노명우는 사회학자답지 않게 구체적인 개인들의 삶을 이해하려고 합니다. 상식, 명품, 프랜차이즈 등으로 시작되는 세상물정의 이야기는 불안, 종교, 이웃, 성공, 수치심, 취미, 섹스, 자살, 노동, 게으름, 인정, 개인, 죽음 등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지며 개인적이고 사적인 경험에 대해 좌절하고 분노하고 기뻐하면서 사건 혹은 사태별로 그 이면의 의미를 짚어갑니다.
그러나 이 책, 각 단편적인 사건이나 주제별 설명은 좋았지만 대안 제시는 미흡하다는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25개의 각 주제별 설명은 명증적이었지만 전체적으로 이분법적인 시선이 강하고, 병립불가능한 것들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어떤 주제에서는 집단의 욕망에 현혹되지 말고 개별적인 삶을 살라는 태도를 취하다가, 다른 주제로 옮기면 '모든 사람에 의하여 동의되고 승인되는 보편성'을 강조하는 등 병립불가능한 것이 양립되고 말았습니다.
삶이란 단편적이지 않습니다. 한 사람의 개인은 노동을 하고 밥을 먹고, 잠을 자고 사랑을 합니다. 각 주제·사건별로 제시된 대안이 서로 충돌하고 대립될 수밖에 없다면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오히려 문제가 커질 수밖에 업습니다. 사회학은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이 지점에서 부정적인 의견을 도출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회학은 사회 문제를 즉시적으로 해결한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가 하면, 그래서 임시처방일 수밖에 없다는 절망적인 의견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사가들의 지식 견주기나 사회조사기법의 현란한 테크닉에 의해 살해당할 지경에 처한 사회학(p.6)"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회 속에 살고 있는 구체적인 사람들의 삶을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을 회복시키기 위해 마지막 비상구(p.6)"로 나온 그의 용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25개 각 주제별 그의 설명이 우리 사회 문제를 정확하게 설명·지시하고 있다는 것에 힘 입어 79.125점(100점 만점)이라는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사회'라는 동일성과 추상성, 환원주의에 얽혀버린 '아리아드네의 실'을 풀기 위해 연구실을 나왔다는 '사회학자' 노명우, 무사히 아리아드네 실을 풀고 끈을 되감으며 미궁(迷宮) 라비린토스에서 벗어나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