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화보] 왈책 3월 독서토론 『모비 딕』

by 이우 posted Apr 02, 2016 Views 7943 Replies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토론명 : 왈책 3월 독서토론 『모비 딕』
○ 대상  도서 :  『모비 딕』(허먼 멜빌 · 작가정신 · 2011년· 원제 : Moby Dick, 1851년)
○ 일시 : 2016년 4월 1일(금) 오후 오후 7시 30분 ~ 10시
○ 장소 : 인문학공동체 에피쿠로스(사직동 사무실, 아래 약도 참조, http://www.epicurus.kr/Map )
○ 주관 : 인문학공동체 에피쿠로스( www.epicurus.kr )


edit02.jpg


  공격적이고 편집증적인 에이해브(폭악한 왕), 온몸에 문신을 새긴 작살잡이 야만인 퀴퀘그, 긴급한 위기에 처했을 때도 명랑하고 신중하고 냉정하고 차분하지만 줄담배를 태우는 스터브, 모반을 꿈꾸며 머스킷총을 만지는 스타벅, 고래를 쫓는 일마저 일종의 장난이었던 경외심 없는 플래스크, 뱀처럼 유연한 갈색 근육을 가진 타슈테고, 평생을 방랑자로 살면서 사소한 외적 속성마저 모두 떨어져 나간 목수, 굵고 튼튼한 작살을 만드는 대장장이 퍼스, 거대한 몸집에 피부가 석탄처럼 새까만 ‘고릴 달린 볼트’ 다구, 산 자인지 죽은 자인지 헷갈리는 핍, 낸티컷 출신 선원1과 선원2, 네덜란드·프랑스·아이슬란드·몰타·시칠리아·중국·영국·맨섬·스페인 출신의 이러저런 선원들, 에이해브의 보트를 젓는 호랑이처럼 누런 피부를 가진 이름 모를 다섯 명의 선원들.... 모두 섬처럼 고립된 이 외톨이들, 이 특이자(an-omalie)들이 이상한 결연 속으로 나아가는 대서사시, 허먼 멜빌의 <모비 딕>(허먼 멜빌 · 작가정신 · 2011년· 원제 : Moby Dick, 1851년)을 읽었습니다. 


   ... 보라. 저 세 개의 돛대 꼭대기에는 지금도 세 사람이 올라가서 더 많은 고래를 찾는데 열중해 있다. 고래가 잡히면 낡은 떡갈나무 가구가 또 더러워질 것은 뻔하고, 적어도 어딘가에 기름 한 방울은 떨어질 것이다. 그렇다! 자주 있는 일이지만 밤낮을 가리지 않고 96시간 동안이나 계속된 중노동이 끝났을 때, 온종일 적도에서 노를 저어 손목이 퉁퉁 부어오른 상태로 보트에서 배로 올라와 잠시 쉴 새도 없이 거대한 체인을 운반하고, 무거운 양묘기를 들어 올리고, 고래를 자르고 난도질하고, 적도의 태양과 적도의 기름솥이 합세하여 내뿜는 열기 때문에 다시 그을리고 태워지는 고역을 당할 때, 그리고 이 작업이 끝나자마자 마지막으로 분발하여 배를 얼룩 한 점 없이 깨끗한 낙농실처럼 청소하고, 깨끗한 작업복의 목단추를 막 채우고 있을 때, 갑자기 '고래가 물을 뿜는다!'하고 외침 소리가 들리면 가엾은 선원들은 깜짝 놀라 당장 또 다른 고래와 싸우러 달려가서, 진저리나는 그 일을 처음부터 다시 되풀이할 때가 많다. 오! 친구들이여. 이것은 정말 사람 죽이는 일이다. 하지만 이것이 바로 인생이다. ...
(본문 p.516)


  진저리나고 권태로운 '인간 중심의 사회'에서 멀리 떨어진 '피쿼드호'의 이 특이자들은 무리의 가장자리에 있으면서 패거리 안에 있는지, 패거리 바깥에 있는지, 또는 패거리의 움직이는 경계에 있는지 알 수 없지만, 예외자 '모비 딕(Moby Dick)*'을 만나 결연합니다. 동물-되기, 지각불가능하게-되기, 강렬하게-되기. 진저리나는 것이 생기로 가득차며, 권태로운 것들이 약동하지만 이 특이자들은 끝내 돌아오지 못합니다. 삶이란 그저 이 양 극단 안에서 멈칫거리거나 주절거리거나 어느 하나 포획하지 못하는 것일까요? 생기발랄하면서 약동하면서 살아갈 수는 없는 걸까요? 돌아오지 못하는 이 특이자들을 돌아오게 할 수는 없을까요?


  ...‘-되기’는 인간중심의 사회에서 벗어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며 무리를 이루는 것은 동물-되기를 위한 전제조건이기도 하다. 우리는 지구의 지배자가 아니고 혼자도 아니다. “떼, 패거리, 떼거리, 개체군 등은 열등한 사회적 형태가 아니다. 그것들은 변용태요 역량이요 역행이며, 인간이 동물과 더불어 행하는 생성 못지않게 강력한 생성 안에서 모든 동물을 포착한다.” 그러나 우리의 무리는 채식주의의 이념을 전파하기 위한 결사체와는 다를 것이다. 책의 저자들은 생식계통과 무관한 전염이 바로 자연이라고 역설하며 이렇게 말했다. “패거리들은 모두 전염, 전염벙, 전쟁터, 파국과 더불어 증식한다. 이들은 스스로를 재생산하지 않지만 그러나 매번 다시 시작하면서 영토를 얻어가는 성적 결합에서 태어난 그 자체로는 생식능력이 없는 잡종들과 같다. 반자연적인 관여들, 반자연적 결혼들은 모든 왕국을 가로지르는 참된 <자연>이다. 전염병이나 전염에 의한 전파는 유전에 의한 계통 관계와는 아무런 관계도 없다.” 이 과정은 리좀을 형성하며 생산이 아니라 생성하는 역할을 한다. 새로운 가치가 생성되기 위해서는 더 큰 차이가 필요하다. 그리고 차이가 필요하기 때문에 무리가 요구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
(들뢰즈·가타리 <천 개의 고원> p.462)




  ........
   * 모비 딕(Moby Dick) : 비속어. Moby는 '거대한', Dick은 '놈'이라는 뜻으로 '큰 생식기를 가진 남자'라는 의미로, 남을 흠집내고 욕보이는 말(욕설, 辱說)로 사용하며, 점잖지 못하거나 쌍스런 표현으로 여겨진다.




















  1. 27
    Oct 2019
    05:53

    [화보] 왈책 10월 독서토론 『다시 오지 않는 것들-최영미 시집』

    ○ 토론명 : 왈책 10월 독서토론 『다시 오지 않는 것들-최영미 시집』 ○ 대상 도서 : 『다시 오지 않는 것들-최영미 시집』(최영미 · 이미출판사 · 2019년) ○ 참고 도서 : 『서른, 잔치는 끝났다』(창비시선 121 · 최영미 · 창비 · 2015년 · 초판출간: 1994년...
    Category모임후기 By이우 Reply0 Views4614 file
    Read More
  2. 02
    Oct 2019
    00:33

    [완료] 왈책 10월 독서토론 『다시 오지 않는 것들-최영미 시집』

    1994년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로 우리에게 왔던 최영미 시인이 다시 잔치를 시작했다. 그 특유의 섬세하면서도 대담한 표현들은 어찌 되었을까? 2006년 이수문학상 심사위원이던 유종호 교수는 “최영미 시집은 한국 사회의 위선과 허위, 안일의 급소를 ...
    Category공지사항 By이우 Reply0 Views6244 file
    Read More
  3. 28
    Sep 2019
    16:14

    [화보] 왈책 9월 독서토론 『동정에 대하여-가장 인간적인 감정의 역사』

    ○ 토론명 : 왈책 9월 독서토론 『동정에 대하여-가장 인간적인 감정의 역사』 ○ 대상 도서 : 『동정에 대하여-가장 인간적인 감정의 역사 』 (안토니오 프레테·책세상·2019년·원제 : Compassione. Storia di un sentimento) ○ 일시 : 2019년 9월 27일(금) 오...
    Category모임후기 By이우 Reply0 Views6543 file
    Read More
  4. 04
    Sep 2019
    13:15

    [완료] 왈책 9월 독서토론 『동정에 대하여-가장 인간적인 감정의 역사』

    □ 독서토론 요강 ○ 토론명 : 왈책 9월 독서토론 『동정에 대하여-가장 인간적인 감정의 역사』 ○ 대상 도서 : 『동정에 대하여-가장 인간적인 감정의 역사 』 (안토니오 프레테·책세상·2019년·원제 : Compassione. Storia di un sentimento) ○ 일시 : 2019년 ...
    Category공지사항 By이우 Reply0 Views5053 file
    Read More
  5. 31
    Aug 2019
    07:23

    [화보] 왈책 8월 독서토론 『사랑, 예술, 정치의 실험 : 파리 좌안 1940-50』

    ○ 토론명 : 왈책 8월 독서토론 『사랑, 예술, 정치의 실험 : 파리 좌안 1940-50』 ○ 대상 도서 : 『사랑, 예술, 정치의 실험 : 파리 좌안 1940-50』(아녜스 푸아리에 · 마티 · 2019년 · 원제 : Left Bank: Art, Passion, and the Rebirth of Paris 1940-50) ○...
    Category모임후기 By이우 Reply0 Views4321 file
    Read More
  6. 27
    Jul 2019
    14:03

    [완료] 왈책 8월 독서토론 『사랑, 예술, 정치의 실험 : 파리 좌안 1940-50』

    □ 독서토론 요강 ○ 토론명 : 왈책 8월 독서토론 『사랑, 예술, 정치의 실험 : 파리 좌안 1940-50』 ○ 대상 도서 : 『사랑, 예술, 정치의 실험 : 파리 좌안 1940-50』(아녜스 푸아리에 · 마티 · 2019년 · 원제 : Left Bank: Art, Passion, and the Rebirth of ...
    Category공지사항 By이우 Reply0 Views5164 file
    Read More
  7. 27
    Jul 2019
    13:06

    [화보] 왈책 7월 독서토론 『여행의 이유-김영하 산문』

    ○ 토론명 : 왈책 7월 독서토론 『여행의 이유-김영하 산문』 ○ 대상 도서 : 『여행의 이유-김영하 산문』(김영하 · 문학동네 · 2019년) ○ 일시 : 2019년 7월 26일(금) 오후 7시 30분~10시 ○ 장소 : 인문학공동체 에피쿠로스 사직동 사무실(www.epicurus.kr) ○...
    Category모임후기 By이우 Reply0 Views4643 file
    Read More
  8. 22
    Jun 2019
    00:44

    [완료] 왈책 7월 독서토론 『여행의 이유-김영하 산문』

    □ 독서토론 요강 ○ 토론명 : 왈책 7월 독서토론 『여행의 이유-김영하 산문』 ○ 대상 도서 : 『여행의 이유-김영하 산문』(김영하 · 문학동네 · 2019년) ○ 일시 : 2019년 7월 26일(금) 오후 7시 30분~10시 ○ 장소 : 인문학공동체 에피쿠로스 사직동 사무실(ww...
    Category공지사항 By이우 Reply0 Views6135 file
    Read More
  9. 21
    Jun 2019
    23:56

    [화보] 왈책 6월 독서토론 『연필로 쓰기-김훈 산문』

    ○ 토론명 : 왈책 6월 독서토론 『연필로 쓰기-김훈 산문』 ○ 대상 도서 : 『연필로 쓰기-김훈 산문』 (김훈·문학동네·2019년) ○ 일시 : 2019년 6월 21일(금) 오후 7시 30분~10시 ○ 장소 : 인문학공동체 에피쿠로스(www.epicurus.kr) 사직동 사무실 ○ 진행 : ...
    Category모임후기 By이우 Reply0 Views4926 file
    Read More
  10. 31
    May 2019
    02:07

    [완료] 왈책 6월 독서토론 『연필로 쓰기-김훈 산문』

    □ 독서토론 요강 ○ 토론명 : 왈책 6월 독서토론 『연필로 쓰기-김훈 산문』 ○ 대상 도서 : 『연필로 쓰기-김훈 산문』 (김훈·문학동네·2019년) ○ 일시 : 2019년 6월 21일(금) 오후 7시 30분~10시 ○ 장소 : 인문학공동체 에피쿠로스 사직동 사무실(www.epicuru...
    Category공지사항 By이우 Reply0 Views5384 file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21 Next
/ 21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