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론명 : 왈책 5월 독서토론 『침묵의 봄』

  ○ 대상 도서 : 『침묵의 봄』(레이첼 카슨·에코리브르·2011년·원제 : Silent Spring, 1962년)
  ○ 일시 : 2020년 5월 29일(금) 오후 7시 30분~10시 30분
  ○ 장소 : 인문학공동체 에피쿠로스(www.epicurus.kr) 사직동 사무실

  ○ 진행 : 인문학공동체 에피쿠로스 정현

  이 독서토론은 누구나 참여하실 수 있는 Open Group입니다.

  클리셰(cliche)란 말이 있다. 프랑스말로 인쇄에서 사용하는 연판(鉛版)이라는 뜻으로 판에 박은 듯 쓰이는 진부한 문구나 진부한 표현을 가리키는 말이다. 오랜 시간 동안 무의식적으로 반복되어 너무 익숙해져 버린 문구, 클리셰 같은 텍스트, 『침묵의 봄』(레이첼 카슨·에코리브르·2011년·원제 : Silent Spring, 1962년)을 읽었다.

  습관이 되었을 때, 전혀 새롭지 않다고 생각될 때, 다시 퍼올리는 클리셰는 비판을 수행해 논평((論評, 사건, 시사 문제, 또는 그와 관련된 말이나 글에 대하여 그 가치나 시비, 영향 등을 따져서 평가하는 것)이 된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안다. 레이첼 카슨의 이 책은 너무 익숙하지만, 우리는 한 것이 없다. 원전은 다시 세워지고, 살충제는 여전히 뿌려지고, 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는 세계를 장악하고 있다. 핵연료 건식저장시설 맥스터(Maxtor) 증축이 시도되고, 환경폐기물은 수출되고 있으며, 위험은 가난한 나라로 순박한 시골로 이전된다. 우리는 알지만, 하지 않거나 하지 못한다.

  사람들은, 환경·생태 문제가 경제체, 법체, 사회체가 남겨 놓은 주름살이며 이들의 연계 속에 생산된 결과라는 것을 생각하지 않거나, 생각하지 못한다. 맑스가 '모든 상품은 자연물의 변형에 불과한 것'이라고 선언했을 때, 슬라보예 지젝이 '모든 것은 이미 정치적인 것'이라는 것을 선언했을 때, 더글라스 러미스가 '교환가치를 줄이고 사용가치를 높이며, 시장 활동 이외의 모든 즐거운 활동을 증가시켜야 한다'고 선언했을 때, 이미 해답은 나와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하지 못하거나,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