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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새로운 인생_말하거나 혹은 말하지 않거나

by 에피 posted Sep 26, 2012 Views 8871 Replies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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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많이 말하거나 혹은 말하지 않거나

- <새로운 인생>(오르한 파묵 저/이난아 옮김/민음사) -

 

 

 

 

□ 일 시 : 2012년 9월 21일 (금) 오후 7시

□ 장 소 : 에피쿠로스

□ 대상도서 : 새로운 인생(오르한 파묵 저/이난아 옮김/민음사)

□ 참 석 자 : 문기봉, 서은성, 이우, 안학이, 염미정, 이일수, 정현, 한상봉

□ 북브리핑: 문기봉

□ 토론후기 : 정현

 

 

 

 

 

  현대 터키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오르한 파묵의 <새로운 인생>으로 독서토론을 했다. ‘어느 날 한 권의 책을 읽었다. 그리고 나의 인생은 송두리째 바뀌었다.’는 고백으로 시작되고 있는 발단부분은 책과 함께 끝까지 모험과 여행을 하게 한다. <새로운 인생>을 추천한 문기봉님의 북브리핑으로 토론을 시작했다.

 

  문기봉: 책을 추천한 후, 읽으면서 좀 후회를 했습니다. (웃음) 문학적 방법론을 알아야 읽을 수 있는 책이더군요. 알레고리와 포스트 모더니즘, 후기 구조주의, 라캉, 푸코, 프로이드, 칼융, 차이와 반복 (차연) 등 배경지식을 알아야 이해가 되는 어려운 책이었습니다.

  염미정: 내용이 어려워서 인상적인 문장을 발췌하며 읽었어요.

  한상봉: 몽환적인 느낌이 들었어요. <새로운 인생>이라는 제목에 이끌려 새로운 인생을 찾을 수 있을까하는 기대를 하고 읽었죠. 등장인물들이 다른 사람의 삶을 사는 것이 새로운 인생일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일수: 죽음의 찰나를 찾아가는 과정이 새로운 인생인가요?

  안학이: 저는 인물 중심으로 읽었어요. 메흐메트와 오스만이 한 인물로 읽혀지기도 합니다. 나의 인생도 비춰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

호접지몽과 시물라크르

 

  서은성: 이야기를 들으니 문득 장자의 ‘호접지몽(胡蝶之夢)’이 연상돼요. 장자(莊子)가 꿈에 나비가 되어 즐기는데, 나비가 장자인지 장자가 나비인지 분간하지 못했다는 이야기죠?

  이우: 실재와 실재하지 않는 것, 즉 인식 불가능한 상태이죠. 실재보다 더 실재 같은 가상을 시물라크르라고 합니다. 포스트 모더니즘에 동양적 사유가 포함되어 있어요. 질서의 파괴, 삶, 의식, 패턴에서 벗어나는 것이죠. 실험소설, 실험 시가 이에 속합니다. <새로운 인생>은 독자들이 그 전에 읽었던 책의 질서체계를 무너뜨려 독자 스스로 찾아내야 할 몫으로 남겨둡니다. 문선생님은 포스트 모더니즘을 어떻게 생각하세요?

  문기봉: 고대소설, 근대소설, 내면을 강조하는 현대소설이 있죠. 저자의 생각을 표현하기 위해 구조주의나 포스트 모더니즘을 기법을 사용합니다. 초현실주의, 해체주의는 우리나라의 이성복의 시와 최수철, 이인성의 단편소설도 있죠.

  이우:포스트 모더니즘 소설은 예술의 사치예요. 삶 전체의 문제를 보여주려고 해서 해석하기 나름이라 독자마다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죠. 저자와 독자와의 관계 단절을 기본으로 해 소통을 하지 않으려 합니다.

 

 

포스트 모더니즘

 

  한상봉: 파묵은 한 가지 길만 제시하지 않는데요?

  이우: 여러 메시지를 가지고 있어, 말하기도 하고, 말하지 않기도 합니다.

  문기봉: <새로운 인생>의 근거를 찾아 길을 떠난 오스만은 교통사고로 죽음을 맞이합니다. 죽음 직전에 무엇을 생각 (자각)하는 거죠.

  이우: 파묵은 시련을 겪어야 ‘비할데 없는 순간에 맛볼 수 있는 행복’을 아는 것이라고 합니다. 저자가 수많은 죽음을 비춰주는 이유는 <새로운 인생>안의 죽음을 회상하고 간접 경험을 통해 독자가 그 안에서 삶의 가치를 생각하게 해주는 겁니다.

  문기봉: 파묵의 다른 작품들이 다 포스트 모더니즘 소설은 아니예요. <새로운 인생>은 저자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기 위해 기법은 패러디, 알레고리, 초현실적이며 문법은 간결하기도 하지만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새로운 의미의 생성

 

  이우: 기존의 소설은 기승전결로 작가가 개입 하지 않고 메시지를 명확하게 전달하죠. 포스트 모더니즘은 기존 질서와 의미 체계에서 벗어나려고 하지만, 독자가 해석하기 나름이기 때문에 벗어나지 못해요. 삶의 문제와 수용미학면에서 독자는 이데올로기로 ‘내’가 만들어집니다. 그러므로 나는 주체가 아닌 객체가 되죠. ‘나는 생각하지 않는 곳에 존재’ 하기 때문에 벗어나고 싶어도 다시 질서 안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오르한 파묵의 <새로운 인생>으로 토론하며, 포스트 모더니즘 소설에 대해 짚어 봤다. 문학은 언어라는 기표로 작가정신을 담아 독자와 소통한다. 소설 <새로운 인생>은 너무 많이 말하거나, 혹은 말하지 않는다. 독자가 나름대로 해석해 독자마다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다. 저자 오르한 파묵과 소통하거나 단절되거나..... 숨겨진 이야기가 많을 때 소통은 어려워진다.  현대 철학은 우연한 마주침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가는 것에 가치를 둔다. 기존 질서와 의미 체계에서 탈주할 때 우리는 새로운 의미를 생성할 수 있다. 새로운 인생의 첫걸음은 탈주하는 것이다.

 

 

 

 

 

 

  • profile
    이우 2012.09.26 16:05

      언제 이렇게 정리를 했는지... 놀랍습니다. 핵심을 포착하고 있네요. 포스트모더니즘 계열은, 제목처럼 <너무 많이 말하거나 > 혹은 <아무 말도 하지 않>지요. 문기봉 님은 이를 긍정하지만, 이 이우는 부정했지요. 메시지를 읽어낸다면 더 없이 좋지만, 읽어내지 못한다면 아무 것도 아닌 것이 포스트모더니즘 이잖아요. 어쩌면, 포스트모더니즘은 예술적 사치일 지 모릅니다. ㅠ

  • profile
    에피 2012.09.28 13:17

    막걸리집에서 이우님이 곧 소통을 부정하는 '포스트 모더니즘형 인간!' 이라는 말에  모두 웃음을 터트렸지요.ㅎㅎ 음.... 논쟁을 몰고 다니는 진흙소~   ㅋㅋ

  • ?
    카프 2012.11.05 22:58
    이제 들어 왔습니다. 가을 비 내린 뒤 오늘 꽤 스산한 바람 불고 있네요.
  • profile
    에피 2012.11.26 00:48

    저도 이제 들어왔네요. 큰 공연 마무리하고 나니 이제 주변이 보이네요. 겨울비 내리는 새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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