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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 토론그룹 왈책 1월 모임

by 이우 posted Jan 17, 2013 Views 9149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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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 일정

 

   ○ 일         시 : 2013년 1월 24일(목) 오후 7시
   ○ 대상 도서
     - 주제 도서 : <광장>(최인훈 | 1960년)
     - 변주 도서 : <국가란 무엇인가>(유시민 저 | 돌베개 | 2011년 )

   ○ 장         소 : 인문학서원 에피쿠로스 사무실( 아래 약도 참조 )

 

약도_에피쿠로스.gif


주제 도서 : <광장>(최인훈 | 1960년)


   ○ 도서 소개

 

책_광장.jpg    4.19 직후인 1960년 11월에 발간된 <광장>은 전후 한국 사회를 배경으로 이데올로기와 사랑에 대한 치밀한 성찰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인간 내면성 탐구의 절정'이라 평가받고 있는 최인훈 대표작 중의 하나이다. <광장>은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 최다 수록 작품 및 2004년 국내 문인들이 뽑은 '한국 최고의 소설'이자 국내 소설 중 가장 많이 해외에 번역 소개된 작품 중 하나로 꼽힐 정도로 평단과 대중의 사랑과 존경을 함께 받아 왔으며, 반세기가 지난 지금까지도 퇴색되지 않는 문제 의식을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주인공 이명준은 해방 후 만주에서 귀국하였다. 서울에서 그의 어머니가 죽고, 아버지 이형도가 당신의 이념에 따라 월북하자 그는 아버지의 친구인 변 선생의 후의로 더부살이를 한다. 대학의 철학과에 다니면서 그는 변 선생의 아들인 태식과 가까이 지내면서 현실에 대하여 많은 생각을 하고 지내지만 현실에 대하여 깊은 환멸을 느낀다. 자기만의 밀실에 들어 앉아 현실을 관념적으로만 파악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던 중 월북한 남로당원 아버지로 인해 명준은 경찰서에 끌려가 취조를 당하게 되고, 고문을 당하게 된다. 이 일로 인하여 비로소 현실에 눈을 뜬 그에게 비친 남한의 현실은 타락하고, 부조리하며, 보람있는 삶을 살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그는 윤애라는 여인과의 사랑을 통해 이 관념과 현실의 간격을 없애려 노력하나 실패하고 번민과 환멸 속에 인천에서 배를 얻어 타고 월북하고 만다.

 

  그러나 그가 찾아 월북한 북한도 만족한 곳은 아니었다. 이상적인 혁명가로 생각했던 아버지는 젊은 여자와 재혼하여 부르주아적인 생활을 하고 있고, 북한은 혁명은 간데 없고 혁명의 자취만 있는 곳이었다. 즉, 이데올로기와 허위에 가득찬 곳이었다. 공개적인 광장만 있을 뿐, 개성적인 삶은 없는 곳이었다.북한에서 그는 아버지의 힘으로 노동신문의 기자가 되지만 그가 작성한 기사가 당 간부들에게 핀잔을 듣자, 기자 생활을 버리고 노동판에 뛰어들어 작업한다. 그러던 중 실족으로 다리를 다치게 되고, 위문온 무용수 은혜와 만나 새로운 사랑을 누리게 된다. 북한 사회에서 못 느끼는 삶에 대한 애착을 은혜를 통해 느끼려는 듯 명준은 은혜에게 매우 집착한다. 은혜의 모스크바 유학으로 명준은 은혜와 떨어지게 된다.

 

  한국 전쟁이 발생하고 인민군 정치보위부 장교가 되어 서울로 남하한 명준은 그곳에서 친구인 태식과 그의 아내가 된 옛 여인 윤애를 만나게 된다. 점령군 장교로서 그는 간첩 혐의로 잡혀온 태식을 구하기 위해 찾아온 윤애를 겁탈하려고 하나, 하지 못하고 둘을 탈출시킨다. 그리고는 치열한 낙동강 전투에 배치받아 가게 된다. 거기서 명준은 뜻밖에 간호병으로 자원 참전한 은혜를 다시 만나 동굴 속에서 재회의 기쁨을 누린다. 재회 속에 명준의 아이를 임신했음을 명준에게 말하고 헤어져 가던 중 그녀는 전사하고 만다.

 

  결국 밀리는 전투 속에서 포로가 된 명준은 포로교환이 있을 때 남한도 북한도 아닌 중립국을 택한다. 그가 본 두 사회는 모두 환멸만이 있으며, 보람있는 삶을 줄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그는 인도로 가는 배 위에서 하늘로 날아오른 두 마리의 갈매기를 은혜와 딸의 환영으로 보고 바다에 뛰어들어 자살하고 만다.  타고르호는 흰 페인트를 말숙하게 단장한 3천톤의 선체를 진동시키면서 한 사람의 선객을 잃어버린 채 물체처럼 빼곡히 들어찬 남지나해의 대기를 헤치며 미끄러져 가고 있었다. 흰 바닷새들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다.

 

  최인훈이 1960년대의 벽두에 발표한 <광장>은 전후 한국 문학의 지평을 새롭게 열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추천평

 

  정치사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1960년은 학생들의 해이었지만, 소설사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그것은 <광장>의 해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을 <새벽> 잡지에서 처음 읽었을 때의 감동을 나는 잊을 수가 없다. 장용학의 지나치게 고압적인 관념어들과 손창섭류의 밑바닥 삶, 그렇지 않으면 초기 김동시의 토속적인 세계에 식상하고 있던 나에게 그것은 지적으로 충분히 세련된 문체로, 이데올로기와 사랑에 대해서 말하고 있었던 것이다.


- 김현 (문학평론가)
 

 

  어떤 형태로든 우리 민족의 분단 상태가 지속되는 한 <광장>은 우리가 역사적으로 억압받아온 이데올로기의 전반적 상황을 증거하는 발언으로 거듭 읽힐 것이다. 그리고, 분단 상황이 해소되고 이데올로기로부터도 해방되고 나서도 그것은 그래도 여전히 읽힐 것이다. 그것은 어느 시대 어느 정황에서나, 인간이 살아 있는 한 의무로서의 지워질 사랑의 운명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 김병익 (문학평론가)
 

 

  <광장>의 위대성은, 그것이 단지 분단 현실에 대한 의미 있는 문학적 증언이기 때문만이 아니다. <광장>은 완료형으로서의 역사를 기술하기보다는 역사의 고고학적 심층을 사유하고, '다른 역사'를 꿈꾸는 힘으로서의 정치적 상상력을 보여준다. 4 · 19를 통해 <광장>이 극적으로 정치적, 미학적 '현대성'을 획득했다면, 주체화에 대한 근원적인 회의와 창조적인 혼돈의 모험을 통해 <광장>은 다시 '현대'를 넘어선다. 이것이 <광장>이라는 문학사적 사건이 분단시대의 기념비를 넘어서, 다른 미래에 닿는 이유이다.

- 이광호 (문학평론가)


 
  <광장>은 4 · 19를 겪는 시민의 기쁨으로 씌어진 소설로서 최인훈의 대표작이면서 현대문학의 고전이다. 우리 문학사는 지금도 <광장>의 문제의식에서 멀리 나가고 있지 않을 정도로 거기에는 뛰어난 문학적 성취와 분단 이후로부터 현재까지 관통하는 근본적 내용이 선구적으로 담겨 있다. 시대와 역사를 꿰뚫어보는 눈, 이데올로기 비판, 그리고 그것을 뛰어넘는 미적 형식. 게다가 이명준과 은혜가 만들어낸 사랑의 아름다움. 많은 비평가와 문학연구자들이 아직도 그것을 새롭게 해석하고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낸다는 것은 <광장>의 열린 구조 때문이다.

 
- 김인호 (문학평론가)

 


   ○ 저자 소개 : 최인훈(崔仁勳)

 

최인훈.jpg   전근대적인 상황과 양대 이데올로기의 틈새에서 끊임없는 화두를 던진 전후 한국현대문학의 대표 작가. 근대성에 대한 관심, 이데올로기에 대한 저항, 그리고 새로운 형식의 탐구를 바탕으로 “신이 죽은 시대, 신화가 사라진 시대에 신비주의와 소재주의에 빠지지 않고 자기의 방법론으로 개발한 내면성 탐구의 절정”에 선 작가 최인훈.

 

  1936년에 함경북도 회령에서 태어나서 8.15 해방 이후 함경남도 원산으로 이사하여 그 곳에서 중학교를 다녔다. 이어 원산고등학교를 다니던 중 6.25 전쟁이 발발하자 월남하여 목포고등학교를 거쳐서 서울대 법대에 재학하였으나 중퇴하였다. 1959년 <자유문학>에  <그레이구락부전말기>와 <라울전>을 발표하면서 등단하였다. 이 두 작품은 관념과 현실, 그리고 자아와 세계의 대립 구도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데 이는 최인훈 소설에서 나타나는 현실인식의 기본적인 구도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후 <9월의 다알리아>, <우상의 집>>, <가면고> 등을 발표하였고 1960년 11월에 <새벽>에 중편소설 <광장>을 발표하였다.

 

  <광장>은 최인훈 소설 가운데 가장 잘 알려진 소설로서 남북한 이데올로기를 동시에 비판한 최초의 소설이자 전후문학을 마감하고 1960년대 문학의 지평을 연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광장>은 4.19 혁명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생각하지 않고서는 논의되기가 어려울 만큼 1960년대의 사회적인 상황과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는 소설이다. 작품의 프롤로그에 해당한 부분에서 작가는 “구정권 하에서라면 이런 소재가 아무리 구미에 당기더라도 감히 다루지 못하리라는 걸 생각하면 저 빛나는 사월이 가져온 새 공화국에 사는 작가의 보람을 느낍니다”라고 서술하고 있을 정도이다. 작가가 말하고 있듯이 <광장>은 바로 1960년대의 분위기가 만들어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광장> 이후 최인훈은 <회색인>, <서유기>, <총독의 소리> 연작,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태풍> 등 많은 소설을 발표하였다. 각 소설마다 환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새로운 형식과 자아와 현실에 대한 성찰의 결과라고 할 수 있는 사변적인 내용으로 인하여 지속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오랜 동안 소설 창작을 중지하고 희곡 창작에 전념하기도 하였는데 희곡 <옛날 옛적에 훠어이 훠이> 등의 작품은 한국의 신화적인 세계를 통해서 민족의 본성을 탐구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1994년에는 자기 존재의 실존적 의미를 탐구한 자전적인 장편소설 <화두>를 발표하여 이산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새롭게 주목을 받았다. 동인문학상과 한국연극영화예술상 희곡상, 중앙문화대상 예술부문 장려상, 서울 극평가그룹상 등 많은 상을 수상하였다. 1979년에 문학과지성사에서 <최인훈 전집>을 출간하였다.  


  “4ㆍ19는 20세기 우리 역사가 겪은 것 중 3ㆍ1운동과 더불어 가장 큰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분단 후 남쪽에 살았던 사람들이 그동안의 세월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를 광범위하게 의사표시한 것이기 때문이죠. 4ㆍ19는 역사가 갑자기 큰 조명등 같은 것을 가지고 우리 생활을 비춰준 계기였기 때문에 덜 똑똑한 사람도 총명해질 수 있었고, 영감이나 재능이 부족했던 예술가들도 갑자기 일급 역사관이 머리에 떠오르는 것 같은 분위기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광장'은 내 문학적 능력보다는 시대의 '서기'로서 쓴 것이라고 말하곤 합니다.”

- 최인훈


 

변주 도서 : <국가란 무엇인가>(유시민 저 | 돌베개 | 2011년 )

 

   ○ 도서 소개

 

책_국가란무엇인가.jpg   이 책은 2009년 벽두에 일어난 ‘용산참사’를 계기로 저자가 오랫동안 고민해온 “도대체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문제를 정치인의 관점에서 되짚어보고 독자와 적극 소통하기 위해 쓴 것이다. 진보와 보수를 가르는 중요한 차이가 국가를 보는 관점에서 비롯된다는 저자의 문제의식을 따라가다 보면 더 열린 마음으로 다양한 국가론을 여러 각도에서 살펴볼 수 있으며, 지금 대한민국 국민이 원하는 국가의 모습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진보적 지식인이자 현실정치인이기도 한 저자는 지금이야말로 진보진영의 국가관을 명확히 하고 공론화해야 할 때라고 말한다. 또한 나와 다른 국가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생각에도 귀를 기울여야 하며 그들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도 국가에 관한 공부와 논의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국가란 무엇인가>는 이런 문제의식에서 나온 진중한 인문교양서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동서고금의 의미 있는 국가론들을 조목조목 살펴보고 진보자유주의 진영의 국가관을 명확히 밝히는 한편, 한 발 더 나아가 ‘정의를 실행하는 국가’를 어떻게 세울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논한다.

 

  이 책에는 플라톤, 맹자, 홉스, 로크, 밀, 마르크스, 포퍼, 베버 등 동서고금의 철학자와 이론가들이 펼친 ‘국가’에 대한 다양한 견해가 일목요연하게 소개되어 있다. 진보자유주의자를 자처하는 저자이지만 시종일관 엄정한 객관성을 유지하며 역사상 의미 있는 네 가지 국가론(플라톤의 목적론적 국가론, 홉스의 국가주의 국가론, 로크와 밀의 자유주의 국가론, 마르크스의 도구적 국가론)을 차근차근 짚어준다. 그와 동시에 각 국가론의 대척점에 서 있는 사람들의 견해에 대해서도 알기 쉽게 들려준다. 그리고 오늘날 진보정치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자유주의 국가론을 토대로 목적론적 국가론을 적극 채택해야 할 필요성을 역설하며 폭넓은 진보세력의 연합정치를 제안한다.

 

  ‘ 정의’를 넘어 ‘국가’로!

 

  작년 한 해를 뜨겁게 달구었던 ‘정의 열풍’과 ‘복지국가 논쟁’을 거쳐 2011년에 들어서면서부터는 우리 사회의 지배적 담론이 서서히 ‘국가’로 옮겨오고 있다. 올 초에 나온 김상봉-박명림의 <다음 국가를 말하다>에 이어, 진보적 지식인이자 현실정치인이면서 베스트셀러 저자로 꾸준히 사랑받아온 유시민이 본격적으로 국가의 본질을 묻고 진보정치가 지향해야 할 바를 논하는 <국가란 무엇인가>를 펴냈다.

 

  2009년 벽두에 일어난 ‘용산참사’를 계기로 국가에 대한 본격적인 고민과 공부를 시작했다는 저자는 더 훌륭한 국가, 정의를 실행하는 국가를 바로세우기 위한 논의에 관심이 있는 모든 이들과 더욱 깊은 대화를 나누고자 이 책을 썼다고 말한다. 당시 용산참사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국가가 마땅히 할 일을 한 것뿐이라는 것에서 민간의 이익분쟁에 국가가 폭력을 동원하여 개입하는 것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일이라는 의견, 기득권자만을 위한 ‘계급지배의 도구’라는 국가 본연의 모습을 보여준 사건이라는 냉소, 무엇보다 어느 한쪽에 치우침이 없이 정의를 실현해야 할 국가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기 때문에 일어난 불행한 사건이라는 시각까지 다양했다. 왜 같은 사건을 두고 이렇게 다양하게 의견이 엇갈리는 것일까?

 

  저자는 그것이 바로 국가관의 차이에서 기인한다고 보았다. <국가란 무엇인가>에서 유시민은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로크, 홉스, 마키아벨리, 마르크스, 스미스, 포퍼, 하이에크, 소로 등의 고전적 저작은 물론 김상봉, 박명림, 이남곡 등의 국내 최근작까지를 두루 살피면서 다양한 국가론의 기원과 이념적 갈래를 면밀히 고찰하고, 이러한 분석 틀을 토대로 한국의 국가론을 분석·조명하며, 나아가 ‘정의로운 국가’를 수립하기 위한 방향을 모색한다.

 

  국가론

 

  첫째로 국가란 사회 계약을 기원으로 보는 토마스 홉스의 이론이 있다. 국가주의 국가론이다. 이것은 외부침략의 위협에서 인민의 생명과 안전,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무소불위의 권력을 정당하게 행사하도록 국가에 권력을 위임한 것이다. 바로 합법적인 폭력(군대, 경찰 등)에 정당성을 부여한 것이다. 홉스에게는 전제 군주제가 아주 이상적인 국가 형태였던 것이다. 하지만 전제군주제는 입헌군주제나 공화제 국가를 꿈꾸는 자유주의자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이것이 바로 둘째 자유주의 국가론이다. 자유주의 국가론을 주장하는 대표적인 철학자들은 존 로크, 애덤 스미스, 존 스튜어트 밀이다. 먼저 존 로크는 홉스의 사회 계약론에 동의를 했지만 사회 계약을 어느 한 사람이 아닌 사회 다수파에게 권력을 양도되어야 된다고 주장하고 다수파 대표로서 권력을 장악하는 사람은 법률에 의해 통치하는 이른바 법치주의 국가를 지향하였다. 국가 권력은 국민의 평화와 안전, 공공복지를 위해서만 사용해야 하며 법치주의에서 일탈하는 권력은 정당성을 상실하므로, 그런 권력에는 복종할 의무가 없다고 하였다. 애덤 스미스는 국가를 국민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서는 국가는 특별한 일을 제외하고 아무 일도 하지 말라고 하였다. 그의 유명한 책 ‘국부론’에서 주장 하는 바와 같이 국민의 부가 국가의 부로 국민이 경제 활동을 방해하는 국가의 간섭과 규제를 반대하였다. 존 스튜어트 밀은 홉스의 사회계약론과 로크의 법치주의에 동의하고 이에 한발 나아가 국가는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되 다른 사람의 자유를 침해하는 경우에는 어느 정도 구속력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셋째로 국가를 바로 본 시각으로는 마르크스의 계급사회의 도구로서 국가론이다. 마르크스에게는 이런 국가 권력은 하나의 계급이 다른 계급을 억압하는 존재하는 힘을 조직할 뿐이었다. 그래서 개인의 평등과 자유를 위해 국가는 없어져야 하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국가론은 그의 추종자들이 거의 사라진 이 시대에서는 틀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넷째로 누가 다스려야 하는 측면에서의 플라톤의 목적론적 국가론이 있다. 플라톤은 철학자가 왕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철학자는 단순한 철학자가 아닌 선과 정의를 알고 있는 진리의 소유자(철인)로 그가 이상적인 국가로 다스릴 수 있다고 하였다. 그와 비슷한 측면으로 덕이 있는 군자가 왕이 되어야 한다고 하는 맹자가 있었다.
 
  국가의 본질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국가는 선과 악을 동시에 행하기도 한다. 정의를 실현하는 동시에 불의를 자행하기도 하는 것이다. 그런 국가의 질서 속에서 인간은 어떻게든 그것을 변혁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 방법은 2가지이다. 폭력을 사용하여 모든 것을 바꾸는 사회혁명과 평화적이고 합법적인 방법으로 점진적 개선하는 것이다. 사회혁명은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 어느 누구도 기존의 질서를 한번에 뒤엎어버리려는 시도를 단번에 하지 않기 때문이다. 점진적 개선을 하기 위해 여러 번 시도한 결과 모든 방향에서 그 길이 막혀있을 때 도저히 변혁의 길을 찾을 수 없을 때에야 말로 혁명이 일어나는 것이다. 바로 2011년에 있었던 이집트와 리비아 사태가 그러하다.

 

  다양한 국가론의 향연으로 안내하는 인문교양적 길라잡이

 

  일찍이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각자가 자신이 존경할 만한 정부가 어떤 것인지 분명히 밝히는 것이 더 나은 정부를 얻을 수 있는 길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국가란 무엇인가>는 지금 우리 사회에 시급히 요청되는 바람직한 국가관을 모색해보는 진중한 인문교양서이다. 이 책에는 동서고금의 저명한 철학자와 이론가들이 펼친 ‘국가’에 대한 다양한 견해가 일목요연하게 소개되어 있다. 진보자유주의자를 자처하는 지식인이자 직업정치인이기도 한 저자는 시종일관 엄정한 객관성을 유지하며 역사상 의미 있는 네 가지 국가론(플라톤의 목적론적 국가론, 홉스의 국가주의 국가론, 로크와 밀의 자유주의 국가론, 마르크스의 도구적 국가론)을 차근차근 짚어준다.

 

 진보자유주의자의 국가론? “국가로 하여금 정의를 세우게 하라!”

 

  흔히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 “진보진영은 국가관이 불투명하다”라고들 한다. 왜 그럴까? 저자에 따르면 “진보주의는 새로운 사유습성을 창조하여 지배적인 것으로 만들어야 하는 운동이다. 진보는 본능을 거슬러 간다. 그래서 쉽게 단결하지 못하며 작은 오류만으로도 쉽게 무너진다. 한번 무너지면 복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저자는 지금이야말로 진보진영의 국가관을 명확히 하고 공론화해야 할 때라고 말한다. 또 나와 다른 국가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생각에도 귀를 기울여야 하며 그들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도 국가에 관한 공부와 폭넓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저자가 강조하는 진보자유주의자의 국가론은 자유주의 국가론의 토대 위에 목적론적 국가론을 결합한 이른바 ‘미덕국가론’ 또는 ‘선행국가론’이라 할 수 있다. 유시민이 명명한 ‘선행국가’란 한마디로 ‘어느 한쪽에 치우침 없이 정의, 선, 미덕’을 행하는 국가를 말한다.

 


  ○ 저자 소개 : 유시민(柳時民)

 

유시민.jpg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마인츠 대학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개혁국민정당 대표와 16, 17대 국회의원, 44대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냈으며 현재는 국민참여당 대표를 맡고 있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는 <거꾸로 읽는 세계사>, <부자의 경제학, 빈민의 경제학>, <유시민의 경제학 카페>, <대한민국 개조론>, <후불제 민주주의>, <청춘의 독서>, <광주민중항쟁> 등이 있다.

 

  대한민국이 자유롭고 민주적인 나라가 되기를 바란 덕분에 거리와 감옥에서 대학 시절을 보냈다. 감옥에서 ‘항소이유서’를 쓰면서 글쓰기 재능을 처음 발견했다. 민주화가 시작된 뒤 남들이 어떻게 사는지 보고 싶어 아내와 함께 독일로 유학을 떠났다. 한국에 돌아와 책과 칼럼을 쓰고 방송 일을 하다가 2002년부터 정치에 참여했다. 좋은 대통령, 좋은 나라를 만들겠노라며 뛰어다녔는데, 성공한 일도 있고 실패한 것도 많았다. 2008년 총선 후 정치활동을 접고 글쓰기와 강의활동에 몰두하던 때 노무현 대통령이 세상을 떠났다. 대통령의 자서전 <운명이다>를 대신 정리하면서 슬픔을 견뎠다. 2009년 국민참여당 창당으로 정치무대에 돌아와 더 나은 정치, 더 나은 국가를 꿈꾸며 일하고 있다.

  

 *저자의 한 마디

 

   “인간의 대뇌피질에 축적된 정보의 유기적 통일체인 지성, 그것 역시 기나긴 지식과 지성의 발생사를 압축·반복하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졌다. 나의 육체는 코스모스를 운행하는 모든 별들과 같은 물질로 연결되어 있고, 정신은 문명사의 이정표를 세웠던 위대한 지성인들과 책을 통해 이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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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보] 왈책 2월 독서토론 『행복 스트레스』

    ○ 토론명 : 왈책 2월 독서토론 『행복 스트레스』 ○ 대상 도서 : 『행복 스트레스-행복은 어떻게 현대의 신화가 되었나』(탁석산 · 창비 · 2013년) ○ 일시 : 2016년 2월 19일(금) 저녁 7시 30분 ~ 10시 ○ 장소 : 모임공간 에피( http://www.space-epy.kr/Map )...
    Category모임후기 By이우 Reply0 Views86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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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30
    Jan 2016
    22:08

    [완료] 왈책 2월 독서토론 『행복 스트레스』

    □ 독서토론 요강 ○ 토론명 : 왈책 2월 독서토론 『행복 스트레스』 ○ 대상 도서 : 『행복 스트레스-행복은 어떻게 현대의 신화가 되었나』(탁석산 · 창비 · 2013년) ○ 일시 : 2016년 2월 19일(금) 저녁 7시 30분 ~ 10시 ○ 장소 : 모임공간 에피( http://www.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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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30
    Jan 2016
    21:32

    [화보] 왈책 1월 독서토론 『피케티의 新자본론』

    ○ 토론명 : 왈책 1월 독서토론 『피케티의 新자본론』 ○ 대상 도서 : 『피케티의 新자본론 - 지난 10년 피케티가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한 자본주의 문제들』(토마 피케티 · 글항아리 · 2015년) ○ 일시 : 2016년 1월 29일(금) 오후 5시~7시( 연세대학교 토마 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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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10
    Jan 2016
    01:41

    [완료] 왈책 1월 독서토론 『피케티의 新자본론』

    □ 독서토론 요강 ○ 토론명 : 왈책 1월 독서토론 『피케티의 新자본론』 ○ 대상 도서 : 『피케티의 新자본론 - 지난 10년 피케티가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한 자본주의 문제들』(토마 피케티 · 글항아리 · 2015년) ○ 일시 : 2016년 1월 29일(금) 오후 5시~7시(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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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10
    Jan 2016
    00:44

    [화보] 왈책 12월 독서토론 『상실의 시간들』

    ○ 행사 : 왈책 12월 독서토론 『상실의 시간들』 ○ 대상 도서 : 『상실의 시간들』(제19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 최지월 | 한겨레출판 | 2014년) ○ 일시 : 2016년 1월 8일(금) 오후 7시 30분 ~ 10시 ○ 장소 : 모임공간 에피(www.space-epy.kr) ○ 주최 · 주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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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28
    Nov 2015
    20:18

    [완료] 왈책 12월 독서토론 『상실의 시간들』

    □ 독서토론 요강 ○ 행사 : 왈책 12월 독서토론 『상실의 시간들』 ○ 대상 도서 : 『상실의 시간들』(제19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 최지월 | 한겨레출판 | 2014년) ○ 일시 : 2016년 1월 8일(금) 오후 7시 30분 ~ 10시 ○ 장소 : 모임공간 에피( http://www.sp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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