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23일(금) 인문학서원 에피쿠로스 사무실에서 2012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모옌'의 장편소설 <개구리>(모옌 저/심규호,유소영 공역 | 민음사 | 원서 : 蛙)를 읽고 토론을 가졌습니다. 중국 정부가 인구 억제를 위해 실시하고 있는 <계획생육>. 그 아래서 허덕이던 사람들의 이야기. 젊은 시절 실력 있는 산부인과 의사로 '살아 이쓴 보살이자 삼신 할멈'으로 추앙 받던 '고모'가 어떻게 폭력적인 낙태를 실천하는 전위대가 되는지에 대한 고찰도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이 <계획생육>이 중국의 과거가 아니라 우리나라의 과거였으며, 현재의 모습이기도 하다는 것입니다. 국가가 아주 개인적인 영역인 개인간의 사랑(결혼제도)이나 출산(산아제한 혹은 출산장려 정책)에 관여한다는 것이 정당한 것일까요? 만약, 이것이 정당하지 않다면 국가는 개인적인 영역에 관여할 수 없다는 것일까요? 이날 오후 7시 30분에 시작한 이 고민이 세 시간 넘게 이어졌습니다.
이 고민은 그저 지적인 허영이나 사치가 아닙니다. 낙태와 유아 방기 등 지금 우리가 사는 이 시대인들이 갈등하고 고민하는 문제이기도 하며, 늦은 나이에 얻는 생명 앞에서 기쁘다기 보다는 어떻게 먹고 살아야를 고민했다는 이문재 시인의 말처럼 바로 우리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를 덮고 넘어간다면, 앞으로의 시대를 살아갈 후세대에게 이 문제를 고스란히 넘겨주어야 합니다. 그 해답을 찾아 길을 찾아 나서는 것, 이것이 독서토론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