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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7] 유명론과 실재론

by 이우 posted Jan 28,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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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세시대의 보편논쟁은 "보편적인 것"이 실재한다고 보는 실재론(實在論")과 "보편적인 것"은 이름뿐이라고 주장하는 유명론(nomialism)과의 대립이다. 당시 대부분의 신학자들이 실재론자였으며, 신(보편자)은 실재하는 것으로서 세상을 창조한 것으로 보았다. 에우리게나(Eurigena), 안셀무스(Anselmus), 기욤 드 샹포(Guillaume de Champeaux)가 대표적인 실재론자이다.  실재론(實在論)은 의식, 주관으로부터 독립된 실재를 인정하고, 그것을 올바른 인식의 목적 및 기준으로 보는 입장이다. 이상학적 실재론은 실재가 인간 인식과 독립하여 있다고 주장한다. 세계는 언어와 독립하여 있는 대상들과 성질들의 총체로 구성되어 있고, 진리는 기호와 세계와의 대응관계라는 것이다. 세계에 관하여 궁극적으로 참되고 완전한 기술을 할 수 있다고 믿는 이론이다. 관념론과 대립되지만, 보편개념의 실재를 인정한다는 점에서는 반드시 대립되는 것은 아니다.


  유명론자들은 "개별자가 실재이고 보편이 뒤따른다"라고 보았으며 대표적인 사람으로 로스켈리누스(Roscellinus)와 아벨라르두스(Abaelardus)가 있다. 유명론(唯名論)은 중세 스콜라 철학의 보편 논쟁의 하나이다. 중세 초기부터 보편(普遍)과 개체(個體)의 관계에 대해 실재론(實在論, Realism)과 유명론(Nominalism)의 대결이 있었다. 보편이 우선해서 존재한다고 하는 실념론에 대해 개체가 우선해서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유명론이다.

 

  처음으로 유명론을 주장한 사람은 로스켈리누스였다. 그 후 주류를 이룬 실재론에 대항하여 다시 유명론을 내세워서 스콜라 철학에 도전한 사람은 페트루스 아우레올루스나 뒤랑 드 생푸르생이었다. 페트루스는 개체는 언제나 지각(知覺)의 대상이라 하였고, 또한 뒤랑은 이성에 의존하는 것이 권위에 의존하는 것보다 옳다고 하였다.

 

  이러한 경향을 대성하여 유명론을 실재론과 대비되는 하나의 큰 학파로 형성시킨 사람은 오컴이었다. 그는 영국인 특유의 경험주의를 바탕으로 그 무렵 옥스퍼드에 일어난 과학적 연구를 신학·철학에 응용하여 새로운 경험과학의 길을 열었다. 그에 의하면 참된 명제는 직접 명료하게 증명되지 않으면 안 된다. 그에 반하여 추상적 인식은 그 대상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지 못한다. 확인되는 것은 특수한 개체의 인식뿐이다. 따라서 보편은 개념 또는 소리에 지나지 않고 실재하는 것은 개체뿐이다. 이것은 로저 베이컨의 원리가 철학적으로 전개된 결과라고 할 수도 있다.

 

  그를 계승한 것은 애덤 워덤, 미르쿠르의 존 등이다. 그중에도 오트르쿠르의 니콜라우스는 모순율(矛盾律)만이 확실한 기본원칙이며 5관의 판단인 경험에 의해 인식되는 것 이외에는 긍정할 수 없다고 하였다. 자연에 관해서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질료와 형상의 이론을 버리고 아톰설을 택했다. 뷔리당은 오컴주의를 신봉하여 자연 연구에 종사했고 타성의 원리를 발견하였다. 이러한 의미에서 그는 근대 역학(力學)의 개조이다. 최후의 스콜라 학자 가브리엘 빌은 유물론을 쉽게 해설하여 멜란히톤 및 루터에게 영향을 미쳤다. 유명론은 스콜라학의 벽을 뚫고 근대사상으로의 길을 열었다.


  플라톤의 이데아 개념은 보편개념의 실재를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관념적 실재론이라고 할 수 있다. 플라톤은 이념의 세계와 현상의 세계를 구분하고, 이념의 세계를 다시 수학적인 것과 이데아로 구분한다. 지성에 의한 앎과 인식으로 도달할 수 있는 이데아는 실재하는 것으로서, 현상의 세계는 이데아의 모방에 불과하다. 선의 이데아는 이데아의 완성으로서 모든 이데아를 초월하고 포괄하는 질적으로 다른 이데아이다.

 

  로크는 주체에 따라서 다르게 경험하는 빛깔, 냄새 등의 주관적 성질을 "제2성질"이라고 하고, 주체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이 동일하게 느끼는 물리적인 연장, 고체성, 운동 등의 객관적 성질을 "제1성질"이라고 한다. 제2성질이 경험 안에 있다면, 제1성질은 물체 자체에 속하는 성질이다. 진리가 가능한 것은 바로 이 제1성질 때문이다. 제1성질이 동일하게 경험되는 이유는 사물들이 그런 성질을 타고났기 때문인데, 이는 일종의 "본유성질"이다. 로크의 제1성질은 실재하는 것이며, 이 실재의 대상은 모든 사람의 공통된 경험가능성에 놓인다는 점에서 이전의 관념적 실재론과 달리 경험적·유물론적이다. 이러한 태도는 근대과학의 영향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제1성질이 유독 물질 그 자체에 속하는 객관적 성질이라고 볼 수 없다는 비판들이 제기된다. 버클리는 경험되지 않는 성질이란 알 수 없는 성질이고, 알 수 없는 성질이 있다고 하는 것은 모르는 것을 안다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하면서 제1성질의 객관성을 비판한다.

 

  칸트는 경험적 대상인 "제1성질"을 포함한 경험적 인식의 대상을 모두 "현상"이라 정의하고, 인식가능성을 초월한 "물자체"(Ding an sich)를 상정한다. 우리는 감각기관을 통해 대상을 인식하는데 여기에서는 필연적으로 왜곡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결국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현상뿐이며, 사물자체를 인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칸트는 본다. 칸트에게 실재는 물자체이지만, 그것을 인식가능의 영역에서 배제하는 대신 현상을 파악하는 우리의 인식체계를 문제 삼음으로써 진리의 문제설정을 바꾼다. 즉, 진리를 대상에서 찾는다면 인식 불가능한 실재인 "물자체"에 대해 우리는 결코 알 수 없으므로 진리를 얻을 수 없으며, "현상"을 우리의 감각기관은 끊임없는 왜곡으로 받아들이므로 마찬가지로 진리를 얻을 수 없지만, 진리를 주관(주체)의 판단형식에서 찾는다면 우리는 현상을 파악하는 우리의 인식을 알 수 있게 된다. 이것을 칸트는 스스로 "코페르니쿠스적 전회"라고 지칭한다. 칸트의 물자체는 이후 다양한 실재론의 입장들을 야기한다.


  과학적 실재론은 두 가지 측면에서 형이상학적 실재론과 입장을 공유한다. 하나는 "우리의 인식방식에 영향을 받지 않는 객관적 세계가 독립적으로 존재 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회의주의에 반대하여 합리적으로 승인할 수 있는 진리의 기준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재의 영역 · 대상을 설정하는 것에서 형이상학적 실재론과 차이가 난다. 과학적 실재론의 이론적 대상은 경험적 세계의 구체적이고 물리적인 실재이다. 또한 과학적 실재론은 지각대상 전반의 실재성이나 관찰진술 자체의 진리성을 문제 삼지 않는다. 그것은 전자(電子)나 유전자(遺傳子)와 같은 이론적 대상이 지각대상만큼 실재하는지, 그리고 이론적 진술체계가 일상적인 관찰진술만큼 진리성의 기준을 획득할 수 있는지를 문제 삼는다. 이런 점에서 과학적 실재론은 근본적 실재론이 아니다. 사건들 사이의 인과관계와 귀납적 추리의 정당성을 이미 전제하고 있는 과학적 실재론은 철학적 실재론과 다른 층위의 개념이다. 과학적 실재론의 전제들을 철학적 실재론의 기준에서 바라보기 시작하면 과학적 실재론은 처음부터 의미 있게 제기될 수 없게 된다. 관찰, 실험 등 과학적 실행 자체가 수행되지 못하거나, 경험적 확인절차를 거친 원리나 법칙들이 다시금 철학적 논의의 대상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내재적 실재론은 힐러리 퍼트남(Hilary Putnam)에 의해 제시된 개념으로서, ①내재주의적 관점 ②개념적 상대성의 인정 ③개념(언어)체계에 대한 "외부"로부터의 제약을 인정 ④상대주의에 대한 비판 · 거부 ⑤합리성 옹호를 특징으로 한다. 퍼트남은 객관주의가 일종의 실재론적 관념에 근거하고 있으며, 이때의 실재론은 "우리의 정신과 독립되어 있는 실재"를 의미한다고 말한다. 반면 상대주의는 반 실재론적 관념과 관련되어 있다고 그는 본다. 객관주의를 거부하는 퍼트남에게 우선적인 과제는 실재론을 논파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과정에서 반 실재론 적이고 상대주의적인 성격을 띠게 되는 경향을 그는 동시에 경계한다. "무엇이든 된다"라는 식의 상대주의에 빠지지 않는 방법을 보임으로서 제3의 입장을 정립하는 것을 퍼트남은 시도한다.

 

  반 실재론이란 개념은 더미트(Michael Dummett)가 "실재론"의 문제를 언어철학적 관점에서 다루려는 의도에서 도입한 것이다. 반 실재론은 한 문장이 증명이나 검증될 수 있을 때에만 진리라고 생각하는 것으로서, 검증도 위증도 되지 않은 경우 진리치의 공백을 허용한다. 문장의 진리성은 정당화의 조건에 의존한다는 의미에서 실재는 이론에 의존한다. 반 실재론은 배중률을 거부하는 것이지, 실재론 자체에 반대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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