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 에피스테메 7월 모임 <경제성장이 안되면~>

by 오진화 posted Jul 02,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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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 일정

 

 ○ 일     시 : 2013년 7월 25일(목) 오전 10시 ~ 오전 12시

 ○ 대상도서 : <경제성장이 안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 할 것인가> (더글라스 러미스 / 녹색평론사 / 2002>

 ○ 장     소 : 미정

 

 

책 소개 : <경제성장이 안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 할 것인가>(더글라스 러미스 / 녹색평론사 / 2002>

 

  현재 일본에서 활동 중인 미국인 정치학자이자 평화운동가, C. 더글러스 러미스의 최근 저서『경제성장이 안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이 번역되어 출간되었다.  이 책의 주장은 각각의 문제에 대한 '상식'이라고 일컬어지고 있는 사고방식이 정말은 현실에서 유리된 것이며, 21세기에 살아 남고 싶다면, 우리가 실제로 직면하고 있는 현실에 부합하는 사고방식을 상식으로 삼아야 할 필요가 있다, 라는 것이다.

  진보, 보수라는 정치적 입장에 관계없이 '경제성장'은 아직도 대다수 지식인들에게는 사회진화의 자명한 전제이다. 러미스 교수는 그들의 이러한 태도야말로 '타이타닉 현실주의'라고 말한다. 생존의 자연적 기반이 사라져가고 있는 마당에, 무엇보다 생물학적 존재로서의 인간이 어떻게 이 현실을 무시하고 살아남을 수 있단 말인가. '가난'이라든가, '부유함'이라든가 하는 개념이 기본적으로 경제적인 개념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정치적인 개념이라고 러미스 교수는 말하고 있다.

 

 

저자소개 : 더글라스 러미스 (Douglas Lummis) 정치학자, 시민운동가

 

러미스.jpg   1939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출생으로 캘리포니아대학 버클리분교를 졸업하였다. 정치사상을 전공하였고 1960년대에 미해병대에 입대하여 오키나와에서 근무하였다. 1961년에 제대 후, 버클리로 되돌아가 박사학위를 받은 다음, 다시 70년대 초 일본으로 와서 활동을 시작하였다.

 

  1980년에 도쿄에 있는 쓰다대학 교수가 되어 2000년 3월 정년퇴임, 현재는 오키나와에 거주하면서 집필과 강연을 중심으로 사회운동을 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 <래디칼 데모크라시> <래디칼한 일본국 헌법> <헌법과 전쟁> <이데올로기로서의 영어회화>등이 있다.

  

 

 

책 속으로

 

  경제제도를 민주화하는 과정의 첫 걸음은, 경제적인 결정이라고 말해지는 정책결정의 대부분이 실은 경제적인 것이 아니라 정치적 결정이라는 사실을 인식하는 일입니다. 이 결정, 이 정책은 정치적이라고 말하는 경우, 즉 그것은 전문가의 결정사항이 아니라 보통의 시민, 인민이 선택하고, 결정할 권리를 갖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변함없이, 자동적으로 그렇게 되어오고 있다는 역사적 결정론이 아니라, 선택은 가능하다라는 의미입니다. 그것은 전문가에게 위임해서 해결될 기술적인 선택이 아닙니다.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가치판단을 동반한 선택이며, 살아있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선택입니다. 정치적인 선택이라는 것은 그러한 선택을 말합니다.

   비행장을 만드느냐 만들지 않으냐, 산호초를 파괴하느냐 파과하지 않으냐, 도로를 넓혀서 사람이 살고 있는 곳을 파괴해서 자동차 사회로 만드느냐 않느냐. 자동화 사회로 된다는 것은 이미 운명에 의해 결정된 것이 아닙니다. 자동차 사회가 되지 않게 한다는 선택은 언제나 존재합니다. 경제적 민주화라는 것은 그러한 것을 결정하는 것을 뜻합니다.

  좀더 큰 문제를 말한다면, 이제 경제성장을 계속할 것인가, 말것인가. 자연환경을 파괴하더라도 어쨌튼 경제성장을 계속할 것인가, 혹은 제로성장으로 경제성장을 멈추고 이제부터는 환경을 지키거나 자연을 돌보는 정책을 할 것이가 어쩔 것인가. 그것은 미리 결정된 것은 아닙니다. 선택하는 것입니다. 사람이 의논하면서 생활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여 결정하는 것. 그것이 가능해야 합니다.

  객관적으로는 마땅히 선택해야 하는 것을 미리 결정된 듯한 사실로 바꾸어버리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가. 그것은 또다시 '타이타닉 현실주의'의 힘이라고 생각됩니다. 현실적인 것은 타이타닉호밖에 없다. 타이타닉 이외의 것. 바다니 빙산이니 하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경제시스템만이 현실이며 자연세계는 텔레비젼 속에서 대리체험으로 볼 수 있는지는 모르지만 정말은 현실이 아니다. 현실은 경제다, 라고 합니다.

  

  기술의 발달에 따라 새로운 필요가 만들어지고, 거기로부터 새로운 종류의 빈곤이 탄생하는 것입니다. 일리치의 말을 빌리면, '근원적 독점'에서 생기는 빈곤입니다.

 

   20세기가 되면서 사람들이 꿈도 꾸지 못했던, 필요하다고 생각도 해보지 못했던 물건이 생산되기 시작했습니다. 존재하지 않았고, 그래서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물건을 만들게 되었습니다만, 그것은 단순히 사람들의 취미라든가 흥미가 변했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그 새로운 제품을 사지 않으면 만족한 생활이 불가능한 그런 사회를 그동안 우리는 만들어왔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 과정을 살펴볼까요. 지금까지 존재했던 적이 없는 상품이 처음에는 사치품으로 등장합니다. 살 수 없는 사람은 살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하지만 그 일로 속이 상하는 일은 없습니다. 그러나 그 사이 사회가 변하면 그 상품은 어느새 '있으면 좋은 것'에서 '없으면 곤란한 것'으로 변해가며 살 수 없는 사람을 비참하게 만들고 가난한 사람으로 만듭니다.

 

  지금 캘리포니아의 거의 모든 거리에서는 자동차가 없으면 살아갈 수 없습니다. 원하느냐 원치 않느냐는 별개 문제로 자동차가 있다고 하는 것이 거리 구성의 전제가 돼버렸습니다. 이것이 일리치가 말하는 '근원적 독점'이라는 개념의 의미입니다.
자동차 사회는 "자동차를 사면 어떻겠냐?"라고 사람을 설득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가 없으면 가난뱅이다, 그대는 매우 불편한 생활을 하고 있는 거야"라고 사람을 위협하고, 강제하고 있습니다.

 

  '미개발'의 공통점은 각자가 가지고 있는 특징이 아니라 자기네와 같은 것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 즉 유럽이나 미국의 경제제도에 들어와있지 않은 그 '결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