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6] 데카르트 Vs 스피노자

by 이우 posted Jan 17,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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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카르트_스피노자.jpg

 

 

  데카르트와 스피노자는 신(神)을 실체(實體)로 본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그들은 신이라는 실체를 토대로 하여 세계를 체계적으로 설명하려고 하였다. 데카르트는 신이라는 무한(無限) 실체 이외에 정신과 물체라는 유한(有限) 실체를 인정함으로써 정신과 물체는 그 속성(屬性)을 달리하며 서로 독립되어 있다고 하는 이원론(二元論)을 주장하였다. 하지만 데카르트의 정신과 물체의 이원론은 그 안에 부정할 수 없는 모순을 포함하고 있었다. 즉 거기에서는 정신과 물체가 서로 전혀 다른 독립된 실체로 생각되고 있으면서도, 그들간에 송과선을 통한 상호작용이 인정되고 있다는 모순이 있었던 것이다. 스피노자는 유일하고 무한하여 자기원인적(自己遠因的)인 신이라는 실체로부터 일체를 연역함으로써 데카르트의 정신과 육체의 이원론을 극복하고 일원론적 범신론 신(神)과 전우주(全宇宙)를 동일시하는 종교적, 철학적 혹은 예술적인 사상체계를 주장하였다.

 

  스피노자는 데카르트와 마찬가지로 자연 과학의 문제에 관심을 보였으며, 17세기에 현저한 발전을 이룩한 새로운 역학적, 수학적 과학의 정신에 흠뻑 젖어있었다. 스피노자는 과학의 발전을 이룩한 원리들을 존재와 인식의 모든 영역으로 넓히려고 노력했다.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Cogito ergo sum)라는 가장 확실한 명제에서 출발하여 엄밀한 논증에 의해 모든 것을 연역하려고 했지만 스피노자는 한층 더 철저히 기하학적 방법을 철학에 적용하여 철학을 극히 엄밀한 논증적 학문으로 만들고자 하였다. 즉 스피노자는 그의 주저인 <윤리학>(Ethica)에서 철학적 문제에 대해 서술할 때 ‘기하학적 방법 먼저 정의(定義)에서 출발하여, 다음에 공리(公理)를 세우고, 그런 뒤에 이것들을 기초로 하여 여러 정리(定理)들을 순차적으로 증명해 나가는, 즉 논리적으로 연역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데카르트_스피노자_철학.jpg

 
존재론

 

  - 데카르트 : Cogito Ergo Sum(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데카르트는 Cogito(생각하는 나)를 주체로 세움으로써(주체철학) 불가피하게 주체와 객체(대상)를 분리하게 된다. 인간(주체)에게는 자연의 다른 생물과는 다르게 사고하는 힘(이성)이 있어 적극적이고 능동적이다. 인간이 이성을 이용해 자연세계를 지배하는 힘을 갖게 되고, 대상인 자연은 주체의 관리만 기다리는 정적이고 능동적인 존재가 될 수밖에 없다. 인간은 '생각하는 나'라는 주체의 이름으로 중세의 신(神)을 대신하여 인간이 세계의 중심에 선 것이다.

 

  - 스피노자 : 실체는 양태로 표현된다. 스피노자는 존재론적인 측면에서 '실체(substantia)'와 '양태(modus)'라는 개념으로 요약된다. 실체는 '변용(modification)'하여 '양태'가 되므로 '실체'는 '양태'로 존재하게 되는데, 자연에 존재하는 모든 개체들이 '양태'로서 존재하게 된다. 따라서, 자연은 무엇인가를 만들어내는 '자기원인'을 그 안에 내재하고 있다는 것이 된다. 스피노자에게 자연은 자연은 수동적이고 정적인 존재가 아니라 자기원인을 내재한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실체가 된다. 스피노자에게 있어 자연이란 외부에 있는 어떤 무엇에 의해 창조된 것이 아니라 자연 스스로가 만들어 가는 것이다(범신론).

 


인식론

 

  - 데카르트 : '연장(물질)'과 '사유(정신)'라는 두 개의 실체를 분리하기 때문에 이 두 개의 실체가 서로 일치할 수 있는지 없는지를 확인할 수 없다(진리를 확인할 수 없다)는 문제가 생긴다(거울과 나).

 

  - 스피노자 : '실체'는 '양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실체'와 '양태'의 일치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실천론(윤리학)

 

  - 데카르트 : 이성을 중시하는 이원론(二原論). 사유(정신)는 인체의 송과선을 따라 연장(몸)을 통제. 따라서 데카르트에게는 '욕망'은 '이성'의 통제 아래에 있어야 함. 이성이 인간의 본질.

 

  - 스피노자 : 심신일원론(一原論). 인간은 몸과 정신의 결합체로서 이 양자를 합일시키는 코나투스(Conatus)가 있음. 정신적 힘은 육체가 어떤 상태로 있느냐에 따라 그에 맞추어 변하며, 반대로 정신적 상태에 따라 육체가 변하기도 함. 코나투스가 정신으로 작용할 때 '의지', 몸에 작용할 때를 '욕망'이라고 함. 스피노자에게서 '욕망'은 타자와의 관계에서 만들어짐. 따라서 스피노자에게는 데카르트처럼 이성을 통해 욕망을 통제하고 억압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관계를 바꿈으로써 욕망 자체를 전환하는 것이 더 현실적으로 중요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