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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달래, 진달래, 난달래

by 이우 posted Apr 12, 2019 Views 8645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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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01.jpg

  옛 어른들은 하나의 사물에 여러 개의 이름(고유명사)을 붙였다.

  흔히 금강산(金剛山)이라 부르지만, 금강산(金剛山)은 온 산이 새싹과 꽃에 뒤덮일 때인 봄의 이름이며, 여름에는 녹음이 짙어 봉래산(蓬萊山), 가을에는 일천 이만 봉이 단풍으로 물들어 풍악산(楓嶽山), 겨울에는 낙엽이 져서 바위들이 앙상한 뼈처럼 드러나 개골산(皆骨山)이라고 불렀다. 산의 모양이 말의 귀처럼 생겨 붙은 이름인 마이산(馬耳山)은, 봄에는 안갯속에 우뚝 솟은 두 봉우리가 쌍돛대 같다 하여 돛대봉, 여름에는 수목 사이에서 드러난 봉우리가 용의 뿔처럼 보인다 하여 용각봉(龍角峰), 가을에는 단풍 든 모습이 말 귀처럼 보인다 해서 마이봉(馬耳峰), 겨울에는 눈이 쌓이지 않아 먹물을 찍은 붓끝처럼 보인다 해서 문필봉(文筆峰)이라 했다.

  지금은 단일한 이름 '진달래'로 알려져 있지만, 같은 나무라 하더라도 가장 이르게 피어 단아한 꽃송이를 연달래, 점차 색이 짙어가며 절정에 다다른 화려한 꽃을 진달래, 꽃과 나비가 다녀간 뒤 흐드러진 꽃송이를 난달래라고 불렀다. 사람의 이름도 어릴 때는 아명(兒名)으로 불렀으며, 성인이 되면 낯선 사람이 본명을 부르기 어렵다 하여 호(號)를 붙였다(당호·아호·별호라고도 한다). 호는 자신이 짓거나 남이 지어주기도 하는데 흔히 거처하는 곳, 이루고자 하는 뜻, 처한 환경이나 여건, 간직하고 있는 것 등을 근거로 지었다. 글자수는 1~10자까지도 있으나 보통 2자였으며, 추사 김정희는 무려 503개에 이르는 호를 사용했다고 전한다. 조선 최고의 소설가 연암 박지원의 벗이며 제자였던 실학자 이덕무(李德懋)는 무엇보다 책을 너무 사랑하여 자신의 호를 ‘책만 보는 바보’라는 뜻의 ‘간서치(看書痴)'라 지었다.

  이름이 사물 자체를 지시하는 것으로 여긴다면 하나의 사물에는 하나의 이름이 적당할 것이다(동일성). 이름이 환경과 맥락, 사용이나 실천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은 사물 그 자체를 지시한다기보다 관계를 중시한다는(관계성) 의미를 함유하고 있어, 예사롭지 않다.

  4월, 인천 약산(藥山)에 이런저런 달래가 지천(至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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