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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화요세미나 『담론 』 _ 관계의 새 지도(知圖)를 그리며

by 정현 posted Feb 12, 2019 Views 214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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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미나명 : 화요세미나: 신영복의 『담론』
  ○ 기간 : 2019년 1월 15일(화)~2월 12일(금)·주 1회·총 3회
  ○ 시간 : 매주 화요일 오전 11시~오후 2시(매회 3시간)
  ○ 장소 : 인문학공동체 에피쿠로스 사직동 사무실
  ○ 대상 도서 : 신영복의 『담론』


KakaoTalk_20190212_164040832.jpg

  

  “책이 곧 사람이다”라는 당연한 말을 깨닫게 해 준 책이 있다. 불혹(不惑)에 이르러서도 갈피를 잡지 못하고 미혹되던 때, ‘망치’가 되어준 책. 신영복 선생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다. 20년 수형생활동안 가족에게 보낸 옥중서간의 글들은 언어의 의미와 개념을 훌쩍 넘어 ‘사람과 삶’에 대한 사랑이 절실하게 느껴졌다. 이후, 새 해가 되면 떡국을 먹듯이 매 년 읽는다. 글을 대할 때마다 편한 자세를 자제하고, 불편한 독서를 자청한다. 책 속의 사람을 만나고 있는 듯, 대면하듯, 생생하게 움직이는 책. 사람, 신영복.


  신영복 선생의 마지막 강의 <담론>을 읽었다. “책이 강의실을 떠나 저 혼자서 무슨 말을 하고 다닐지 걱정이 없지 않습니다. 책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자기의 길을 갈 수밖에 없습니다. 생각하면 모든 텍스트는 언제나 다시 읽히는 것이 옳습니다. 필자는 죽고 독자는 끊임없이 탄생하는 것입니다.” 책을 내면서 하신 말씀이 무거운 과제로 남아 있다. 이 책은 크게 2부로 나눠져 있는데, 1부 고전에서 읽는 세계 인식과 2부 인간 이해와 자기 성찰이다. 강의는 ‘사람(人間)과 삶(世界)에 관한 인문학적 담론’으로 고전에서 탈근대 철학, 인간학, 사회학, 경제학, 예술, 문화를 넘나들며 ‘문사철 시서화악’을 엮어 ‘설약(設約)’하고 ‘압골(壓骨)한다.


   ... 우리의 강의는 가슴의 공존과 관용을 넘어 변화와 탈주로 이어질 것입니다. 당연히 ‘관계’가 강의의중심 개념이 될 것입니다. 이 ‘관계’를 우리가 진행하는 모든 담론의 중심에 두고 나와 세계, 아픔과 기쁨, 사실과 진실, 이상과 현실, 이론과 실천, 자기 개조와 연대, 변화와 창조에 대해 이야기할 것입니다. (...) 우리의 교실이 세계와 인간에 대한 각성이면서 존재로부터 관계로 나아가는 여행이기를 바랍니다. 비근대의 조직과 탈근대의 모색이기를 기대합니다. 변화와 창조의 공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

- <담론>(가장 먼 여행, p.21)


  1부 첫 주제 「가장 먼 여행」에서는 공부는 모든 살아 있는 생명의 존재 형식이고, 고전 공부는 인류의 지적 유산을 토대로 하여 미래를 만들어 가는 창조적 실천이며, 모든 고전 공부는 먼저 텍스트를 읽고, 다음 그 텍스의 필자를 읽고,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독자 자신을 읽는 삼독(三讀)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담론>을 삼독(三讀)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어서 사서삼경의 『시경』의 詩에서는 두 개의 오래된 세계 인식틀인 ‘문사철 시서화악’을 이야기하면서 ‘문학서사 양식에 갇혀 있는 우리의 세계 인식틀을 반성’할 것을 당부한다. 그리고 ‘오래된 미래 『주역』독법’에서는 완성과 미완성의 괘를 살펴보며, 소수자 관점을 읽어내고, 최고의 관계론으로 성찰, 겸손 절제, 미완성, 변방‘이고, 관계론의 최고 형태는 겸손임을 읽어낸다.


  이어서 춘추전국시대의 고전 담론인 제자백가의 세계관을 현재 개인과 사회, 국가와 세계가 당면한 문제들과 연결해 수형생활에서의 일화와 함께 쉽고 재미있게 설명한다. 『논어』에서는 화동(和同)담론을 재조명하고 통일(通一)과 화화(和化)모델이 ‘통일의 청사진이면서 동시에 21세기의 문명사적 전망이고, 우리의 민족사적 과제’라고 이야기한다. 공자와 『논어』」의 세계는 공자의  인간학이라 설파하며, 선생의 ‘내 인생의 한 권의 책’은 『논어』 『자본론』 『노자』임을 밝힌다. 『논어』는 인간에 대한 담론이고, 『자본론』은 자본주의 사회 구조에 관한 이론이고, 『노자』는 자연에 대한 최대 담론이다. 신영복의 <담론>은 비근대 조직과 탈근대, 탈문맥을 위한 ‘떨리는 지남철’이다.


  『맹자』의 민본 사상과 『노자』의 핵심사상 무위(無爲)에서 반전사상을, 『장자』의 ‘기계’에서 ‘기계보다는 인간’을 중시하는 인간학을, 『묵자』」의 겸애사상과 법가 사상을 집대성한 학자 『한비자』의 인간적 면모를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는 담론을 제시한다. 


  2부로 넘어가기 전에 중간 정리에서는 1부에서 공유했던 여러 개념들을 대비 개념으로 그림과 함께 쉽게 설명하며, 대비 개념은 보완 관계로 읽어야 하며, 결정론적 사고인 대립 관계로 읽는 것을 피하라고 당부한다.


   ... 모든 존재는 관계가 조직됨으로써 생성됩니다. 그리고 생성은 생성 자체의 본질에 따라 변화와 탈주를 시작합니다. (...) 우리가 사용해 온 관계의 정확한 의미는 관계의 조직입니다. (...) 그리고 그것은 불변의 존재가 아니며 관계망 그 자체와도 다른 것입니다. 우리의 삶은 우리가 맺고 있는 수많은 관계의 조직입니다. 수많은 인간관계속에서 영위되는 인격이기도 합니다. ...

 - <담론>(중간 정리, p.198~199)


  2부는 인간 이해와 자기 성찰이다. 선생은 감옥은 대학이었고, 사회학, 역사학, 인간학 교실이었다고 회고하며, 20년 수형 생활 동안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옥중 서간문 「한발 걸음」에서는 실천이 없는 독서의 무상함과, 이론과 실천의 통일이 중요함을 이야기한다. 수형생활 초기 5년 동안 왕따 당한 일화를 소개하며, ‘자기 변화는 최종적으로 인간관계로서 완성되는 것이며, 개인의 변화가 개인을 단위로 완성될 수는 없다’. ‘관계의 최고 형태’는 입장의 동일함을 넘어 관계해야 하고, 애정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바로 이 부분을 읽으면서, ‘독자 자신을 읽는 삼독(三讀)이어야 한다’는 각성이 크게 일어났다. 때는 설날이 다가오고 있었고, 맏며느리로 그 동안 전담한 명절 준비와 동서들의 태도에 대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하던 중이었다. ‘자기 변화는 최종적으로 인간관계로서 완성되는 것’. 먼저 저마다의 처지를 고려해 보고, 입장의 동일함을 상상해 보고, 눈을 보고 대면해서 이야기해 보고, 감정을 거둬 내고, 냉정하게 문제를 바라보니 단순했다. 사소한 문제가 불만이 커졌던 것, 쉽게 웃으면서 해결됐다. ‘개인의 변화가 개인을 단위로 완성될 수는 없다. 함께 하는 사람들과의 관계가 변함으로써 변화는 완성된다.


  다음 강의는 해외 기행문 ‘우엘바와 바라나시’이다. 우엘바의 콜롬버스와 인도의 바라나시를 대비하며, 근대사회 전개 과정을 조명한다. 이어서 ‘상품과 자본’을 인문학적인 관점을 견지하며, ‘상품’과 ‘자본’이라는 두 개의 키워드로, 자본축적이 인간의 위상을 어떻게 비인간화하는가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성과 주체’, ‘피로사회’, ‘그림자 추월’이 후기 근대사회의 실상이며, 현재 자본문맥에 갇혀 우리의 삶과 정서가 포획되어 있는 자본주의의 역사와 전개과정을 마르크스의 「공산당 선언」을 인용하며 자세히 설명한다.


  ... 부르지아지는 100년도 채 못 되는 계급 지배 동안에 과거의 모든 세대가 만들어 낸 것을 모두 합한 것보다도 더 많고, 더 거대한 생산력을 만들어 냈다. 자연력의 정복, 기계에 의한 생산, 공업과 농업에서의 화학의 이용, 철도, 전신, 세계 각지의 개간, 하천 항로의 개척, 마치 땅 밑에서 솟아난 듯한 엄청난 인구 증가, 이와 같은 생산력이 사회적 노동의 태내에서 잠자고 있었다는 것을 과거의 어느 세기가 상상이나 할 수 있었으랴.  ...

- 마르크스의 「공산당 선언」중에서


  후기 근대사회의 한복판을 통과하고 있는 현재, 인문학적 성찰로 문제의 근본적 구조를 꿰뚫어 보고, 관점을 확대해 나갈 수 있기를 격려한다. 마지막 강의  「희망의 언어 석과불식」은 선생의 수형생활 20년을 견디게 한 화두이다. “씨 과실은 먹지 않는다”는 뜻으로, 사람을 키우는 일이야말로 그 사회를 인간적인 사회로 만드는 일이며, 절망과 역경을 ‘사람’을 키워 내는 것으로 극복하는 것이 석과불식(碩果不食)의 교훈이다.  강의는 선생이 좋아하는 글귀로 마무리된다.


  언약은 강물처럼 흐르고
  만남은 꽃처럼 피어나리.


  <담론> 세미나를 마치며, ‘나는 관계다’를 화두로 관계의 새 지도(知圖)를 그린다. 존재론에서 관계론으로, 시서화악의 인식틀로 세계를 바라보기, 입장의 동일함을 넘어 함께 맞는 비, 자본문맥에서 벗어나기, ‘상품’과 ‘자본’ 구조를 직시하기, 관계론의 최고 형태 ‘겸손’, 석과불식 ‘사람을 키워 내기’.


  선생이 생전에 즐겨 부르던 동요 <시냇물>을 불러본다.


  냇물아 흘러흘러 어디로 가니
  강물따라 가고 싶어 강으로 간다
  강물아 흘러흘러 어디로 가니
  넓은 세상 보고 싶어 바다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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