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사명 : 양주시 One City One Book 공개토론회
○ 일시 : 2014년 7월 10일(목) 오전 10시~12시 30분
○ 장소 : 양주시립 꿈나무도서관 소리방
○ 대상 도서 : 박범신의 소설 <소금>
○ 출연 : 정현(진행) · 이우(패널) · 리강(패널) · 강희나 · 김현주 · 박인혜 · 김태선 · 서민경 · 윤선희 · 박경희
"가난해서 아내와 딸들을 잃어버린 게 아니었다. 저축이 늘어나면, 아파트를 늘리면 행복해지는줄 알았다. 그러나 소용없었다. 죽어라고 일해 과장, 차장, 부장, 상무에 오르고, 그렇게 해서 늘어난 연봉, 늘어난 잉여재산이 가져온 건 사랑의 황폐화뿐이었다. 가족은 차츰 그 자신을 다만 '통장'같이 취급했다. 아내는 물론이고 어린 딸들과도 따뜻이 지내던 시절의 짧은 추억들을 그는 기억하고 있었다. 가난했던 시절의 기억이었다. 그러나 잉여 재산이 불어나면서 그는 차츰 그 모든 사랑의 관계를 잃었다. 열심히 일해서 번 돈으로 그는 자식들을 소비의 괴물로 만들었을 뿐이었고, 아내와의 사랑 역시 서로 '빨대'를 꽂아 빠는 기능적 관계로 변모됐다."
- 박범신의 장편소설 <소금> p.248
이처럼 이 소설은 자본구조 속에서 살아가는 가족의 불행을 극명하게 드러냅니다. 저자 박범신은 작가의 말에서 “자본의 폭력적인 구조가 가족 사이의 근원적인 화해를 가로막고 있다”고 말하고 있지만, 희망을 말하는 듯 주인공인 ‘나’와 ‘시우’가 다시 ‘가족’을 구성할 것이라는 복선을 남기며 마무리합니다. 그러나 그들 역시 저자가 말하는 ‘자본의 폭력 구조’ 속에 살아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들은 행복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행복할 수 있을까요? 이 책 속의 주인공 선명우와 시우, 시인, 세희누나, 함열댁과 신애, 지애가 행복해지려면, 나아가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가 행복해지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우리는 현대사회와 가족의 함수를 찾아내고 그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하여 공개토론회를 가졌습니다.
들뢰즈식으로 말하자면, '선명우'에게 '세희 누나'는 실패한 접속구(connecteur)이며, 주인공 '나'에게 '시우'는 희망을 만드는 접속구입니다. '선명우'는 '세희 누나'를 통해 통해 탈선분화할 수 있었지만, 경제구조가 이끄는대로 끌려가는 그들은 탈선분화하지 못하고 자본의 구조 속에서 불행한 삶을 살아갑니다. 그러나 저자 박범신은 주인공인 '나'와 '시우'를 배치해 희망을 이야기합니다. 주인공 '나'와 '시우'는 서로 연쇄되어 탈선분화합니다. 그들 또한 경제구조 속에서 좌절과 절망을 경험하지만 다시 한번 '가족'을 구성하려고 합니다. 이들의 '귀가'는 불행한 가족이 아니라 행복한 가족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담고 있습니다. 경제나 종교, 정치 등 외부의 '그 무엇'에 끌려가는 수동성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는 이 자발성이야말로 행복한 가족을 구성할 수 있다는 저자의 메세지가 아닐까요? '선명우'가 옥녀봉에서 새로운 형태의 가족을 자발적으로 선택하고 행복했던 것처럼….
양주시 One City One Book 공개토론회 상세보기
(http://www.epicurus.kr/Notice/3864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