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사명 : 양주시립도서관 <정범기 추락사건> 공개토론회
○ 일시 : 2013년 8월 29일(목) 오전 10시~12시 30분
○ 장소 : 양주시립 꿈나무도서관 소리방
○ 대상 도서 : 정은숙의 소설 <정범기 추락사건>
○ 출연 : 정현(진행) · 이우(패널) · 리강(패널) · 이주연 · 박정옥 · 이수희 · 손희정 · 안말정 · 김순희 · 송은주 · 박인혜
↓ 북 브리핑. 출판사에 따르면, <정범기 추락 사건>(창비 | 2011년)은 영원고등학교 2학년인 주인공들은 각기 다른 성장통을 앓으며 치열하게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이야기이며, ‘성희롱, 체벌, 도벽, 자퇴와 같은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작가 정은숙이 '성희롱, 체벌, 도벽, 자퇴, 학교 폭력'과 같은 현재 우리 사회의 청소년 문제를 드러내면서 <정범기 추락 사건>을 통해 말하고 싶었던 것이 무엇일까요? 인문학서원의 독서토론인 '패널 디베이트(Panel Debate)' 형식으로 정은숙 작가의 시선을 따라가 보았습니다.
↓ 소설에서 작가 정은숙은 '신체적 장애를 가진 승효', '날라리로 보이는 민지영', '친구 물건을 훔치는 최기찬', '중퇴하고 동거를 시작한 보미', '멋지지만 가족을 위해서는 불의(不義)하는 한진욱', '첫사랑에 실패한 한뼘이 유나', '선생님께 차별 받고 자퇴하는 테스 맹일진', '체육특기생이지만 잘 하지 못하는 공부를 시작하는 범기', '인간성과 지성을 저울질하는 예슬이' 등 이른바 '문제아'로 불리는 청소년들을 등장시키지만, 이것을 문제 삼지 않고 차분하고 담담하게 이들의 삶을 그려갑니다. 적어도, 소설 안에서 그들은 '문제아'가 아니라 한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청춘들일 뿐입니다. 우리는 함께 살아가는 이들을 '학생', '문제아'라는 개념과 보편성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실제하는 개별자로 바라볼 수 있을까요?
↓ 근대철학이 만든 관념론(觀念論, idealism)을 따라가면 우리는 이들을 저마다 차이를 가진 개별자로 바라볼 수 없습니다. 데카르트로 시작해서 조지 버클리, 데이비드 흄, 이마누엘 칸트, 쇼펜하우어로 이어지는 관념론적 사유를 따라가면, 인간은 실제 그대로의 사실(事實), 혹은 물(物) 그 자체를 인식할 수 없으며,‘세계는 자기 자신과 전혀 다른 존재인 인간이라고 하는 표상(表象, representation)하는 자와 관계함으로써만, 관념(觀念) 안에만 존재'합니다. 있는 그대로의 승효, 지영, 기찬, 보미, 진욱, 범기가 있는 것이 아니라 소설 속 공재섭 선생의 말대로 '본분을 다해야만 학생'으로 존재할 뿐입니다. 있는 그대로의 개별자가 아니라 도덕과 준칙을 따라야 하는 '학생', '국민'이라는 보편성으로 존재할 때 '나'는, '우리'는 행복할까요? 토론자는 물론 방청객까지 열띤 논쟁에 휩싸였습니다.
↓ 그러나 현대 사유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유물론(唯物論, materialism)을 따라가면 각각의 존재는 보편성(동일성)을 가진 존재가 아니라 모두 다른 차이를 가진 존재(개별성)이므로 개별적인 삶을 영위해야 한다는 사유에 이릅니다. 세계의 근본적 실재는 정신이나 관념이 아니라 의식이 외부에 그것과는 독립하여 존재하는 물질(자연)이기 때문입니다. 승효, 지영, 기찬, 보미, 진욱, 범기는 '본분을 다해야만 학생'으로 규정되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존재하는, 차이를 가지고 있는 개별자들입니다. 우리는 <정범기 추락사건>을 통해 작가 정은숙이 말하고 있는 것은 ‘운동선수 정범기’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정범기로 바라보아야 한다는 현대적인 사유를 찾아내었습니다. 삶의 가치는, 이러하고 저러해야 한다는 규정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저마다의 차이를 가진 개별성에 있습니다. 저마다 가진 차이를 긍정할 때 '나', '너', 그리고 '우리', 나아가 우리 사회가 행복할 겁니다.
양주시립도서관 <정범기 추락사건> 공개토론회 상세내용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