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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마르크스 평전』 : 포이어바흐·생시몽·시스몽디·푸리에·프루동·엥겔스·바우어·루게·예니·헤스를 만나다

by 이우 posted Apr 09, 2020 Views 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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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_마르크스 평전_900.jpg


  (...) 젊은 헤겔학파들의 운동을 지칭하기 위한 것으로서 마르크스 그륀(에른스트 폰 히이데의 가명)에 의해 '진정한 사회주의'라는 이상한 표현이 생겨났다. 젊은 헤겔학파들의 운동은 당시 <사회의 겨울>이나 <트리어지> 같은 잡지들을 통해 주로 표현되었다. 그들의 본거지인 박사클럽은 베를린에서 가장 심하게 감시받고 있는 곳이 되었다. (중략)

  그 해(1841년)에 마르크스는 포이어바흐의 <기독교의 본질>이 출간되자마 읽었다. 거기서 중요한 부분은 진정으로 인간적인 사회가 돠래하기 위해서는 사유재산, 임금제도의 폐지를 통해 인간을 소외로부터 해방시켜 줄 수 있는 정치 속에서 철학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었다. 고통받으며 생각하고 잇는 인류와 생각하며 압제당하고 있는 인류, 다시 말해 육체 노동자와 지식인을 규합해야 하며, 국가를 기본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고 포이어바흐는 말한다. 왜냐하면 헤겔이 생각했던 것처럼 국가란 사회계급 위에 있는 어떤 절대적인 것의 구현이 아니라, 어느 한 시대의 경제적·법률적·사회적인 관계들이 반영된 모습이기 때문이다. 또한 포이어바흐는 인간성이 완전히 부정되고 있는 유일한 사회계급인 프롤레타리아가 직면해 있는 긴박함에 부딪쳐보지 않고는 그 어떤 사회계급도 전체적인 해방을 촉진시킬 수 없다고 단언한다. 그 당시의 많은 독일 젊은이들처럼 마르크스도 이 책에 깊은 감동을 받는다. (중략)

  <라인신문> 사주인 헤스는 편집장을 마르크스로 바꾸기로 결정하였다. 임금은 500탈레르였다. 마르크스의 첫 번째 직장이자 마지막 임금이었다. 1842년 10월에 라인 주는 사유지 숲에서 나뭇가지나 잔가지들을 긁어모으는 행위를 법으로 금지시키고 이를 어길 시 구금하는 법을 제정하였다. 이 법 조항을 정당화하기 위해 귀족들은 라인 주 의회에서 다음과 같이 선포했다. "바로 이러한 나무 좀도둑질이 절도 행위로 여겨지지 않았기 때문에 절도가 그토록 자주 일어났던 것이다." 이에 대해 마르크스는 11월에 성난 어조로 기사를 통해 반박했다. "그 말을 유추해 보면, 입법부는 이렇게 결론지을 수도 있다. 따귀를 때리는 것이 살인으로 여겨지지 않았기 때문에 그토록 흔하게 살인이 행해졌다고 말이다. 그렇다면 따귀 때리는 것을 살인 행위라고 법령으로 공포해야 한다."

  이 기사를 준비하면서 마르크스는 정치경제학에 대한 지식이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래서 프랑스 초기 사회주의자들에 대한 독서에 빠져들었다. 그는 아버지가 그토록 많이 얘기했던 생시몽부터 읽기 시작했다. 생시몽은 남자와 여자 간의 평등을 주장했고, 정치보다 경제가 중요하다고 역설했으며, 사회계급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프랑스 대혁명 전의 국가는 세 사회계급으로 나뉘었다. 귀족, 부르주아, 공장 근로자. 귀족들은 지배를 했고 부르주아와 공장 근로자들은 그들이 쓰는 비용을 지불하고 있었다. 오늘날의 국가는 두 계급으로만 나뉘어 있다. 부르주아들과 공장 근로자들."

  마르크스는 이어 시스몽디를 읽었다. 시스몽디는 노동이 임금으로 살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생산해 낸다고 생각했다. 마르크스는 시스몽디의 책에서 '잉여가치', '가치 상승'이라는 용어를 발견하게 되고, 자본 집중과 프롤레타리아의 빈곤화에 대한 최초의 분석을 시도한다. 시스몽디는 임금 근로자들이 자본의 소유권에 접근할 수 있게 하고, 기업주들에게 설사 근로자가 병이 들거나 기술상의 조업 정지를 하게 되더라도 그들의 임금을 지불하는 것을 의무화시키자고 제안했다.

  존 스튜어트의 아버지인 제임스 밀의 책도 읽었다. 제임스 밀은 근로자들의 노동조합을 구성하자고 제안하고, 당시로서는 아주 대담하게도 상속자의 재산에 따라서 유산을 제한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어 영국에 온 미국인 예술 후원가 로버트 오웬의 책도 읽었다. 오웬은 인간의 성격이란 인간을 1차재로 한 산물일 뿐이라고 생각했으며, 사유재산이 금지된 사회체제를 격찬했다. 마르크스는 루이 블랑의 책도 읽었는데, 루이 블랑은 국영 공장들을 세울 것과 계획 경제를 제안했다.

  또한 샤를 푸리에도 읽었다. 푸리에는 일하는 자들만이 소유권에 접근할 수 있고 모든 인간 활동이 천국의 질서대로 이루어질 공동생활 집단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소유에 대한 개인의 권리는 법 실행의 공익성에 기초하는데 공익성은 시대에 따라 변할 수 있다. 재산이 늘어날수록 노동자는 경쟁이 치열한 일을 아주 헐값에 받아들여야 한다. 한편 상인들은 수가 늘어날수록 수익을 내기 어려워서 더욱 사기를 치게 된다. 솜씨 좋은 사람은 나머지 대다수의 사람들과 전쟁 중인 상태가 되고, 개인적인 이익 때문에 적대적이 된다."

  마르크스는 프루동도 읽었다. 쥐라 지방 출신이며 파산한 통 제조업자의 아들로 태어난 프루동은 독학을 하여 두 개의 장학금을 받으면서 식자공이자 교정자로 일하기도 했다. 그는 <소유권이란 무엇인가?>에서 "5천년 동안의 소유권이 증명하고 있다. 소유권이란 사회의 자살이라는 것을"이라고 썼다. 이 책에서 프루동은 모든 노동자들이 생산도구의 주인이 되고 그들의 대표자를 뽑을 수 있는 조합을 만들라고 제안했다.

  많은 책을 읽은 마르크스는 경제학이 다른 모든 사회과학들의 기반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어느 것도 경제 법칙과 유물론의 법칙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는 '과학적 사회주의'를 창안하기 위해 공산주의적 유토피아를 포기하게 된다. 1842년 11월에 <라인신문>에 이렇게 썼다. "철학자들의 뇌 속에 철학체계를 세우는 바로 그 정신이 노동자들의 손과 더불어 철도를 건설한다." 이후로 그는 유물론적 논리가 예술, 철학, 사회, 경제구조, 소유권에 관한 권리에까지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유몰론이라! 그것은 완전히 불경스러운 말이었다. 더 이상은 참을 수 없게 됐다. 주 장관인 폰 사퍼는 마르크스에게 엄중 경고했다. 마르크스는 신중하고도 정중하게 답장했다. <라인신문>을 위험에 빠뜨리는 일은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되니까. 그러자 경찰은 베르린에서 특별 검열관으로 빌헬름 파울을 보내서 모든 기사를 검열하고 서명한 뒤 퀼른에 있는 지역자치단체장 카를 하인리히 폰 게를라흐의 사무실로 보내게 했다. 바로 그때 1842년 11월 16일, 퀼른의 <라인신문> 사무실에 마르크스보다 두 살 아래고 1년 전에 베를린에서 마주친 적 있었던 프리드리히 엥겔스가 나타난다. 그는 <라인신문>에 기사 하나를 제안하러 왔는데, 젊은 편집장을 만나지는 못했다.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만나지 못한 것이 이번으로 두번째다. 마르크스의 지휘 아래에 <라인신문>은 어느덧 성공을 거두고 있었다. 구독자 수는 세 배나 늘었고, 필자들은 앞다퉈 글을 실으려고 했다.

  마르크스는 온갖 차원의 전선에서 투쟁을 계속했다. 이제는 그의 스승 브루노 바우어 차례였다. 마르크스는 유태인의 위상에 관한 문제로 바우어와 드러내놓고 맞섰다. 바우어유태인들이 기독교로 개종을 한다는 조건 아래서만 그들에게 정치적 권리와 자유를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르크스는 자기가 태어나기 전에 아버지가 겪어야 했던 굴욕을 결코 잊지 않았다. 설사 그것에 관해서 들은 바가 별로 없다고 해도 말이다. 마르크스는 바우어와는 반대로, 유태인들에게 각자의 종교적 성향을 문제 삼지 않은 채 정치적 해방을 허용해야 한다고 <라인신문>에 실은 두 편의 기사를 통해 주장했다. (중략) 마르크스가 생각하기에 유태교보다 더 받아들일 만한 것도 되지 못하는 기독교를 중시할 이유는 더더욱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르크스는 이런 정치적 해방도 유태인들 중에서도 약자인 사람들의 권리를 보장해주는 데는 충분치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왜냐하면 진정한 자유란 단순히 개인의 위상이 아니라 집단적 상황의 결과이며, 특별히 유태교뿐만 아니라 모든 종교를 배제하지 않은 자유란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정치적 해방'과 아직 그 내용을 애매하게 쓰고 있던 '인간적 해방'이라는 용어를 따로 구별지었다. (중략)

  베를린의 박사클럽의 옛친구들 중에서 그와 아직도 친하게 지내는 사람은 아로놀트 루게뿐이었다. 할레의 교수인 그는 베를린 시절부터 계속해서 <독일연보>를 출간하고 있었는데, 독일어로 출간되는 잡지들 중에서 마르크스가 유일하게 지지하는 잡지였다. 마르크스의 <라인신문>이 독일에서 나오는 정기간행물 중 루게가 유일하게 존중하는 신문인 것과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이 시점에 마르크스는 중대한 실수를 저지른다. 1843년 1월 4일자 <라인신문>에 유럽의 독재자들을 지지하는 주요 국가가 제정 러시아라고 격렬히 비난한 것이다. 더욱이 마르크스는 이후로도 러시아 독재에 대한 증오를 숨기지 않으면서, 독일의 대외정책에 대해서도 그것이 러시아 황제에게 어떤 이익을 가져다 주는가를 기준으로 판단하게 된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러시아의 니콜라이 1세는 동맹국인 프로이센에게 마르크스가 신문을 좀 더 잘 이끌어가게 하라고 즉각 요구했다. 1월 21일, 프리드리히 빌헬름 4세는 감히 언론기관으로 자처하는 유태인 패거리의 존재와 활동을 맹렬히 비난하면서 3월 31일까지 문을 닫으라고 명령했다. 주주들은 권력과 협상하기를 원했다. 게오로크 융은 마르크스에게 사직을 하면 1,000탈레르를 보상금으로 주겠다고 제안했다. 이에 마르크스는 불쾌해하지 않고 사직을 했다. (중략)

  마르크스가 떠났다고 해서 그 신문이 계속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결국 많은 다른 간행물들과 마찬가지 신세가 되었다. 프리드리히 빌헬름 4세는 작센 정부로부터 아르놀트 루게의 <독일연보>와 구스타브 율리우스가 이끌던 라이프치히의 <세계신문>의 정간 조치도 얻어냈다. 권력의 지시에 따르지 않는 한 이제 프로이센에서는 기자도 철학교수도 될 수 없었다. (중략) 바로 그때 아르놀토 루게가 두 간행물을 하나로 합쳐서 공동으로 출간하여 제네바에서 유통시키자고 제안했다. 마르크스는 그 제안을 받아들이고 싶어했다. 이때 그의 나이 스물네 살이었다. (중략) 마르크스와 곧 결혼하게 될 예니만 아니라면 라인 주에는 그를 붙잡는 것이 없었다. 하지만 예니는 어디든지 마르크스를 따라갈 준비가 되어 있었다. (중략)

  예니는 독일을 떠나 있는 것이 그리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전제정치는 곧 끝날 것이고, 민주주의 원칙들은 마침내 승리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마르크스의 이상들을 믿었고, 때로는 그보다 더 급진적이 되기까지 했다. 예니는 그때까지 써오던 돈보다 훨씬 적은 돈을 가지고 살아갈 마음의 준비를 했다. (...)

  마르크스는 프루동의 저서를 다시 읽었다. 프루동인간이란 사회적 노동, 정의, 다원주의 덕분에 자기실현을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프루동은 체계적으로 밝혀지고 열렬히 적용된 사회과학을 꿈꾸었다. 그는 반사회주의(인간에 의한 인간의 착취에 대한 부정), 반국가주의(인간에 의한 인간의 정부에 대한 부정), 반유신론(인간에 의한 인간의 숭배에 대한 부정)을 동시에 주장했다. 프루동에 있어 무정부주의란 두 개의 힘이 정의에 반대되는 것이었다. 그 두 힘이란 자본 축적 국가이다. 자본 축적은 불평등을 계속해서 증대시키고, 국가민주주의 제도라는 껍데기 아래서 자본가들에 의해서만 이루어지는 부의 점유 자연법에서부터 소유권에 이르기까지 가장 허약한 개인들에게 빼앗는 일을 국가가 조직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마르크스프루동가장 대담한 '프랑스 사회주의 사상가'라고 평가했다. (...)

  7월 말에, 마르크스파리에서 드디어 프루동을 만나게 된다. 마르크스는 프랑스에 온 이래로 『소유권이란 무엇인가』를 읽고 난 후 계속 그를 만나고 싶어 했다. 프루동의 진술에 따르면, 마르크스는 그에게 헤겔에 대해서 설명하려고 애썼지만 허사였다고 한다. 마르크스는 민주주의가 존재하지 않는 곳에서는 폭력에 의해 국가 권력을 장악해서 그것을 경제적·사회적 변화의 도구로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하였다. 그래서 이 유명한 프랑스 사회주의자를 공포에 질리게 만들었다. 프루동은 그에게 개혁의 길을 통해 부의 공정한 재분배를 실현할 수 있다고 대응했다. 근느 순교자들이 생기게 될 프롤레타리아의 생바르텔르미를 원하지 않았다. 약 3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이 사건은 카톨릭교도와 개신교도 간의 오래 종교전쟁에서 가장 끔찍한 일로 기록되고 있다. 이 날이 성 바르텔르미 영명축일이어서 보통 '생바르텔로미 학살'이라고 칭한다. 두 사람은 그 여름에 자주 만나서 토론을 벌였는데 때로는 밤새도록 이어지기도 했다. 마르크스가 11년 뒤에 생각해내게 될 잉여가치의 개념이 프루동의 계산착오라는 모호한 개념에서 기원된 것이라고 주장하게 될 지는 몰라도―거의 납득할 수 없는 일이지만―그들이 서로에게 끼친 영향은 한정되어 있었다. 프루동은 계산착오 개념을 통해 노동자들의 단결과 조화, 그리고 그들의 노력의 집중과 동시성에서 비롯된 거대한 힘에 대해 자본가들이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 것에 대해 비난했다. 이 만남이 있고 난 후, 마르크스는 포이어바흐에게 보낸 편지에서 프랑스 노동자들에 대한 존경심을 다시 표현했다. 자기 아버지에게 물려받았고 그 또한 절대 버리지 않는 존경심이었다. 게다가 그는 유물론 자체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는 포이어바흐와 헤겔의 이론을 빌려 모욕당하고 분노한 프롤레타리아를 미래의 해방과 혁명의 주역으로 만들었다. (...)
  
  - 『마르크스 평전 - 세계적인 석학 자크 아탈리의』(자크 아탈리·예담·2006년·원제 : Karl Marx ou l'esprit du monde) p.74~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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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21
    Mar 2020
    16:10

    [철학] 푸코의 『감시와 처벌 - 감옥의 역사』 : 형벌과 사회구조 · 권력과 지식①

    (...) 루쉐와 키르히하이머 공저의 대작1)에서 우리는 여러 가지 중요한 기준을 포착할 수 있다. 우선 형벌제도가 무엇보다도 먼저 위법행위를 응징하는 하나의 수단이라는 환상을 버려야 하고, 또 그 역할에서 형벌제도가 사회 형태나 정치제도, 혹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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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19
    Mar 2020
    03:37

    [철학] 푸코의 『감시와 처벌 - 감옥의 역사』 : 신체 권력·지식권력(규율권력)

    (...) 1757년 3월 2일, 다미엥1)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유죄판결이 내려졌다. "손에 2파운드 무게의 뜨거운 밀랍으로 만든 횃불을 들고, 속옷 차림으로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의 정문 앞에 사형수 호송차로 실려 와, 공개적으로 사죄를 할 것. (중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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