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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하멜표류기』 : 기독교와 제국주의 · 식민정책

by 이우 posted Feb 28, 2020 Views 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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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멜표로기01.JPG


  1653년. 타이완의 항구로 가라는 인도 총독 각하평의회 의원들의 지시를 받고 우리는 바타비아*를 떠났다. 코넬리스 케자르 총독 각하는 우리와 함께 승선했다. 총독 각하는 그곳에 주재 중인 니콜라스 베르버그 총독 대행의 후임으로 포르모사**외 그 속령들의 통치 임무를 떠맡게 되었던 것이다.
  7월 16일 우리는 볕 탈 없이 타이완의 항구에 도착했다. 총독 각하는 배에서 내리고 우리는 짐을 내렸다. 그 후 총독 각하와 타이완의 평의회는 우리를 일본으로 보냈다. 우리는 다시 짐을 싣고 총독 각하와 작별하고, 가능한 한 빠른 항해가 되길 하나님의 이름으로 기원하면서 7월 30일 항해에 나섰다.
  7월 마지막 날의 날씨는 좋았지만 저녁 무렵 포르모사 쪽에서 태풍이 불어닥치더니 밤새 더 심해져 갔다.
  8월 1일 새벽녁에 우리는 우리가 어느 조그마한 섬 가까이에 있음을 깨달았다. 그 섬 뒤족에 닻을 내리고 강한 바람과 심한 파도를 피하려 무진 애를 썼다. 마침내 큰 모험 끝에 섬 뒤편에 닻을 내릴 수 있었다. 그러나 우리 바로 뒤에 집채만 한 파도가 부서지는 암초가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그곳에 갇히게 되었다. 선장이 우연히 배 고물의 전망대에 있는 창을 통해 밖을 내다보다가 이를 알게 되었다. 만약 그가 발견하지 못했더라면 우리는 암초에 부딪쳐서 난파를 당했을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그 암초는 비와 어둠 때문에 보이지 않았고 우리는 그 암초로부터 불과 머스킷총(화승총)***의 사정 거리(250m)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날이 개자 우리는 우리가 중국의 해안 가까이에 있다는 것을 알았다. 해안가에서 중국의 군 부대가 바삐 다니는 모습이 보였는데 마치 우리가 난파되기를 기다리는 듯 했다. 그러나 전능하신 하나님의 도움으로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폭풍이 잦아지지지 않고 더 심해져서 우리는 닻을 내리고 그날 낮과 밤을 지냈다. (p.21~23)

하멜표류기02.jpg


  70세 가량된 그(제주도 병마도사: 편집자 주)는 서울 출신으로 조정에서도 상당한 신망을 받고 있었다. 그는 왕에게 편지를 띄워서 우리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알려 주는 답신을 기다리고 있었다. 서울까지의 거리는 해로로 90Km, 육로로 500Km 이상이라서 답신이 빨리 오지 않았다. 우린 그에게 이따금 고기와 그 밖의 부식을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왜냐하면 우린 더 이상 쌀과 소금으로는 지탱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덧붙여 조금 몸을 풀기도 하고 몸을 씻거나 옷가지를 빨도록 허락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엇이 받아들여져서 매일 6명씩 교대로 외출할 수 있게 되었고 부식도 주어졌다.
  이따금씩 그는 우리를 불러 우리말로 이것저것 묻게 하고 뭔가를 쓰도록 했다. 그리고 나중에는 우리에게 향연을 베풀어 우리의 시름을 달래주려고 노력했다. 매일 '국왕으로부터 답신만 오면 우릴 일본으로 보낼 것이다'라며 위로해 주었다. 그는 또 부상자도 치료받도록 조처해 주었다. 이렇게 해서 우리는 기독교인이 무색할 정도로 이교도들로부터 후한 대접을 받았다.(p.34)

하멜표류기03.jpg 

  저녁 무렵 항구의 어귀에 이르러 한밤중에 나가사키 항구에 정박했다. 그곳에서 전에 들은 대로 5척의 배를 보았다. 고토의 주민들과 관리들은 우리들에게 모든 회의를 베풀면서도 아무 것도 요구하지 않았다. 우리들이 가진 것이라곤 쌀밖에 없었으므로 쌀을 주려 했는데 받지 않았다.
  (1666년) 9월 14일 아침에 모두 상륙하여 회사의 통역으로부터 환영을 받았다. 그는 우리에게 여러 가지를 물었고 그 문답이 일단 기록되었다가 총독에게 건네졌다.
  정오쯤에 총독 앞에 불려 갔는데 그는 우리에게 질문하였고 우리들은 대답히였는데, 그 내용은 다음에 적은 바와 같다. 총독은 그렇게 조그맣고 낡은 배로 큰 위협을 뮤릅쓰고 바다를 건너 자유를 찾아 항해한 것을 칭찬해 주고, 통역에게 우리를 데지마 섬의 상관징에게 데려가라고 명령했다. 그곳에 가니 상관장 빌렘 볼허 각하, 차석인 니콜라스 드로니, 그 밖의 다른 관리들이 우리를 맞이하여 주었고 다시 네덜란드 식의 옷을 주었다. 우리들은 전능하신 하나님께 행운과 오랜 기간 동안 건강을 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렸다. 13년 28일 동안 슬픔과 위협 속에 감금 생활을 했던 우리들은 구해 주신 하나님에 대해 무어라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 할 지 적절한 말을 찾을 수 없었다. 또 아직 그 땅에 남아 있는 8명의 동포들도 구조될 수 있도록 하나님이 구원의 손길을 내밀어 주시길 기도했다. (p.75~76)


  ............................

  *바타비야 : 오늘날의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의 근거지였다.

  **포르모사 : 1544년 포르투갈의 항해자가 타이완 해협을 지나다가 '일라 포르모사(아름다운 섬)'라 불러 그 후부터 유럽인들은 타이완을 포르모사라 부르게 되었다. 1624년, 네덜란드 인들이 타이완에 상륙하여 안평에 질란디아 성을 쌓았고, 그 후 그 곳을 점령하고 있던 스페인을 몰아내고 1642년부터 통치를 시작했다. 그러나 1661년 중국 본토로부터 건너온 명나라의 유신(遺臣) 정성공에게 패하여 포기했다.

  ***머스킷총 : 새매(독수릿과의 텃새)를 뜻하는 불어 mousquet에서 온 단어로 라이플총이 발명되기 전까지 유럽 여러나라의 보병들이 주로 사용하던 총이다. 이것을 흉내내서 만든 것이 일본의 조총(鳥銃)이다.

  -  『하멜표류기 - 낯선 조선 땅에서 보낸 13년 20일의 기록』 (핸드릭 하멜 · 서해문집 ·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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