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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마르크스·엥겔스 『독일 이데올로기』: 맑스 철학의 시작

by 이우 posted Feb 25, 2020 Views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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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일의 이데올로그들은 그들의 말대로, 독일은 최근 수년 동안에 일찍이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대변혁을 겪었다. 슈트라우스로부터 시작된 헤겔 체계의 분해 과정은 일대 세계적인 소요로까지 발전했고, 과거의 강자들이 모두 이 와중에 휩쓸려 들어갔다. 이 같은 전박적인 혼돈 속에서 강력한 왕국들이 세워졌다가 멸망해 버렸고, 영웅들이 순간적으로 출현했다가 다시 더 용감하고 강력한 경쟁자들에 의해 암흑 속으로 내동댕이쳐졌다. 그것은 프랑스혁명을 어린애 장난처럼 보이게 할 정도의 세계적인 투쟁이었다. 온갖 원리들은 상호배척했으며, 사상적 영웅들은 전례 없이 빠른 속도로 상호 격돌했다. 그리고 1842년부터 1845년까지의 3년 동안에 독일에서는, 다른 시대 같으면 3세기가 걸렸을 일보다 더 많은 일들이 한꺼번에 일소되었다. 이 모든 일들이 순수한 사상의 영역 속에서 일어났다.

  이것은 확실히 하나의 흥미로운 사실, 곧 절대정신의 부패 과정이다. 절대정신이라는 생명의 마지막 불꽃이 꺼진 뒤, 이 잔해의 여러 성분들이 분해되기 시작해 새로운 화합물을 만들고, 새로운 물결을 형성했다. 이제까지 절대정신을 착취하며 살아 왔던 철학기업가들은 이제 그 새로운 화합물에 몰두했다. 그들은 저마다에 할당된 몫을 최대한 열심히 내다 팔았다. 이것은 경쟁을 일으키지 않을 수 없었다. 처음에는 경쟁이 제법 시민적이고도 건실하게 이루어졌다. 하지만 나중에 독일의 시장이 공급과잉 상태에 놓이고 온갖 노력에도 상품이 세계시장에서도 잘 팔리지 않자, 장사는 뻔한 독일 식으로, 즉 대량생산 및 모조품 생산, 품질의 열악함, 원료의 조악성, 상표의 위조, 허위 거래, 어음의 부도, 그리고 아무런 실제적 기반도 갖지 못한 신용제도 등의 방식에 의해 타락해 갔다. 경쟁은 치열한 투쟁으로 전화되었는데, 그것이 오늘날에는 우리에게 세계사적인 대격변으로서, 가장 위대한 성과와 수확의 산출자로서 찬양되고 날조되고 있는 실정이다. (중략)

  독일에서의 비판은 최근의 노작들에 이르기까지 결코 철학이라는 지반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 비판은 자신의 보편적·철학적 전제들을 검토해 보지도 않았으며, 그 모든 문제들을 특정한 철학 체계, 즉 헤겔 체계의 지반에서 성장한 것일 뿐이다. 문제에 대한 대답뿐만 아니라 이미 문제 그 자체에도 신비화가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헤겔에 대한 의존이야말로 최근의 비판가들이 헤겔을 극복했다고 누누이 강조하면서도 그 어느 누구도 헤겔 체계에 대한 포괄적인 비판을 시도조차 하지 못했다는 근거가 된다. 헤겔에 대한 논박, 그리고 그들 상호 간의 논쟁은 각자가 끄집어내고, 이것을 전 체계에, 그리고 다른 사람이 채택한 측면에 대립시키는 데 한정되어 있다. 처음에 그들은 '실체'나 '자기의식' 같은 변조되지 않은 순수한 헤겔적 범주를 취했으나, 나중에는 이러한 범주들에 류(類, Gattung), 유일자(Einzige), 인간(Mensh) 등과 같은 세속적인 이름들을 붙임으로써 그것들을 속류화했다.

  슈트라하우스에서 슈티러너에 이르는 독일의 철학적 비판은 모두 종교적 표상의 비판한정되어 있다. 사람들은 현실의 종교와 본래의 신학에서부터 출발했다. 종교적 의식이나 종교적 표상이 무엇인가 하는 것은 그 뒤의 계속된 과정 속에서 여러 가지로 규정되었다. 발전이 있었다면 그것은 지배적인 형이상학적·정치적·법적·도덕적 그리고 그 밖의 표상들을 종교적 또는 신학적 표상들의 영역으로 포섭하고, 마찬가지로 정치적·법적·도덕적 의식을 종교적 또는 신학적 의식이라고 선언한 데 있었으며, 또한 정치적·도덕적 인간, 결국 인간이라는 것을 종교적으로 선언한 데 있었다. 현실에 대한 종교의 지배가 전제되어 있다. 일체의 지배관계는 점차 종교적 관계라고 차례차례 선언되었으며, 이윽고 그것은 숭배로, 곧 법률에 대한 숭배와 국가에 대한 숭배 등으로 바뀌어 버렸다. 어디서나 교리와 교리에 대한 신앙만이 문제가 되었다. 세계의 성역화 범위가 점점 더 확대되어, 마침내 저 귀하신 성 막스(Sankt Max)세계를 성스러운 것이라고 선언함으로써 세계를 단번에 정리할 수 있게 되었다.

마르크스_친필_독일이데올로기.jpg

  노장 헤겔학파는 모든 것들이 헤겔의 논리적 범주로 환원되기만 하면 개념적으로 파악해 버렸다. 청년 헤겔학파는 모든 것을 종교적 표상이라고 몰아붙이거나 신학적인 것이라고 선언함으로써 그것을 비판해 버렸다. 청년 헤겔학파 역시 현실 세계가 종교와 개념과 보편자의 지배를 받는다고 믿는 점에서는 노장 헤겔학파와 일치한다. 다만 한쪽은 이러한 지배를 침탈이라고 공격하는 데 반해, 다른 한쪽은 그것을 정당한 것이라고 찬양하는 점이 다를 뿐이다.

  이처럼 청년 헤겔학파는 표상과 사상과 개념이, 즉 그들이 독립시켜준 의식의 산물 일반이 인간 본래의 질곡으로 되고 있다고 보기 때문에, 노장 헤겔학파가 그것들을 인간 사회의 참된 관계로 설명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투쟁해야 할 대상 역시 오로지 그러한 의식의 환상일 뿐이라고 여긴다. 그들의 망상에 따르면, 인간의 관계들, 모든 활동과 충동들 그리고 인간의 질곡과 한계들은 곧 인간의 의식이 만들어낸 산물이다. 따라서 청년 헤겔학파는 그 당연한 귀결로 인간의 현재 의식을 인간적이거나 비판적인 또는 이기적인 의식으로 바꾸어 한다는 도덕적 요청을, 그럼으로써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라는 도덕적 요청을 인간에게 부여한다. 의식을 변화시키려는 이러한 요청은 현존하는 것을 다른 것으로 해석하라는, 즉 그것을 다른 해석에 의해 승인하라는 요구와 다름없다. 청년 헤겔학파의 이데올로그들은 그들이 말하는 '세계를 뒤흔드는' 이라는 문구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보수주의자들이다. (중략)

  우리가 출발점으로 삼는 전제는 자의적인 것도 도그마도 아니다. 그것은 오직 상상 속에서만 도외시될 수 있는 현실적인 전제이다. 그것은 현실의 개인들 및 그들의 행위이며, 또한 이미 존재하는 것과 그들의 행위를 통해 산출된 것을 비롯한 그들 생활의 물질적 조건이다. 따라서 이러한 전제들은 순전히 경험적인 방법을 통해서만 확인될 수 있을 뿐이다. (...)

  -『독일 이데올로기』(지은이: 카를 마르크스,프리드리히 엥겔스 · 옮긴이: 김대웅 · 두레 · 2015년),  I. 포이어 바흐: 유물론적 관점과 관념론적 관점의 대립> p.4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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