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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베르그송의 『물질과 기억』 : 기억·지속·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생성

by 이우 posted Jan 13, 2020 Views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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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_물질과 기억.jpg


  (...) 우리는 순수기억, 이미지-기억, 지각이라는 세 항들을 구별하였는데, 이 항들 중 어느 것도 사실상 단독으로 생겨나지 않는다. 지각은 결코 현재적 대상과 정신의 단순한 접촉이 아니다. 지각에는 항상 그것을 해석하면서 완결시키는 이미지-기억들이 배어 있다. 이미지-기억족에서 보면, 그것은 자신이 구체화하기 시작하는 순수기억자신을 구체화하는 지각에 동시에 참여한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이미지-기억은 시발적인 지각으로 정의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수기억은, 아마 권리적으로는 독립적이라 하더라도, 보통은 그것을 드러내는 생생한 이미지 속에서만 나타난다. 이 세항들을 한 동일한 직선 AD의 잇따르는 선분들 AB, BC, CD라는 상징으로 나타내면, 우리의 사유는 이 선을 A에서 D로 가는 연속적 운동을 그리고 있다고 할 수 있고, 그 항들 중의 하나가 어디서 긑나고, 어디서 다른 항이 시작되는지를 정확하게 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의식은 기억을 분석하기 위해, 작용하고 있는 기억의 운동 자체를 따라갈 때마다 위의 사실을 어렵지 않게 확증한다. 하나의 기억을 다시 찾는 것, 우리 역사의 한 기간을 상기하는 것이 문제일 경우는 어떠한가? 우리는 우선 과거 일반 속에, 그리고 나서 과거의 어떤 지역에 다시 위치하기 위해 현재로부터 벗어나는 어떤 고유한 행위의 의식을 가지고 있다. 이는 사진기의 초점맞추기와 유사한 모색의 작업이다. 그러나 우리의 기억은 아직도 잠재적 상태에 머물러 있다. 우리는 적절한 태도를 채택함으로써 기억을 받아들일 준비를 갖추게 된다. 그것은 구름처럼 나타나서 응축되는 것처럼 보인다. 즉 그것은 잠재적 상태로부터 현실적 상태로 이행한다. 그리고 기억은 자신들의 윤곽들이 그려지고, 표면이 착색됨에 따라, 지각을 모방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기억은 자신의 깊은 뿌리들에 의해서 과거에 밀착되어 있는데, 만일 일단 현실화된 그것이 자신의 원본적인 잠재성으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는다면, 만일 그것이 현재적 상태인 동시에 현재와 뚜렷이 구분되는 어떤 것이 아니라면, 우리는 그것을 하나의 기억으로 결코 식별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중략)

  관념연합론은 진행괴정의 전체인 AD를 선 MO에 의해 두 선분으로 나누기 때문에, OD라는 부분에서는 그거을 완결시키는 감각들만을 보는데, 연합론자에게는 이 감각들이 지각 전체를 구성하게 된다. (중략) 사실인즉 만약 우리가 과거에 단번에 위치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거기에 결코 도달하지 못할 것이다. 과거는, 본질적으로 잠재적이어서, 그것이 어둠으로부터 빛으로 솟아나오면서 현재적 이미지로 피어나는 운동을 우리가 따르고 채택할 때만 우리에게 과거로 포착될 수 있다. 따라서 사람들이 현실적인 것 그리고 이미 실현된 어떤 것 속에서 그것의 흔적을 찾으려고 해보아야 헛된 일이다. 그것은 빛 아래서 어둠을 찾으려는 것과 같을 것일지도 모른다. 거기에 바로 관념연합론의 오류가 있다. (중략)

기억과지각.JPG


  상상하는 것은 기억하는 것이 아니다. 아마도 하나의 기억은, 그것이 현실화됨에 따라, 이미지 속에서 살아가는 경향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역은 사실이 아니다. 순수하고 단순한 이미지는, 단지 내가 그것을 어둠으로부터 빛을 이르게 한 연속적 과정을 따르면서 그것을 과거 속으로 찾으러 갈 때에만, 나에게 과거를 떠올려 줄 것이다. 바로 그것이 심리학자들이 너무도 자주 잊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상기된 감각은 그것에 무게를 둘수록 더욱 현실적이 된다는 사실로부터, 감각의 기억이 이런 시발적 감각이었다고 결론짓는다. (중략)

  만일 지나간 상태의 기억을 특징짓는 데 있어서 의식이 받아들인 현재적 실재의 구체적 표식을 정의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면, 실로 헛된 추구를 하는 것이다. 나에게 있어 현재적 순간이란 무엇인가? 시간의 고유한 본성은 흐르는 것이다. 이미 흘러간 시간은 과거이고, 우리는 흐르는 순간을 현재라고 부른다. 그러나 여기에서 수학적 시간이 문제될 수 없다. 아마도 순수한 사변에서는 과거와 미래를 분리하는 불가분적 한계로서의 이상적 현재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적이고 구체적이며 체험된 현재, 내가 나의 현재적 지각에 대해 말할 때 내가 말하는 현재, 이 현재는 필연적으로 어떤 지속을 점유한다. 도대체 이 지속은 어디에 위치하는가? 그것은 내가 현재적 순간에 대해 생각할 때 이상적으로 규정하는 수학적 점의 이 편에 있는가, 저 편에 있는가? 그것이 이 편과 저 편에 동시에 있다는 것은 너무도 분명하다. 내가 나의 현재라고 부르는 것은 나의 과거와 나의 미래를 동시에 잠식한다. 그것은 우선 나의 과거를 잠식하는데, 왜냐하면 <내가 말하는 순간은 이미 나로부터 멀리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또한 나의 미래를 잠식하는데, 그 이유는 이 순간이 향해 있는 것이 바로 미래이고, 내가 지향하는 것이 미래이며, 그리고 만일 내가 이 불가분적 현재를 고정할 수 있다면, 시간 곡선의 무한적 요소가 보여줄지도 모르는 것은 바로 미래의 방향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의 현재라고 부르는 심리적 상태는 직접적인 과거에 대한 지각임과 동시에 직접적 미래에 대한 결정이다.

  그런데 우리가 곧 보겠지만 지각되는 한에 있어서 직접적 과거는 감각이다. 왜냐하면 모든 감각은 요소적 진동들이 매우 길게 이어지는 것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그리고 직접적 미래는 결정되는 한에서 행동 또는 운동이다. 따라서 나의 현재는 감각인 동시에 운동이다. 그리고 나의 현재가 하나의 불가분적 전체를 형성하기 때문에, 이 운동은 이 감각에 기인하며 그것을 행동으로 연장해야 한다. 이로부터 나는 나의 현재는 감각들과 운동들이 결합된 체계로 이루어져 있다고 결론짓는다. 나의 현재는 본질적으로 감각-운동적(sensori-moteur)이다.

  그것은 나의 현재가 내가 나의 신체에 대해 가지는 의식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뜻한다. 공간 속에 연장된 나의 신체는 감각들을 느끼고 동시에 운동들을 행사한다. 감각들과 운동들은 이 연장의 결정된 지점들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주어진 순간에 운동들과 감각들의 체계는 단지 하나만 있을 수 있다. 따라서 나의 현재는 나에게는 절대적으로 결정된 것, 나의 과거로부터 뚜렷이 구분되는 것처럼 보인다. 나의 신체는 자신에게 영향을 주는 물질과 자신이 영향을 주는 물질 사이에 위치해서 행동의 중심이고 받은 인상들이 완성된 운동들로 변형되기 위해 자신들의 길을 영리하게 선택하는 장소이다. 따라서 나의 신체는 나의 생성의 현실적 상태, 나의 지속 속에서 형성 중에 있는 것을 나타낸다.

  더 일반적으로는 실재 자체인 생성의 이 연속성 속에서 현재적 순간은, 흐르는 유동체 속에서 우리의 지각이 실행하는 거의 순간적인 절단에 의해서 구성된다. 그리고 이 절단이 바로 우리가 물질적 세계라고 부르는 것이다. 우리의 신체는 물질적 세계의 중심을 점한다. 우리의 현재의 현실성은 이 신체의 현실적 상태로 이루어진다. 공간 속에 연장되어 있는 한에서, 물질은 끊임없이 새로 시작하는 현재로 정의되어야만 하기 때문에, 거꾸로 우리의 현재는 우리의 실존의 물질성 자체, 즉 감각들과 운동들의 전체이지 다른 것이 아니다. 그리고 이 전체는 결정된 것이며 지속의 각 순간에 유일한 것이다. 그 이유는 바로 감각들과 운동들이 공간의 장소를 점유하고 있으며 같은 장소에서 동시에 여러 가지 것들이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중략)

  나의 현실적 감각들은 내 신체 표면의 결정된 부분들을 점유하는 것들이다. 반대로 순수 기억은 내 신체의 어떤 부분에도 관련되지 않는다. 아마도 그것은 구체화되면서 감각들이 생겨나게 할 것이다. 그러나 바로 이 순간에 순수 기억은 기억이기를 멈추고, 현실적으로 체험된 현재적 사물들의 상태로 이행한다. (중략) 순수 기억이 현실적인 것이 되는 것은, 즉 운동들을 야기할 수 있는 감각이 되는 것은 내가 그것을 능동적인 것으로 만든다는 조건 아래에서이다. (중략) 감각은 본질적으로 외연적이며 국재화되어 있다. 그리고 그것은 운동의 근원이다. 또한 순수 기억은 비연장적이고 무력하기 때문에, 어떠한 방식으로도 감각에 참여하지 않는다. (중략)

  내가 나의 현재라고 부르는 것은 직접적 미래에 대한 나의 태도이자 나의 긴박한 행동이다. 그러므로 나의 현재는 물론 감각-운동적이지만, 이 행동에 협조할 수 있으며, 이 태도 속에 삽입될 수 있고, 따라서 적어도 시발적인 감각이 된다. 그러나 내 과거가 이미지가 되자마자, 그것은 순수 기억의 상태를 떠나 내 현재의 어떤 부분과 섞이게 된다. 따라서 이미지로 현실화된 기억순수 기억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이미지는 하나의 현재적 상태이고, 자신이 유래한 기억에 의해서만 과거에 참여할 수 있다. 반대로 기억은 그것이 무용하게 남아 있는 한 무력하기 때문에, 감각과의 모든 혼합으로부터 벗어나 순수하고 현재와 어떤 접촉도 없으며, 따라서 비연장적으로 남아 있다. (...)

  - 『물질과 기억』(앙리 베르그송 · 아카넷 · 2005년 · 원제 : Matiere et memoire, 1896년) p.239~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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