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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인간이란 무엇인가-오성·정념·도덕 본성론』 : 이 책의 결론, '공감(sympathy)'

by 이우 posted Feb 17, 2019 Views 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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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간 정신의 주요 원천 또는 인간의 마음을 들끓게 하는 주요 원인은 쾌락과 고통이다. 이런 감각적인 감정이 우리의 사유나 감정에서 사라지면 우리는 대개 정서도 느낄 수 없고 행동할 수도 없으며, 욕구나 의욕 역시 보나마나 불가능해질 것이다. 쾌락과 고통의 가장 직접적인 결과는 정신의 운동을 전진시키거나 퇴보시킨다. 쾌락과 고통이 정신의 상황을 변화시킴에 따라서, 즉 쾌락과 고통이 개연적이거나 비개연적이 되고, 확실하거나 불확실하게 되며, 또 당장은 우리 능력 밖의 일이라고 간주됨에 따라서, 앞서 말한 정신의 전진과 퇴보 운동은 의욕, 욕구와 혐오, 비탄과 기쁨, 희망과 두려움 따위로 다양화된다. 그러나 이와 함께 쾌락과 고통의 원인이 되는 대상이 우리 자신이나 타인과의 관계를 획득하더라도, 여전히 그 운동들은 계속해서 욕망과 혐오, 비애와 희열을 환기시키지만, 그러나 동시에 자부심이나 자기비하 또는 애정이나 증오 등 간접적 정서를 불러온다. 이 경우에 간접적 정서들은 고통인나 쾌락에 대해 인상 및 관념 사이의 이중 관계를 갖는다. (중략) 도덕적 구별은 고통이나 쾌락이라는 특정 감정에 전적으로 의존한다. 다시 말해 우리 자신이나 타인의 어떤 성질이든 목격 또는 반성을 통해 우리를 만족시키는 것은 두말할 나위없이 유덕하다. 또 그러한 성질이 우리에게 불쾌감을 주는 것은 부덕하다. (...)

  공감의 본성과 그 위력을 새롭게 살펴보도록 하자. 모든 사람의 정신은 그 감정이나 작용에서 유사하다. 다시 말해 누구든 다른 사람이 어느 정도 느낄 수 없는 정념으로 인해 감정이 솟구치는 것은 불가능하다. 두 개의 현(絃)이 똑같이 울릴 때 한 현의 운동이 다른 현에게 전달된는 것처럼, 모든 정념은 한 사람에게서 다른 사람으로 쉽게 옮겨 가서 모든 인간 존재 각각에게 각 감정에 걸맞은 운동을 유발한다. 내가 한 사람의 목소리와 몸짓에서 정념의 결과를 지각할 때, 나의 정신은 곧장 이 결과에서 그 원인으로 옮겨 가 정서의 활력이 가득한 관념을 만들고 관념은 정서로 전환된다. (...)

  마찬가지로 내가 어떤 정감의 원인을 자각할 때, 정신은 그 결과로 옮겨져서 그 결과 때문에 움직이게 된다. 만일 내가 무시무시한 외과수술에 참여한다면, 수술 시작 전에 수술 도구를 준비하고, 붕대를 정돈하며, 수술 도구를 열로 소독하는 것, 환자 및 그 보호자의 불안과 염려에 대한 모든 정표와 함께 나의 정신에 중대한 영향력을 미친는 연민과 공포에 대한 강한 소감을 유발할 것이다. (...) 우리는 이 원인이나 결과로부터 정서를 추론하여 이 원인이나 결과가 우리의 공감을 유발한다. (...) 사회의 선과 복리는 오직 공감을 통해서만 쾌감을 주므로, 공감이야 말로 우리가 모든 인위적 덕에 대해 주의를 기울여야 할 원천적 도리이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사실이 분명해진다. 즉, 공감은 인간 본성의 가장 강력한 원리이고, 또 아름다움에 대한 우리의 취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며, 모든 인위적인 덕에 우리의 소감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

  -  『인간이란 무엇인가-오성·정념·도덕 본성론』(지은이 : 데이비드 흄 · 옮긴이 : 김성숙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9년 · 원제 : Treatise of Human Nature, 1740), <제3편 도덕>, <1. 자연적인 덕과 부덕에 대하여>, p.620~624


  (...) 나는 이 책이 윤리학 체계를 정확하게 증명하는 데 부족함이 없기를 바란다. 분명히 말하지만, 공감은 아주 강력한 인간 본성의 원리이다. 우리가 확신하는 바에 따르면, 공감은 우리가 도덕에 관해 판단할 때와 마찬가지로 외부 대상을 주시할 때에도 우리의 심미안에 커다란 영향력을 미친다. 정의, 충성, 순결 그리고 예절의 경우처럼, 공감은 다른 어떠한 원리의 도움도 받지 않고 홀로 작용하는 경우에도 우리에게 가장 강력한 찬동의 소감을 낳기에 충분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깨닫는다. 공감의 작용에 필요한 모든 여건은 대부분 덕에서 발견된다. 은 대개 사회 복리를 향한 경향을 띠거나, 덕을 소유한 인물의 복리를 향한 경향을 띤다. 만일 우리가 이 모든 여건을 비교하면, 우리는 공감이야말로 도덕적 구별의 주요 원천임을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

  특히 모든 경우로 확장되지 않을 반박은, 결코 한가지 경우에도 이 가설에 대한 반박으로 제기될 수 없다는 점을 되새겨보면, 우리는 그런 의심을 할 수 없다. 정의는 오직 그것이 공공의 복리를 향한 경향을 띤다는 사실 때문에 찬동의 대상이 되는 것이 확실하다. 공감이 공공의 복리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지 않는 한 공공의 복리는 우리와 무관하다. 우리는 공공의 복리와 비슷한 경향을 띠는 그 밖의 모든 덕에 대해서도 비슷한 추정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덕들의 가치는 모두 덕으로부터 어떤 이익을 얻는 자에 대한 공감으로부터 오는 것이 틀림없다. 또한 마찬가지로 덕이 이것을 소유하는 인물의 복리를 가져오는 경향을 띨 때, 이 덕의 가치는 그 인물에 대한 공감에서 온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신의 유용한 성질이 그 유용성 때문에 유덕하다는 점을 쉽게 인정할 것이다. 이런 사고 방식은 그것을 인정하는 데 주저할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아주 자연스럽고 아주 많은 경우에 발생한다. 대개 덕은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간주된다. 목적을 위한 수단은 목적이 가치가 있는 한에서만 존중될 뿐이다. 그러나 낯선 사람의 행복은 오직 공감을 통해서만 우리의 마음을 움직인다. 그러나 소유 당사자에게 유용한 모든 덕을 바라봄으로써 발생하는 찬동의 소감을 우리는 공감이라는 원리에 속하는 것으로 생각해야 한다. 이런 것이 도덕성의 주요 부분을 구성한다. (중략)

  도덕감은 정신의 고유한 원리이며, 인간본성이라는 구성체의 일부가 되는 가장 강력한 원리 가운데 하나라는 점을 알아차리는 데에는 인간사에 대한 지식이 거의 필요 없다. 그러나 이 도덕감이 스스로 반성함으로써 자신이 유래된 원리들에 찬동하고, 또 자신의 발생과 기원에서 오직 위대하고 선한 것만 발견할 때, 새로운 을 얻는다는 것은 확실하다. 도덕감을 인간 정신의 근원적 직감으로 환원하는 사람들은 충분한 권위를 가지고 덕의 원인을 옹호할지 모르지만, 인류의 폭넓은 공감을 통해 도덕감을 해명하는 사람들이 가진 장점을 놓칠 것이다. 도덕감을 폭넓은 공감을 통해 해명하는 사람들의 체계에 따르면, 덕이 반드시 찬동받아야 할 뿐만  아니라, 에 대한 감각도 찬동받아야 한다. 덕에 대한 감각뿐만 아니라 그 감각이 유래되는 원리도 찬동받아야 한다. 따라서 어느 측면에서든 모두 칭찬할 만하고 선한 것도 제시될 뿐이다.

  이런 관찰 결과는 정의와, 그와 같은 종류의 다른 덕에까지 확장될 수 있을 것이다. 정의는 인위적이지만, 정의의 도덕성에 대한 느낌은 자연적이다. 행동 방식에 대한 하나의 체계 안에서, 연합된 인간의 정의로운 행동이 사회를 이롭게 만든다. 정의의 행동이 일단 이런 성격을 갖는다면, 우리는 자연적으로 그 연합에 찬동한다. 우리가 만일 그 연합에 찬동하지 않는다면, 어떤 연합도 묵계도 결코 정의에 수반되는 도덕성에 대한 소감을 산출할 수 없을 것이다.

  인간이 발명한 제도들은 대부분 변화를 따른다. 그와 같은 제도들은 인간의 정취변덕에 좌우된다. 그 제도들은 일시적으로 유행하다가 망각 속으로 사라진다. 우리가 정의를 인간이 발명한 제도라고 인정한다면, 우리는 정의 역시 동일한 지반에 두어야 한다고 걱정할지 모른다. 그러나 이 경우들에는 큰 차이가 있다. 정의의 기초인 이해관계는 상상할 수 있는 한 최대한의 것이고, 모든 시대와 지역에 미친다. 그러므로 그 밖의 어떤 발명도 이해관계에 도움이 될 수 없다. 정의의 이해관계는 명백하며, 사회를 최초로 구성할 때 드러난다. 적어도 인간의 본성이 불변적인 것처럼, 이 모든 원인들은 정의의 규칙을 확고부동하고 불변적으로 만든다. 만일 정의의 규칙들이 근원적 직감에 기초를 두고 있다 하더라도, 이 규칙들은 이보다 더 안정성을 가질 수는 없을 것이다.

  이와 같은 체계는, 의 위엄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행복에 대해서도 올바른 개념을 형성하도록 도와, 인간 본성의 원리가 덕이라는 고귀한 성질을 품고, 육성하는 데 관심을 갖도록 할 것이다. 사실, 온갖 종류의 지식이나 재능을 얻는 것은 그 자체로 직접적으로 이익이 있는 일이기도 하지만, 그 밖에도 그 지식이나 재능은 이것을 얻은 사람을 인류의 눈에 이제까지보다 더욱 눈부신 사람으로 보이게 하며, 따라서 그러한 지식이나 재능에 보편적으로 존중과 찬동이 수반된다고 생각한다면, 사람들은 누구나 지식이나 재능의 추구에 더 한 층 박차를 가하는 정신을 느낄 것이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자신의 성격(의 선악)뿐만 아니라 자신의 평화와 내면적 만족도, 자신이 사회적 덕을 엄격히 준수하는 데에 좌우된다는 점을 염두에 두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인류사회에 대해 지금까지 그 역할이 결여되어 있던 정신의 자기 성찰을 결코 정신이 떠맡을 수 없다는 점을 염두해 두는 사람이라면, 누가 재산상의 이득이 사회적 이득을 거의 이행한 데 대한 충분한 보상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나는 이 주제를 더는 다루지 않겠다. 그와 같은 고찰은 이 책과는 전혀 다른 특성을 가진 별도의 책에서 다루어야 한다. 해부학자는 결코 화가와 경쟁해서는 안 된다*. 해부학자는 인체의 보다 작은 요소들을 분석하고 묘사하면서, 자신이 그려낸 것에 대해 우아하고 매력적인 태도나 표현을 더했다고 주제 넘게 우쭐거려서는 안 된다. 해부학자가 제출한 사물에 댜한 견해에는 매우 불쾌하거나 아주 사소한 것도 있다. 눈과 상상력에 각인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그 대상들을 일정한 거리 밖에 두고 어느 정도 보이지 않도록 가릴 필요가 있다. 그렇지만 해부학자는 화가에게 조언을 하기에 매우 적격이다. 우리는 우아하고 정확하게 구성하기에 앞서, 인체 각 부분들에 대해서 가장 추상적인 사변 역시 아무리 차갑고 건조하더라도 실천적 도덕성에 기여하게 된다. 또 실천적 도덕성에 대한 학문을 실천 법칙의 측면에서 더욱더 알맞도록 하며, 그 충고가 더욱 설득력을 갖도록 한다. (...)

  -  『인간이란 무엇인가-오성·정념·도덕 본성론』(지은이 : 데이비드 흄 · 옮긴이 : 김성숙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9년 · 원제 : Treatise of Human Nature, 1740), <제3편 도덕>, <6. 이 책의 결론**>, p.667~670


   註) ..........................

  * 1739년 9월 17일 날짜로 허치슨에게 보낸 편지에도 이와 같은 취지에서, 덕의 해부학자다운 포부를 적었다. 덕의 해부학자, 즉 도덕의 자연학자가 흄의 근본 태도이다.
  ** 1740년 3월 4일 날짜로 허치슨에게 보내는 편지에 의하면, 흄은 신학자나 도덕론자와 융화하기 위하여 결론을 다시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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