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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칸트의 『판단력 비판』 : 예술 · 예술가 · 변증성 · 판단력

by 이우 posted Feb 13, 2019 Views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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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감적 판단은 보편적 동의를 요구하지만, 독창적 예술가만이 미적인 것을 산출할 수 있다. 예술 작품들은 자유에 의해 산출된다($43) 실천적 '할 수 있음'이 이론적 앎과 구별되듯이, 숙련의 기예는 학문과 구별된다. 그리고 예술은 언제나 자유로운 기예인 반면에, 수공(手工)은 노임(努賃) 기예로서 그 산물이 합목적인 한에서만 적의(適意)하다. 모든 기예가 미적 기예 곧 예술은 아닌 것이다.($44) (..)

  우리는 미적 기예의 생산물이 예술이지 자연이 아니라는 것($45)을 의식할 수밖에 없지만, 그 형식의 합목적성에는 어떤 표준적인 것도 부착해 있지 않다. '자연은 그것이 동시에 예술인 것처럼 보였을 때 아름다운 것이다. 그리고 예술은 우리가 그것이 예술임을 의식할 때도 우리에게 자연인 것처럼 보일 때만 아름답다고 불릴 수 있는 것이다."(B179=V306)

  '그러므로 미적 기예(예술)의 산물에서 합목적성은, 비록 의도적일지라도, 의도적으로 보여서는 안 된다. 다시 말해 미적 기예는, 비록 사람들이 그것을 기예라고 의식하고 있다 할지라도, 자연으로 간주될 수 있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나 기예의 산물이 자연으로 나타나는 것은, 기예의 산물은 규칙들에 따름으로써 마땅히 그것이어야 할 산물이 될 수 있는 만큼 그 규칙들과 정확하게 합치되지만, 거기에는 고심함이 없고, 격식이 엿보이는 일이 없으며, 다시 말해 규칙이 예술가의 눈 앞에 아른거려서 그의 마음의 능력들을 속박했다는 흔적을 보이는 일이 없다고 하는 데 있다."(B180=V306/7)

  천재는 개념들이나 목적들을 이용하지 않고서도 "기예에 규칙을 주는 재능(천부의 자질)이다."(B181=V307) 천재는 네 가지 특징을 갖는다. 첫째, 천재는 "어떠한 특정한 규칙도 주어지지 않는 것을 만들어내는"(B182=V307) 원본성 곧 독창성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둘째, 천재의 생산물은 모방에 의한 것이 아니아 '본보기적"(B182=V308)이다. 쉽게 배울 수 있는 것이 천재성은 아니다. 도제와 대가 사이의 차이는 단계적이지만, 창의적인 천재와 천재성 없이 잘 배운 자 사이의 차이는 종적인 것이다. 미적 기예는 천재의 예술이고, 기계적 기예는 근면의 기술이다. 셋째, 천재는 그가 어떤 규칙에 따라 자기의 생산물을 산출하는가를 스스로 기술할 수 없다. 넷째, 자연은 천재를 통해 예술들에 규칙을 지시한다. 그러나 학문에 규칙을 지시규정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미적 대상들을 취미에 의해 판정하되, 그것들은 천재를 통해 산출된다.($47) 자연미는 취미의 판정 능력만을 필요로 하지만, 예술미는 그것을 넘어 천재의 생산적 능력을 필요로 한다. 칸트가 "자연미는 하나의 아름다운 사물이며, 예술미는 사물에 대한 하나의 아름다운 표상이다"(B188=V311)라고 규정할 때, 그가 말하고 싶은 것은, 예술미의 산출과 판정은 그것의 목적에 앎을 전제한다는 것이다. 한 생산물은 그것의 내적 목적을 완전하게 충족시킬 때 아름답다.

  천재는 우리 마음의 서로 다른 능력에 기초한다.($49) 천재는 취미 외에 "정신", 곧 "마음에서 생기를 일으키는 원리"(B192=V313)인 "미감적 이념들을 현시하는 능력"(B192=V313/4)을 가지고 있다. 미감적 이념은 생산적인 자유로운 상상력에 의해 형성되는 것으로, 내적 직관인 그것에는 아무런 개념도 대응하지 않는다.

  "천재는 본래, 어떠한 학문도 가르쳐줄 수 없고, 어떠한 근면으로도 배술 수 없는, 주어진 개념에 대한 이념들을 찾아내고 다른 한편 이 이념들을 위한 표현을 꼭 집어내는 행운의 관계에서 성립하는 것으로, 이 표현을 통해 저 이념에 의해 일으켜진 주관적 마음의 징조가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될 수 있는 것이다. 이 후자의 재능이야말로 본래 사람들이 '정신'이라고 부르는 것이다."(B198=V317)

  "천재란 주관이 그의 인식능력들을 자유롭게 사용하는 데서 드러나는 천부적 자질의 범형적 원본성(독창성)이다. 그렇기에 천재의 산물은 다른 천재에게는 모방의 실례가 아니라 (......) 계승의 실례인 것이다. 다른 천재는 그 실례를 통해 그 자신의 원본성(독창성)의 감정이 일깨워져, 규칙들의 강제로부터 벗어난 자유를 예술 속에서 행사하는 바, 그를 통해 예술은 그 자신이 새로운 규칙을 얻고, 이 새로운 규칙을 통해 그 재능은 범형적인 것으로 드러난다. 그러나 천재는 자연의 총아이고, 그러한 것을 단지 드문 현상으로 보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에, 천재의 실례는 다른 우수한 두뇌들에 대해 하나의 유파(......)를 만들어낸다. 이들에게는 그러는 한에서 예술이란 자연이 하나의 천재를 통해서 규칙을 준 모방인 것이다."(B200=V318)

  미는 원천적으로 '미감적 이념들의 표현"(B204=V320)이다. 우리가 아름다운 자연의 대상을 미감적 태도에서 관찰하면, 우리는 한낱 직관적으로 주어진 대상에 대해 반성하며, 이 대상은 한 이념의 표현으로 파악될 것이다. 그에 반해 예술미에서의 이 이념이 "객관에 대한 하나의 개념에 의해 유발"(B204=V320)된다. 표현의 방식, 곧 말, 몸짓, 소리에 따라 예술은 셋으로 구분된다. 곧 "언어예술, 조형예술, 그리고 외적 감관인상들인 유희의 예술"(B205=V320/21)이 그것들이다.

  인식능력의 변증성은 각각 필연성을 주장하며 등장한는 두 선험적 판단 사이의 이율배반에 기인한다. 『순수이성비판』에서는 순수 이성의 이율 배반이, 『실천이성비판』에서는 순수 실천 이성의 이율배반이 검토되었다. 그렇다면 판단력도 이성과 더불어 하는 무슨 일이 있는가? 판단력의 이율배반이라는 것이 어떻게 있을 수 있는가?

  칸트에 따르면 판단력의 미감적 사용도 불가피하게 "이성의 이율배반"에 빠진다(B244=V345) 그때 변증적인 것은 취미능력 자신이 아니라, "원리와 관련한 취미의 비판"이다. '누구나 자기 자신의 취미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취미판단에 관해서는 논의할 수 없다'는 취미에 대한 상투어가 "취미의 이율배반"(B232=V338)을 표출한다.

  "취미의 원리에 관해서 다음의 이율배반이 나타난다.
  1) 정립: 취미판단은 개념들에 기초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렇지 않다면 그것에 대해 논의(증명을 통해 결정)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2)반정립: 취미판단은 개념들에 기초한다. 왜냐하면, 그렇지 않다면 그 상이성에도 불구하고 그것에 대해 결코 논쟁하지(이 판단에 대해 다른 사람들의 필연적 일치를 요구하지) 못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B234=V338/9)

  이 이율배반은 사람들이 미감적 판단력을 서로 다른 두 가지 원리에 따라 사용하고 있다는 사정의 결과이다. 이 이율배반이 해결될 때에만, 순수 취미판단의 영역에서 개진된 보편적 동의에 대한 주장도 정당화된다. (중략) '정립'에서는 개념이 규정될 수 있는 지성 개념의 의미로 쓰이고 있다. 미감적 판단들은 아무런 인식도 서술하고 있지 않으므로, '정립' 명제는 참이다. 대상의 미추에 관해서 우리는 지성개념을 적용해서 결정하지 않는다. 인식판단의 진리에 관해서는 우리는 개념적으로 논쟁할 수 있으나, 취미에 대해서는 그렇게 할 수 없다. '반정립'에서 '개념"은 "초월적 이성개념"(B235=V339)으로서, 그러나 감성적 직관의 기초에 놓여 있는 초감성적인 것과 관계하고 있다. 초감성적인 것과의 이 관계 맺음이 순수 취미판단의 보편적 타당성에 대한 주장을 보증한다. 왜냐하면 초감성적인 것이 '판단력에 대한 자연의 주관적 합목적성의 근거 일반"(B236=V340)이기 때문이다. '반정립'이 참일 수 있는 것은, 순수 "취미판단의 규정 근거가 아마도 인간의 초감성적 기체(基體)라고 간주될 수 있는 것에 대한 개념 가운데 놓여 있기 때문'(B236=V340)이다. (...)

  "현상들로서의 감관의 대상들의 관념성이 이 대상들의 형식들이 선험적으로 규정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설명하는 유일한 방식인 것과 마찬가지로", 이 이율배반은 '자연과 예술의 미적인 것을 파정함에 있어서는 합목적성의 관념론'(B254=V351)에 의해 해결되며, 순수한 미감적 판단은 이 조건 아래서만 보편적 동의를 요구할 수 있다. 만약 이 이율배반이 해결될 수 없는 것이라면, 칸트 이론 또한 합당할 수 없게 되겠다.

  칸트는 '윤리성의 상징으로서의 미"($59의 제목)에 대한 성찰로써 변증학을 마친다. 범주적으로 규정되지 않은 초감성적인 것이라는 개념의 실재성을 입증하는 일이 어쩌면 가능하지 않을까? 우리는 비록 초감성적인 것을 직관하지는 못하지만, 그것의 실재성은 상징적으로 제시될 수 있다. 상징이란 그 개념을 유비를 통해 간접적으로 현시하는 것이고, 그를 위해 우리는 경험적 직관들을 이용한다. 이제 칸트가 주장하는 것은 미적인 것이 윤리적으로 좋은 것, 곧 선의 상징이라는 것이다.

  "미적인 것은 윤리적으로-좋은(선한) 것의 상징이며, 그리고 또한 누구에게나 자연스럽고, 또 누구나 다른 사람에게 의무로서 요구하는 관계의 이러한 관점에서만 미적인 것은 다른 모든 사람의 동의를 요구함과 함께 적의한 것이다."(B258=V353)

  미적인 것은 보편적인 찬동에 대한 주장과 함께 적의하고, 이 주장은 바로, 내가 다른 모든 사람들에게 윤리적으로 좋은 것을 요구하기 때문에 정당한 것이 된다. 순수한 미감적 판단에서 나는 내 안에 있는 예지적인 것에 대한 의식에 의해 한낱 감성적 쾌를 수용하는 것을 벗어난다. 미는 일정 부분 그 미감적 규범성을 도덕적 규범성에서 얻어오는 바, 도덕적 규범성은 구성적인 이성 사용에 기초하는 것이다. 그러나 미학과 도덕의 결합은 더 멀리까지 미친다. 우린는 또한 우리 안에 우리를 도덕으로 기울게 하는 어떤 성품을 굳게 만드는 미감적 실천에 참여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판단력은 순수한 흡족의 대상들에 대하여 스스로 법칙을 수립하고, 그 자신을 자연의 기초에뿐만 아니라 이성에 의한 자유로운 자기규정에도 놓여 있는 어떤 것, 곧 초감성적인 것과 결합되어 있는 것으로 본다. 우리는 우리의 상상력의 자유로운 유희에 의해서 자연의 일부인 우리 지각의 대상을 아름답다고 또는 아름답지 않다고 판정하면서, 자유로부터 자연으로 건너가는 길을 닦는다. 초감성적인 것에서 우리의 이론적 능력과 실천적 능력은 물론 우리에게 알려져 있는 방식으로서 상호통일적으로 결합되어 있다.(B259=V353 참조) 진(참임)·선(참됨)·미(참함)는 오직 초감성적인 이념 아래서만 통일적인 것으로 생각될 수 있다. (...)
  
 - 『판단력비판』(특별판 한국어 칸트 선집 · 지은이 : 임마누엘 칸트 · 옮긴이 : 백종현 · 아카넷 · 2017년 · 원제 : Kritik der Urteilskraft, 1790년)  <판단력비판 해제> p.5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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