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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칸트의 비판 철학』: 자연과 인간의 합목적적 관계·역사

by 이우 posted Feb 07, 2019 Views 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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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지막 질문은 이런 것이다. 어떻게 궁극 목적은 또한 자연의 최종 목적인가? 다시 말해, 오로지 초감성적 존재로서, 또 가상체로서만 궁극 목적인 인간이 어떻게 감성적 자연의 최종 목적일 수 있는가? 우리는 어떤 식으로든 초감성계가 감성계와 통일되어야 함을 한다. 자유 개념은 감성계 속에서 자유의 법칙이 부과한 목적을 실현해야만 한다. 이 실현은 두 종류의 제약 아래서 가능하다.

  그 하나는 신적 제약들이다. 이성의 이념들에 대한 실천적 규정은 감성계와 초감성계의 일치, 행복과 도덕성의 일치로서 최고선을 가능하게 해준다. 다른 하나는 현세적 제약들이다. 미학과 목적론에 있어서 합목적성은 최고선 자체의 실현, 다시 말해 보다 높은 합목적성에 대한 감성적인 것의 합치를 가능하게 해준다. 그러므로 자유의 실현은 또한 최고선의 성취이다. 즉 "세계 안의 이성적 피조물의 최고의 행복과 도덕적 선 자체의 최고의 제약과의 결합"(『판단력비판』 88)이다. 이런 의미에서 무제약적인 궁극 목적은 감성계 자연의 최종 목적이다. 제약들 아래서 이 최종 목적은, 궁극 목적을 감성적 자연 속에서 필연적으로 실현될 수 있으며 또 실현되어야 하는 것으로 정립한다.

  최종 목적이 궁극 목적 이외의 다른 것이 아닌 한에서의 최종 목적은 근본적인 역설의 대상이다. 즉 감성적 자연의 최종 목적은 이 자연 자체가 충분히 실현될 수 없는 목적이다.(『판단력비판』 84) 자유를 실현하는 것은 자연이 아니지만 자유 개념은 자연 속에서 실현되거나 성취된다. 감성계 안에서 자유와 최고선의 성취는 이처럼 인간의 고유한 종합적 활동을 함축한다. 다시 말해 역사가 이 성취이며 또한 역사는 자연의 단순한 전개와 혼동되어서는 안된다. 최종 목적의 이념은 자연과 인간의 합목적적 관계를 잘 함축하고 있다.

  그러나 이 관계는 오직 자연적 합목적성을 통해서 가능하게 된다. 본질적으로 그리고 명백히, 이 관계는 이 감성적 자연과는 관계가 없다. 이 관계는 인간이 설립하고 창시해야만 한다.(『판단력비판』 83) 합목적적 관계의 설립이란 왼벽한 시민 정체(政體)의 형성이다. 이 시민 정체는 문화의 최고 목표이고 역사의 목적이며 진정한 현세적 최고선이다.(『판단력비판』 88 ; 『보편사』 명제 5~8)

  위의 역설은 쉽게 설명된다. 현상으로서의 감성적 자연은 기체로서 초감성적인 것을 갖는다. 오직 이 기체 속에서만 감성적 자연의 기계론과 합목적성, 다시 말해 자연 안에서 감각의 대상으로서 필연적인 것과 관계하는 기계론과, 자연 안에서의 이성의 대상으로서 우연적인 것과 관계하는 합목적성이 양립하게 된다.(『판단력비판』 77) 그러므로 감성적 자연이 '자신의' 최종 목적인 것을 실현하기에 충분치 못하다는 것은 초감성적 자연의 술책이다. 왜냐하면 이 목적은 초감성적인 것 자체이기 때문이다. 이 초감성적인 것이 성취되어야만 하는, 다시 말해 초감겅적인 것은 감성적인 것 속에서 결과를 가져야만 하는 한에서 말이다.

  "자연이 의도하는 바는 인간이 그의 동물적 현존의 기계적 구성을 넘어서는 모든 것을 전적으로 자기 자신으로부터 산출하고, 또 본능에서 독립하여 자신의 고유한 이성을 통해서 창조한 행복이나 완벽함 이외에는 관여하지 않는 것이다.(『보편사』, 명제 3, VIII, 19) 이렇듯 감성적 자연과 인간의 능력들의 일치에 있어서 우연은 최고의 초월적 가상이며, 이것이 초감성적인 것의 술책을 감춰버린다.

  그러나 감성적인 것 속에 실현된 초감성적인 것의 결과에 대해서는, 또는 자유 개념의 실현에 대해서 말할 때, 우리는 결코 현상으로서 감성적 자연이 자유의 법칙 또는 이성의 법칙에 종속된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그런 역사 개념은 사건들이 이성을 이성을 통해, 그리고 가상체로서의 인간 안에 개별적으로 현존하는 이성을 통해 규정된다는 것을 함축할 것이다. 이때 사건들은 인간 자신의 '합리적인 개인적 계획'을 나타낼 것이다.(『보편사』, 서론)

  그러나 감성적 자연 속에 나타나는 것인 역사는 우리에게 모든 대립을 보여준다. 즉 힘들의 순수한 관계들, 성향들 간의 적대 관계들 같은 것 말이다. 이런 대립은 유치한 자만과 같은 광기의 덩어리를 형성한다. 감성적 자연은 언제나 자신의 고유한 법칙을 따른다. 그러나 설령 감성적 자연이 그의 최종 목적을 실현할 수 없다 해도 역시 감성적 자연은 이 목적의 실현을 가능하게 해주는 자신의 고유한 법칙을 따라야 한다. 바로 이 힘들의 메카니즘과 성향들의 투쟁(반사회적 사회성, 『보편사』, VIII, 2)0 참조)을 통해 감성적 자연은 인류 자체 속에서 사회 건설을 주재하고, 오로지 그런 가운데서만 궁극 목적은 역사적으로 실현될 수 있다.(『보편사』, 명제 4)

  이처럼 선험적인 개인적 이성의 계획의 관점에서 볼 때 무의미한 것으로 보이는 것은, 인간 종에 있어서 이성의 발전을 경험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자연의 계획'일 수 있다. 역사는 개인의 이성의 관점이 아니라 종의 관점에서 판단되어야만 한다.(『보편사』, 명제 2) 이처럼 자연의 두 번째 술책이 있는데, 우리는 이것을 첫 번째 것과 혼동해서는 안된다.(두 가지 모두 역사를 구성한다) 이 두 번째 술책에 따라 초감성적 자연은―심지어 인간의 경우에 있어서조차―감성적인 것이 결국에는 초감성적인 것의 결과를 받아들일 수 있기 위해 감성적인 것 자신의 고유 법칙에 따라 진행하기를 원한다. (...)
  
- 『칸트의 비판 철학』(질 들뢰즈·민음사·2006·원제 : La philosophie critique de Kant, 1963) <결론. 이성의 목적들> p.134~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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