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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칸트의 비판 철학』 : 자연목적론·합목적성·도덕목적론·신학

by 이우 posted Feb 06, 2019 Views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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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 개의 비판은 진정한 전환의 체계를 보여준다. 첫째, 능력들은 표상 일반(인식함, 욕구함, 느낌)의 관계에 따라 정의된다. 둘째, 능력들은 표상의 원천(상상력, 지성, 이성)으로서 정의된다. 첫번째 의미의 능력들 각각마다 반드시 두 번째 의미의 능력이 대상에 대해 입법하게 되어 있다. 또한 이때 입법하는 두 번째 의미의 능력은 반드시 그 외의 다른 능력들에게 그 능력들만의 특정한 임무를 부여하게끔 되어 있다. 이런 식으로 지성은 인식 능력에서, 이성은 욕구 능력에서 입법한다. 사실 판단력 비판에서는 상상력이 자기 임무로서 입법적 기능을 가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상상력은 자유로워진다. 그 결과 모든 능력은 함께 자유로운 일치를 이룬다. 이처럼 처음 두 비판은 능력들 가운데 하나를 통해 규정되는 능력들의 관계를 밝혀내며, 마지막 비판은 모든 규정된 관계의 가능성의 조건으로서 능력들의 자유로우며 규정되지 않은 일치를 보다 심층적으로 밝혀낸다.

  이 자유로운 일치는 두 가지 방식으로 나타난다. 인식 능력 속에서 입법적 지성을 통해 전제된 근저로 나타나며, 그 자체만으로는 우리를 입법적 이성 또는 욕구 능력으로 운명 지울 씨앗으로 나타난다. 또한 이 일치는 인간 심성의 가장 깊은 연모 면모이긴 하나 가장 높은 면모는 아니다. 가장 높은 면모는 이성의 실천적 관심이며, 이는 욕구 능력에 대응하고 또 인식 능력 혹은 사변적 관심은 이에 종속된다. (중략)

  독단론은 주체와 대상 사이의 조화를 주장하고 이 조화를 보증하기 위해 무한한 능력을 지닌 신을 끌어들였다. 첫 두 비판은 이를 '유한한' 주체에 대한 대상의 필연적 종속을 이념으로 대치한다. 우리는 입법자이기기는 하나 유한자로서 그러한 것이며 도덕법칙조차 유한한 이성의 사실이다. 이것이 코페르니쿠스적 혁명이다. 그러나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판단력 비판은 특정한 난점을 안고 있는 것 같다. 즉 칸트가 능력들의 규정된 관계의 심층에서 자유로운 일치를 찾아냈을 때 그는 단순히 조화와 합목적성의 이념을 다시 도입한 것이 아닌가? 이 재도입은 능력들 사이의 '합목적적' 일치(주관적 합목적성)와 자연과 능력들 자체의 '우연적' 일치(객관적 합목적성)라는 두 가지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이것이 본질적인 것은 아니다. 본질적인 것은 판단력 비판이 합목적성에 관한 새로운 이론을 제시하며, 이 이론은 초월적 관점과 일치하고 입법의 이념과 완벽하게 양립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작업은 합목적성이 더 이상 신학적 원리를 가지지 않고, 오히려 신학이 인간적인 '합목적적' 근거를 가지는 한에서 완성된다. 이로부터 판단력 비판의 두 논제의 중요성을 이야기할 수 있다. 즉 능력들의 합목적적 일치는 특정한 발생의 산물이며 자연과 인간의 합목적적 관계는 바로 인간의 실천적 활동의 결과이다.

  목적론적 판단력은 미감적 판단력과 달리 반성에 선험적인 근거를 마련해 주는 원리에 의존하지 않는다. 또한 목적론적 판단력은 미감적 판단력을 통해 준비되어야 하며 자연 목적 개념은 먼저 목적 없는 합목적성의 순수 형식을 전제한다. 반면 우리가 자연 목적을 달성했을 때는 미감적 판단력이 아니라 목저론적 판단력에서 문제가 쟁점화된다. 미학은 어떤 대상이 아름답다고 판단되어야 하는가를 결정하는 일을 취미에 맡긴다. 반대로 목적론은 우리가 자연 목적의 개념에 따라 어떤 사물을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조건들을 지시해 주는 규칙들을 요구한다.(『판단력비판』 <들어가는 말>, VIII) 그러므로 연역은 다음과 같은 순서로 진행된다. 우선 합목적성의 형식에서 자연 목적 개념으로 나아간다.(여기서는 대상들의 합목적적 통일이 내용 또는 개별 법칙의 관점에서 표현된다.) 그 다음에는 자연 목적 개념에서 자연 안에서의 그 개념의 적용으로 나아간다.(여기서는 반성을 통해, 이 개념에 따라 판단되어야만 하는 대상들이 표현된다.)

  이 적용은 이중적이다. 우리는 자연 목적 개념을 하나는 원인이고 다른 하나는 결과인 두 대상에 적용한다. 결과의 이념을 원인의 인과성에 도입하는 방식으로 말이다.(예컨대 모래밭을 소나무 숲이 가능하기 위한 수단으로 도입할 수 있다.) 또는 원인이며 그 자체가 결과인 하나의 사물에 적용한다. 이런 사물은 그 사물의 부분들이, 그 부분들의 형식과 연관에 있어서 상호적으로 산출되는 사물을 말한다. 이런 사물은 유기적인 존재들이며 스스로를 유기체로 구성한다. 이런 식으로 전체의 이념이 도입된다. 그 도입은 이 이념이 사물의 현존의 원인인 한에서가 아니다.('왜냐하면 이럴 경우 이 사물은 기술技術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전체의 이념은 반성의 관점에서 보아 이 이념이, 자연의 산물로서 사물이 근거할 수 있는(자연 산물로서 사물의 가능성의) 근거로서 도입된다. 합목적성은 앞의 경우에는 외재하고 뒤의 경우에는 내재한다.(『판단력비판』 63~65) 그런데 두 목적성 사이에는 복잡한 관계가 있다.

  한편으로 외적 합목적성은 그 자체만으로 순수하게 상대적이고 가정적이다. 그렇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가 최종 목적을 규정할 수 있어야 했을 것이다. 이는 자연에 대한 탐구를 통해서는 불가능하다. 우리는 오로지 원인에 대해 이미 목적인 수단들만을 탐구할 수 있을 뿐이고, 그 목적들 또한 다른 사물에 대해서는 여전히 수단들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는 수 없이 외적 합목적성내적 합목적성종속시킨다. 다시 말해 어떤 하나의 사물이 기여하는 목적이 그 자체 유기적인 존해인 한에서만, 그 하나의 사물을 하나의 수단으로 고려한다.(『판단력비판』 82)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내적 합목적성이, 일종의 외적 합목적성에 의존하는지 그리고 해결될 수 없는 것처럼 보이는 최종 목적의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지 의심스러워진다. 확실히 자연 목적 개념을 유기적 존재들에 적용할 경우 우리는, 자연 전체는 목적들의 규칙에 따르는 체계라는 이념으로 인도된다.(『판단력비판』 67) 우리는 유기적인 존재들로부터 다시 그 존재들 사이의 외적 관계들로 가게 된다. 이 관계들은 우주 전체에 걸친 것이어야 한다.(『판단력비판』 82) 그러나 분명 자연은 최종 목적과 관련해서만 체계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어떤 유기적인 존재도 그런 목적을 구성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 특히 동물 종으로서의 인간조차 그렇게 할 수는 없다. 즉 최종 목적은 목적으로서 어떤 것의 현존을 함축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유기적 존재들에 있어서 내적 목적성은 그 존재들의 현존 자체가 목적인지 아닌지 고려함 없이 단지 그 존재들의 가능성에만 관계한다. 내적 합목적성은 다만 다음과 같은 문제를 제기할 뿐이다.

  왜 어떤 현존하는 사물들은 이런저런 형식을 가지고 있는가? 그러나 이 문제는 다음의 또 다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왜 바로 이런 형식을 가진 사물들이 존재하는가? 현존의 목적이 그 자신 안에 있는 존재만이 오직 '최종 목적'이라 불릴 수 있다. 그러므로 최종 목적의 이념은 궁극 목적의 이념을 함축하는데, 궁극 목적의 이념은 궁극 목적의 이념을 함축하는데, 궁극 목적은 반성의 모든 원천인 감성적 자연 속에서의 우리의 모든 탐구 가능성을 넘어선다.(『판단력비판』 82, 84)

  자연 목적은 가능성의 근거이다. 그리고 최종 목적은 현존의 이유이다. 또한 궁극 목적은 그 자신 안에 현존의 이유를 갖는 것이다. 그러나 누가 궁극 목적인가? 오직 목적 개념을 형성할 수 있는 존재만이 궁극 목적일 수 있다. 그리고 오직 이성적 존재로서의 인간만이 현존의 목적을 그 자신 안에서 찾을 수 있다. 여기서 인간이란 행복을 찾는 존재로서의 인간을 말하는가?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목적으로서의 행복은 다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왜 인간은 자신의 현존을 행복하게 하려고 애쓰는 그런 형식 속에서 존재하는가?(『판단력비판』 86) 그러면 여기서의 인간은 인식하는 존재로서의 인간을 말하는가? 확실히 사변적 관심은 인식을 목적으로 삼는다. 그러나 인식하는 존재의 현존이 먼저 궁극 목적이 아니라면 인식이라는 목적은 아무 것도 아니다.(『판단력비판』 82, 84)

  인식적 측면에서볼 때, 우리는 반성의 관점에서 궁극 목적의 이념이 아니라 오로지 자연 목적 개념만을 형성한다. 확실히 이 개념의 도움으로 간접적이며 유비적인 사변적 이념의 대상(자연의 지성적 창조자로서의 신)을 규정할 수 있다. 그러나 '왜 신은 자연을 창조했는가'라는 문제는 여전히 이 규정으로부터 완전하게 벗어나 있다. 칸트가 계속해서 신학의 토대로는 자연목적론이 불충분하다는 것을 환기시키는 것은 바로 이런 의미에서이다.(『판단력비판』 82, 84) 이 경로를 통해 도달하는 신의 이념에 대란 규정은 신앙이 아니라 다만 하나의 견해만을 우리에게 준다.(『판단력비판』 85, 91, 목적론에 관힌 일반주) 간단히 말해 자연 목적론은 지성적인 창조적 원인 개념을 정당화하지만 오로지 현존하는 사물들의 가능성의 관점에서만 그렇게 할 수 있다. 창조 행위에서 궁극 목적의 문제(세계, 그리고 인간 자신이 현존해 봤자 그게 무슨 소용인가?)는 모든 자연 목적론을 넘어서며 자연 목적론을 통해서는 인식될 수조차 없다.(『판단력비판』 85, 91, 목적론에 관힌 일반주)

  "궁극 목적은 단지 실천 이성의 개념일 뿐이다."(판단력비판』 88, V, 454) 참으로 도덕법칙은 조건 없이 목적을 규정한다. 이 목적 속에서 이성은 이성 그 자신을 목적으로 삼고, 자유는 법칙을 통해 규정된 최고 목적이라는 내용을 필연적으로 자신에게 준다. '누가 궁극 목적인가'라는 질문에 우리는 답해야만 한다. 그것은 인간, 가상체이며 초감성적 존재로서의 인간, 도덕적 존재로서의 인간이다. "도덕적 존재로서의 인간에 관해서는 더 이상 그가 왜 현존하는지 물을 수 없다. 그의 현존은 그 자체가 최고 목적이다."(『판단력비판』 84, V, 435) 이 최고 목적은 도덕법칙 아래서의 이성적 존재들의 조직이다. 또는 이성적 존재 안에 그 자체로 내포된 현존의 이유로서의 자유이다. 여기서 실천적 합목적성과 무조건적 입법성의 절대적 통일이 출현한다. 이 통일은 실천적 합목적성이 우리 자신 속에서 이 합목적성의 법칙을 통해 선험적으로 규정되는 한에서 '도덕목적론'을 형성한다.

  이처럼 궁극 목적은 실천적으로 규정될 수 있으며 또 규정된다. 그리하여 우리는 두 번째 비판에 따라서 이번에는 어떻게 이 규정이 도덕적 창조자로서의 신의 이념에 대한 실천적 규정을 이끄는지를 알게 된다. 신의 이념에 대한 이 실천적 규정 없이는 궁극 목적은 실현 가능한 것으로 생각될 수 조차 없다. 어쨌거나 신학은 언제나 목적론에 기초한다. 그 역은 성립하지 않는다. 그런데 조금 전 우리는 자연 목적론(반성의 개념)에서 자연 신학(규제적 이념의 사변적 규정, 지성적 창조자로서 신)으로 상승하였다. (중략) 지금 우리는 선험적으로 실천목적론(궁극 목적을 실천적으로 규정하는 개념)에서 도덕 신학(신앙의 대상으로서 도덕적 신의 이념에 대한 충분한 실천적 규정)으로 나아간다. 우리는 자연목적론이 무용하다고만 생각할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자연목적론은 우리가 신학을 추구하도록 부추기기 때문이다. (...)

 - 『칸트의 비판 철학』(질 들뢰즈·민음사·2006·원제 : La philosophie critique de Kant, 1963) <결론. 이성의 목적들> p. 125~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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