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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 : 생산하는 몸체와 질료, 그리고 공백

by 이우 posted Sep 21, 2018 Views 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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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사물의 본성에관하여.jpg


  아이네아스*의 후손들의 어머니시여, 인간과 신들의 즐거움이시여,
  생명을 주시는 베누스시여, 당신은 하늘을 미끄러지는 별들 아래
  배들을 나르는 바다곡식을 가져오는 들을
  그득하게 채워주십니다. 당신으로 인하여 목숨 가진 것들의 모든 종족
  수태하며, 생겨나 태양 빛을 보러오니까요.
  당신을, 여신이이여, 당신을 바람들이 피합니다. 당신을 하늘의 구름들이
  당신께서 오시는 것을 피합니다. 당신을 위하여, 교묘한 재주를 지닌 땅이
  달콤한 꽃들을 피워냅니다. 당신께 바다의 수면이 미소 지으며,
  평온해진 하늘이 흩뿌려진 빛으로 반짝입니다.
  그것은, 봄날의 얼굴이 드러나고
  생명을 주는 서풍의 바람결이 풀려나 세어지자마자,
  하늘의 새들이 제일 먼저 당신을, 여신이시여, 그리고 당신이
  들어오심을, 당신의 힘에 가슴 떨려 알리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산짐승가축도 풍요한 풀밭을 두루 뛰어다니고,
  물살 빠른 강들을 헤어건너지요. 무엇이든 그렇게 매력에 사로잡혀
  어디든 당신이 이끌어 몰아가는대로 욕망으로 당신을 따릅니다.
  그리하여 당신은 바다들과 격렬한 강들과
  나뭇잎 우거진 새들의 집들과 푸르른 들판을 가로질러
  모든 것의 가슴에 매혹하는 사랑을 심어 넣어,
  종족을 좇아 열심히 자손을 생산하도록 만드십니다.
  그러한 당신은 홀로 사물들의 본성을 조종하시고,
  당신 없이는 그 어떤 것도 빛의 신성한 해안으로
  생겨올라오지 못하며, 어떤 것도 행복하게, 사랑스럽게 되지 못하니,
  제가 사물들의 본성에 대하여 친애하는 멤미우스 집안의 자손에게
  엮어보이고자 시구들을 쓰는 데에 당신께서 동맹자가 되시기를
  간결히 원하나이다. 당신을 그를, 여신이시여, 온 생애 동안
  온갖 것으로 치장하여 탁월한 자로 만들기를 원하셨습니다.
  그런 만큼 더 크게, 여신이여, 말해진 것들에 영속적인 매력을 주소서,
  그 사이, 군사의 거친 일들은
  온 땅과 바다에 걸쳐 잠들어 조용하게 하소서.
  왜냐하면 당신만이 고요한 평화로써 인간들을 도우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쟁의 거친 일들은 무기를 지배하는
  마르보스(마르스)께서 다스리는데, 그는 사랑의 영원한 상처에 굴복하여
  자주 당신의 무릎에 자신을 던지니까요.
  그리고 그는 그렇게 유연한 목을 기대어 받치고 올려다보며,
  당신을 응시하여, 여신이여, 담욕스런 시선을 사랑으로 먹입니다.
  또한 기대어 누운 그의 숨결은 당신의 입에 매달려 있지요.
  당신은, 여신이여, 당신의 신성한 몸에 의지해 누운 그를
  위에서 감싸며, 입에서 달콤한 속삭임
  쏟으소서,

  (...)

  그대가, 신실한 열정으로 그대에게 주어진 나의 선물을,
  그것이 이해되기도 전에 무시하고 떠나지 않도록,
  왜냐하면 나는 그대를 위해 하늘과 신들의 최고 이치에 대하여
  논하기 시작할 것이며, 사물들의 기원**을 펼쳐 밝힐 것이니까.
  자연은 거기로부터 모든 것을 만들어내고, 사물들을 자라게 하고 키우며
  또한 같은 것들을 사멸하도록 다시 거기로 헤쳐 보내도다.
  이것들은, 우리가 이치를 설명함에 있어서, 재료라고, 사물이 될
  생산적인 몸***이라고 부르고, 사물의 씨앗이라고
  지칭해 비롯하던 것이며, 같은 이것들을 첫번째 알갱이
  칭하기도 했었다. 왜냐하면 첫번째 것인 이것들로부터 모든 것이 나왔기 때문이다.
  인간의 삶이 무거운 종교에 눌려
  모두의 눈앞에서 땅에 비천하게 누워 있을 때
  그 종교는 하늘의 영역으로부터 머리를 보이며
  소름끼치는 모습으로 인간들의 위에 서 있었는데
  처음으로 한 희랍인****이 필멸(鹎滅)의 눈을
  감히 맞서 들었고, 처음으로 감히 맞서 대항하였도다.

  (...)

  그것의 첫 원리는 다음과 같은 것에서 우리를 위한 시작점을 얻어야 한다
  즉 그 어떤 것도 신들의 뜻에 의해 무(無)로부터 생겨나진 않았다는 것이다.
  실로 그토록이나 두려움이 모든 인간을 사로잡고 있다.
  그들이 땅과 하늘에서 많은 것들을 보는데,
  그것들의 작용 원인을 그 어떤 이치로써도 살펴볼 수 없고,
  그것이 신의 능력에 의해 일어났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따라서 우리가, 그 어떤 것도 무로 생성될 수 없다는 것을
  알고나면, 그때는 이 사실로부터 우리가 좇는 것을 더 제대로
  보게 될 것이다. 어디서 각 종의 사물들이 생성될 수 있는지도,

  (...)

  여기에 다음 것이 덧붙여진다. 즉 자연은 각각의 것들을 다시금 그 자신의
  알갱이로 해체한다는 것, 사물들을 결코 무(無)가 되도록 파괴하지 않는다는 것이.
  왜냐하면, 만일 어떤 사물이 그 최종적인 부분까지 필멸의 것이라면,
  각각의 사물은 갑자기 눈앞에서 채여 가서 소멸할테니까.
  그것의 부분들에서 해체를 준비하고, 결합을 풀어헤칠 수 있는
  그 어떤 힘도 필요치 않을 터이니까.
  하지만 현재 그러하듯, 각각의 것들은 영원히 씨앗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사물들을 타격으로써 흩어 나누거나,
  빈곳을 통해 안으로 뚫고 들어가 해체하는 힘이 닥쳐오지 않는 한,
  자연은 그 어떤 것의 파괴도 나타나도록 허용하지 않는다.
  또한 만일 세월이 노령으로써 데려가 버리는 그 어떤 것이든
  그 모든 질료를 소모하여 완전히 없애버린다면,
  베누스는 어디서 살아있는 것들의 종족을 그 종(種)에 따라
  샐명의 빛으로 되이끌 수 있으며, 이끌려온 그것을 땅을, 비록 그것이 공교(工巧)하다해도,
  어디로부터 종에 따라 양식을 공급하며 키우고 자라게 하겠는가?
  토박이인 샘들과 멀리 바깥에서 오는 강들은
  어떻게 바다를 채울 것인가? 창공(倉空)은 어떻게 별들을 먹일 것인가?
  왜냐하면 지나가버린 무한한 세월과 날들이
  스러지는 몸으로 된 모든 것들을 소모해버렸어야만 하니 말이다.
  그러나 만일 그 시간과 지나가버린 세월에
  그것들로부터 사물들의 이 총체가 재생되어 유지된 그런 것들이 있었다면,
  그것들은 확실히 불멸의 본성을 부여 받은 것들이다.
  따라서 각각의 것들이 무로 되돌려 질 수는 없다.
  더욱이, 같은 종류의 원인이 모든 것을 다함께
  파괴했을 것이다, 만약 영원한 질료가 튼튼하던 느슨하던
  그들 사이의 결합을 얽어 잡아주고 있지 않다면.
  왜냐하면, 진정 각각의 경우에 적용되는 특정한 힘이 그것의 조직을 파괴해야 하는 바
  영원한 몸으로 된 것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는,
  접촉만으로 정말 죽음의 충분한 이유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상이 그러하듯, 기원들의 서로 간의 결합
  각기 다르게 되어 있으며 질료는 영원한 것이므로,
  사물들은 손상되지 않은 몸체들로 이뤄진 채 남아 있다, 각 사물의 조직에
  충분히 날카로운 것으로 밝혀진 힘이 다가오기까지는.
  그러므로 어떤 것도 무로 돌아가지 않고, 모든 것이
  분해에 의해 질료의 알갱이로 돌아간다.
  (...)


   註) ...............

  *아이네아스 : 트로이아의 왕족인 앙키세스와 여신 아프로디테(베누스, 비너스) 사이에 태어났다고 하는 영웅. 그는 트로이아 멸망 때 살아남아 여러 곳을 방랑한 끝에 이탈리아에 당도하였다 하며, 로마의 전ㅅ러적인 건국자 로믈루스와 레무스가 그의 후손으로 알려져 있다.
  **기원 : 아르케(arche). 질료적, 시간적, 인과적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생산적인 몸 : 라틴어로 corpus. 희랍어 soma에 해당한다.
  ****희랍인 : 에피쿠로스를 말한다.

   -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루크레티우스 · 아카넷 · 2012년 · 원제 : De Rerum Natura)  p 2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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