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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스피노자의 철학 : 슬픔과 기쁨, 나쁨과 좋음, 그리고 윤리(Ethics)

by 이우 posted Jul 24, 2018 Views 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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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슬픔에는 부정적이지도 외적이지도 않은 환원불가능한 어떤 것이 있다. 그것은 체험된 실제적인 이행, 지속이다. <나쁨>의 궁극적인 환원불가능성을 보여주는 어떤 것이 있다. 그것은 행위 능력 혹은 변용 능력의 감소로서의 슬픔이다. 이 슬픔은 악인의 증오 못지 않게 불행한 사람의 절망 속에서도 나타난다. 지속의 존재를 부정하기는커녕 스피노자 지속에 의해 존재의 지속적인 변이들을 정의하고 거기에서 나쁨의 최후 피난처를 확인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본질에 속하는 것은, 단지 상태나 변용일 뿐이다. (중략) 이 변이는 그 자체로는 본질에 속하지 않으며, 그것은 단지 존재 혹은 지속에 속할 뿐이고, 단지 존재 속에서의 상태의 발생에만 관련된다. 본질의 상태들은 그것들의 존재 속에서 발생이 증가에 의해서인가 아니면 감소에 의해서인가에 따라 아주 상이하다. 한 외부 상태가 우리 행위 능력의 증가를 포함할 때, 그 상태는 우리의 그 능력 자체에 의존하는 또 다른 상태와 겹쳐진다. (중략)

  존재(l' existence)가 체험인 것은 바로 그러한 의미에서이다. 그러나 그것은 물리학적, 화학적 체험이며, 심판의 대립 개념인 실험(experimentation)이다. 블레이온베르흐의 모든 서신이 심판이라는 주제와 관련되어 있는 것은 바로 그러한 이유 때문이다. 신을 선악의 판관이 되도록 만드는 지성, 의지, 정념들을 신은 갖고 있는가? 실제로는, 우리는 단지 우리 자신에 의해서만 그리고 우리의 상태들에 따라서만 심판받는다. 상태들에 대한 물리-화학적 체험은 도덕적 심판에 대립되는 윤리학을 구성한다.

  본질은, 우리의 단일한 본질은 순간적인 것이 아니라 영원한 것이다. 그런데, 본질의 영원성은 지속 속에서의 존재 이후에 오는 어떤 것이 아니라 그것과 정확하게 동시적인 것이며 공존하는 것이다. 영원하고 단일한 본질은 영원히 진리인 어떤 관계 속에서 표현되는 우리 자신의 내포적(intense) 부분*이다. 그리고 존재는 지속 속에 있는 이 관계 아래서 우리에게 귀속되어 있는 외연적 부분들의 전체이다.

  존재하고 있는 동안에, 우리가 우리가 우리의 행위 능력이 증가하도록 이 부분들을 결합할 줄 안다면, 우리는 그와 동시에 우리 자신에만 의존하는, 즉 우리 자신의 내포적 부분에 의존하는 그만큼의 변용들을 체험하게 될 것이다. 반대로 우리가 끊임없이 우리 자신의 부분들과 다른 사물들의 부분들을 파괴하거나 해체한다면, 우리의 내포적 부분이자 영원한 부분, 즉 우리의 본질인 부분은 그러한 만큼 자기 자신으로부터 유래하는 변용들을 아주 적게 갖게 되고 또 적게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며, 자기 자신에 의존하는 어떠한 행복도 갖지 못할 것이다. 이것이 훌륭한 사람과 열등한 사람의 궁극적인 차이이다.

  훌륭하거나 강한 사람은 충만하게 혹은 내적인 강인함을 가지고 존재함으로써 살고 있는 동안에 자신의 영원성을 획득한 사람이며, 언제나 외연적이고 언제나 외적인 것인 죽음은 그에게 큰 중요성을 갖지 않는다. 따라서 윤리적 체험사후의 심판과 대립을 이룬다. 도덕적 질서를 재건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은 이제 본질들과 그 상태들의 내재적 질서를 승인한다. 보상과 처벌을 배분하는 종합을 추구하는 대신, 윤리적 체험은 우리의 화학적 결합을 분석하는 데 만족한다(금이나 점토에 대한 실험**)

  우리는 세 가지 구성요소를 가지고 있다. (1)단일하고 영원한 우리의 본질 (2)우리의 고유한 관계들, 혹은 영원한 진리로서의 우리의 변용 능력들. (3)우리의 존재를 지속 속에서 규정하는 외연적 부분들, 즉 이러한 우리의 관계들을 실행시키는 한에서 우리의 본질에 속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외연적 부분들. 본성의 이 마지막 지층에서만 <나쁨>이 존재한다. 나쁨은, 어떤 관계 아래서 우리의 본질에 속하는 외연적 부분들이 다른 관계 속으로 들어가도록 외부에서 결정될 때다. 혹은 우리의 변용능력을 벗어나는 변용이 우리에게 일어날 때이다. 이때 우리는 우리의 관계가 해체되었다는가 혹은 우리의 변용능력이 파괴되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우리의 관계가 외연적 부분들에 의해서, 혹은 우리의 능력(pouvoir)이 외적 변용들에 의해 실행되는 것을 멈추었을 뿐이며, 우리의 관계와 우리의 능력은 그 영원한 본질의 어느 것도 잃지 않는다.

  우리가 나쁜 것이라 부르는 모든 것은 엄밀히 말하면 필연적인 것이며, 다만 외부로부터 온 것일 뿐이다. 우연(l'accident)의 필연성. 죽음은 언제나 외부로부터 오는 만큼 더욱더 필연적인 것이다. 먼저 존재의 평균적인 지속이 있다. 어떤 관계가 주어지면, 그것은 실행의 평균적인 지속을 갖는다. 그러나 또한 외적인 우연들과 변용들이 매 순간 그 실행을 중단시킬 수 있다. 죽음이 우리의 내부 속에 있다고 믿게 만드는 것이 죽음의 필연성이다. 그러나 사실 피괴나 해체는 우리들 관계 자체에도 우리의 본질에도 관련이 없다. 그것은 오로지 일시적으로 우리에게 속하고, 이제 우리의 관계가 아닌 다른 관계들 속으로 들어가도록 결정되어 있는 우리의 외연적 부분들에만 관련이 있다. (중략)

  실제로 언제나 문제가 되는 것은 다른 관계들 속으로 들어가도록 결정되어 이제 우리 속에서 낯선 신체들처럼 작용하는 일군의 부분들이다. <자기 면역증 질병>이라고 불리는 것의 경우가 그러하다. 바이러스 형태의 외부 작용인에 의해 그 관계가 교란되는 일군의 세포들은 그로부터 우리의 고유한 체계에 의해 파괴될 것이다. 반대로 자살의 경우에는, 우위를 점하게 되는 것은 교란되는 집단이며, 이것은 자신의 새로운 관계 속에서 우리의 다른 부분들이 우리의 고유한 체계를 저버리도록 유도한다. (중략)

  우리의 외연적 부분들과 외적인 변용들이, 우리의 관계들 중의 하나를 실행시키는 한, 우리의 본질에 속한다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들은 그 관계도 그 본질도 구성하지 않는다. 더욱이 본질에 속하는 두 가지 방식이 존재한다. <본질의 변용>은 무엇보다 먼저 오로지 객관적인 방식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변용은 우리의 본질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존재 속에서 작용하는 외적인 원인들에 의존한다. 그런데 이 변용들은 우리 관계들의 실행을 방해하거나 해치거나(행위 능력 감소로서의 슬픔), 아니면 그것을 돕거나 강화한다(행위 능력 증가로서의 기쁨). (...)

- <스피노자의 철학>(질 들뢰즈 · 민음사 · 2001년 · 원제 : Spinoza.: Philosophie pratique) <제3장 악에 관한 편지들> p.62~66


   ......................

   * (역주) <내포적 부분(partie intensive, 혹은 intense)>, <내포량(quantite intensive)> 등은 들뢰즈가 스피노자 철학에서의 양태적 본질을 설명하기 위해 특별히 사용하고 있는 표현들이다. 들뢰즈의 주장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스피노자에게 존재들의 차이, 즉 양태들의 본질들 사이에 존재하는 차이는 외적이고 질적인 것이 아니라 내적이고 양적이라는 것이다. 양태들의 본질들이 신을 원인으로 갖는 한, 그것들을 질적으로 하나인 신의 본질, 즉 능력을 포현한다. 따라서 그것들은 질적으로 구별되지 않고 오직 양적으로만 구별된다. 그러나 본질들은 속성 속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외적으로 구별되는 것이 아니라 오직 내적으로만, 즉 강도(degre d' intensite)의 차이에 의해서만 구별될 수 있다. 따라서 양태의 한 본질은 신의 능력의 한 부분, 그것도 내포적인 부분이다. 이러한 본질이 양태로 존재하게될 때, 이 양태는 자신을 구성하는 수 많은 부분들을 갖는다. 이 부분들은 이 양태가 갖는 <외연적 부분들(parties extensives)>이다.

  ** 점토에 대한 실험에 관해서는 <편지 78. 옹덴부르크에게>를 참조. (역주) <내가 앞선 편지에서 말했던 것, 즉 점토가 도기 제조공의 손 아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신의 능력 속에 있기 때문에, 우리는 신 앞에서 변명할 수 없다는 말은 다음과 같은 의미로 이해되어야 합니다. 그 누구도 신이 자신에게 허약한 본성과 생기 없는 영혼을 주었다고 신을 비난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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