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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들뢰즈 : 언표행위의 집합적 배치 · 표현 · 비신체적 변환 · 화행이론

by 이우 posted Dec 14, 2017 Views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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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뢰즈.jpg   (...) 들뢰즈와 가타리는 '개인적 언표행위'란 없음을 입중하려고 엄청난 노력을 들인다. '개인적인 언표행위란 없으며, 언표행위의 주체라는 것조차 없다.'(들뢰즈 · 가타리 1987: 79/I 85/156). 결과적으로 언어는 근본적으로 사회적이며, 언표와 명령-어들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는 우리가 반복하는 것만큼도 말하지 못한다. 이때 강조점은 발화행위의 주체성(또는 주체화의 진행)에 상응하는 상대적 동일성(또는 안정성)의 효과뿐 아니라 언표의 잉여성에 있다. 주체(혹은 나)는 실제로 언어의 잉여 효과이며, 그것은 의사소통에서 상호주체성을 결정하고, 언표 행위의 집합적 배치는 이런 잉여성을 성립시키는 행위와 언표의 잉여적 복합체를 가리킨다. 언표행위의 집합적 배치라는 관념은 모든 언어의 사회적 본질을 함축하기에 들뢰즈와 가타리의 언어 화행 이론에서 최우선적 중요성을 지닌다. 언어가 갖는 일차적 의미는 사회적이라는 데 있으며, 이른바 개인적 발화란 주어진 사회적 장을 규정 짓는 언표와 수행인자(또는 '명령-어')의 차원에서 일어난 반복의 효과일 따름이다. '언어활동에 대해 정의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것을 주어진 순간에 한 언어 안에서 통용되는 명령-어들, 암묵적 전제와 화행들의 집합으로 정의하는 것이다'(들뢰즈 · 가타리 1987: 79/I 84/154).

  집합적 배치가 진짜로 의미하는 것, 즉 언어에서 명령-어의 제도성과 언표의 잉여성을 결정 짓는 인과관계를 설명하기 위해 들뢰즈와 가타리는 다시 한 번 스토아주의의 표현 이론으로 돌아간다. 그에 따르면 표현이란 신체의 차원과 언표적 의미의 차원 모두에서 비신체적 변환의 효과로서 나타나는 것이다. 비신체적인 것이란 '존재-외적인'으로 규정되는데, 언표가 지닌 의미와 실제 신체가 차지하는 평면 사이에서 발생한다. 그 두 차원 모두에서 즉각적으로 일어나는 의미의 변환이라는 사건을 규정하는 것은 '존재-외적인 것'의 특수한 본성이다. 예컨대 피의자를 피고인으로 변환하는 것은 판사의 선고라는 비신체적인인 것이 표현될 때다. 또한 이는 아버지가 내리는 유죄 판결로서 선고의 언표가 아들 게오르크의 자살 행동으로 변환되는 작품 <선고>에서 카프카가 발견해 서술한 것이기도 한다.

  표현된 것은 그것의 표현과 분리될 수 없으며, 의미상의 변환을 설명하려고 피고의 신체 속에 속성을 위치시키는 것도 불가능하다. 표현의 논리는 정확히 이 변환적 사건을 향한 것으로서, 의미와 신체의 차원, 아니면 차라리 표면과 깊이의 양쪽에서 동시에 일어나는 사건의 차원을 향한 것이다. 언표행위의 배치는 사물 자체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그것은 사물의 차원과 내용의 차원에 대해 동시에 말한다.

  예를 들어 생물학적 과정에 따라 신체는 나이를 먹고  성숙해 가지만, '너는 이제 어린아이가 아니야'라는 언표는 연령 변화의 의미를 신체적 성장뿐 아니라 복종이라는 도덕적 범주로 바꾸어버린다. '너는 단지 소녀일 뿐이야'라는 언표가 신체적 성장에 따른 유사한 의미 변환을 포함하며, 그것은 젠더의 사회적 의미를 결정 짓는 다른 명령-어들의 집합에 그 신체적 의미를 삽입한다는 사실을 비교해 보자. 이와 비슷하게 피부색도 하나의 속성이라고 말할 수 있으나 '당신은 흑인이군요'라든지 '당신은 백인 남성이군요' 같은 언표가 보여주듯 피부색을 인종적으로 각인시키는 것은 신체의 특수한 사회적 의미를 변화시키고 결정짓는 비신체적 변환을 도입하는 것이다. '검다'와 '하얗다'가 그저 신체의 고유성으로서 흑색과 백색의 속성으로부터 결정되는 것만은 아닌, 사화적 의미를 갖는다는 것은 이와 같은 언표 의미에 기반을 두고 사고할 때만 가능하다. 두 언표 모두에서 각각의 속성이 표현하는 것은 비록 서로 다르게 보일지라도 비신체적 변환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그 변환은 신체에 직접 적용되며 주체의 행위와 정념에도 삽입된다. 요컨대 비신체적 변환은 신체를 '명령'에 예속.주체화시키는 것이다.

  사회는 이런 명령-어들로 구성되어 있다. 명령-어는 의미를 신체에 고정시키고, 신체를 개별화하면서 주어진 사회적 의미에 부응하게끔 강제한다. 들뢰즈와 가타리가 썼듯 '지배적 의미작용으로서 독립적인 주체화는 존재하지 않는다. 양자는 모두 주어진 사회적장에서 명령-어의 본성과 전달에 의존한다'(들뢰즈 · 가타리 1987: 79/I 85/155). 이렇게 사회는 신체와 행위와 정념들의 혼합을 규정하는 명령-어들에 의해 정의된다. 주어진 사회에서 언표행위의 집합적 배치는 그것이 표현하는 언표와 비신체적 변환 혹은 탈신체적 속성들 사이의 즉각적인 관계를 보려준다.(들뢰즈 · 가타리 1987: 81/I 86/158). 언어가 진정으로 표현적이게 되는 순간, 즉 언어가 실재적 속성을 표현하고 그 결정들을 직접 신체와 어떤 순간에도 사회적 장을 구성하는 사태의 상태에 적응할 수 있게 되는 순간이 바로 이때다.

  이런 변환이 신체에 직접 적용된다 해도, 들뢰즈와 가타리가 주장하듯 그것은 언표행위에 내재하며 비신체적이다. 예컨대 누구든 '나는 전쟁을 선언한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선언은 신체들로 구성된 사회적 장을 사회 전체를 변형하는 폭발과정 일반으로 이끄는 상황 속의 한 변수일 뿐이다. '언어와 외부 사이의 관계를 설립하는 표현의 변수들이 존재하는데, 이는 정확히 그것들이 언어에 내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들뢰즈 · 가타리 1987: 82/I 88/161).

  이런 까닭으로 비신체적인 것은 단순히 사물(혹은 신체)의 상태에서 비롯된 게 아니고, 언표(혹은 언어)의 의미에서 생겨나지 않은 비언어적 존재로도 설명되지 않는다. 그것은 '존재-외적인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또한 존재의 두 평면이 서로 연관되게 하고 상호내재적 합일이라는 사건을 표현하도록 추동한다. 그런 의미에서('당신은 사형을 선고받았소'나 '나는 전쟁을 선언한다' 혹은 '나는 널 사랑해'와 같은 말을 포함해) '명령-어'를 가동시키는 것은, 바흐친도 주장했듯 '모든 언어학적 결정물이나 범주들 외부에 놓여 있는 존재-외적 요소'인 것이다. 그러나 또한 명령-어는 언표의 의미조건을 표현하는 동시에 신체의 실제 상태를 표현하며, 그 상태들을 규정하는 행위와 정념 속으로 개입해 들어간다'(들뢰즈 · 가타리 1987: 82/I 88/161). 그러므로 들뢰즈와 가타리가 명령-어라고 정의한 것은 그 모든 기능들(묘사, 지칭, 지명 등)에서 결코 언어와 동일시될 수 없다. 차라리 그것은 '그 가능성의 조건을 유효화하는 것'(혹은 '표현의 초선형성'이라 부른 것이다'(들뢰즈 · 가타리 1987: 85/I 91/166).

 - <누가 들뢰즈와 가타리를 두려워하는가?>(그렉 램버트·자음과모음·2013년·원제 : Who's Afraid of Deleuze and Guattari?, 2006년) p.138~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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