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사회] 인정투쟁 : 당신은 인정받기 위해 존재하는가? 그런가?

by 이우 posted Jun 05, 2017 Views 17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책_인정투쟁s.jpg


  (...) 인정투쟁 테제의 핵심은 사회적 투쟁이 상호 인정이라는 상호주관적 상태를 목표로 한다는 주장에 있다. 또한 '인정'은 인간이 자신의 삶을 성공적으로 실현시킬 수 있는 사회적 조건이자 각 개인이 자신에 대한 긍증적인 관계, 즉 긍정적인 자기 의식을 가지게 하는 심리적 조건이다. 이런 점에서 인정투쟁 테제는 호네트에게 인간학적 문제에 대한 대답이기도 하다. 호네트가 인정이라는 개념에서 염두해 두고 있는 것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형태로 이해할 수 있다.

  첫째, 상호인정 관계는 '사랑(liebe)'이라는 형태 속에 있다. 사랑을 통해 그 당사자들은 정서적 욕구를 지닌 존재로 인정되며, 사랑을 통해 이 욕구 또한 충족된다. 둘째, 상호 인정관계는 동등한 '권리(Recht)'의 인정을 통해 형성된다. 이를 통해 각 개인은 자주적이고 도덕적 판단능력이 있는 존제로 인정된다. 셋째로, 사회적 '연대(Solidaritat)'이다. 여기서 각 개인은 자기만의 특수한 속성을 지닌 존재로 인정된다. 그리고 이 새ㅔ가지 인정을 통해 각 개인은 비로소 한 공동체의 '완전한 구성원'이 된다. (...)

  이 세 가지 인정관계는 사실 예나 시기 헤겔의 사뮤 모델에서 따론 것이지만, 이제 곧 이러한 헤겔식의 모델은 미드의 사회심리학을 통해 재정립된다. 호네트가 미드의 사회 심리학에서 주목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개인의 정체성 형성 과정이다. 이에 따르면, '주격 나(I)는 타인이 나에 대해 가지고 있는 어떤 상이나 기대를 인지하면서 '목적격 나(Me)'에 대한 심상을 얻게 된다. 따라서 자기관계는 나에 대한 타인의 관점이 나에게 내면화됨으로써 가능하다. 그러나 이 관계는 사회적으로 규정된 '목적격 나'와 대상화되지 않는 어떤 자발성으로서의 '주격 나'의 긴장 관계를 전제한다. 미드에게 이 긴장은 특히 '사회화 과정'과 맞물려 있는 '개성화과정'의 추진력이 된다. 마찬가지로 자신이 어떤 존재인가에 대한 규범적 이해, 즉 자기이해 또는 개인적 정체성 역시 이 두 과정의 긴장 속에서 형성된다.

  호네트는 바로 이 긴장관계 속에 '인정투쟁'을 엮어놓는다. 즉 '주격 나'는 사회적으로 규정된 '목적격 나'와는 다른 부분을 인정받으려는 투쟁에 서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 투쟁을 통해 사회적 주체들이 눈앞에 그리는 것은 자신의 정체성 요구가 완전히 인정된 '이상적 공동체'이다. 물론 이때 인정을 위한 투쟁은 전 사회 영역으로 확산되며, 그 형태 또한 집단화되고 조직화된다.

  인정과 투쟁의 관계는 인정의 유보나 불인정의 상태를 염두해둘 때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즉 자유로운 정서적 욕구의 분출과 충족을 가로막는 신체에 대한 폭행, 법적 권리의 유보나 불인정, 사회적 연대에서의 배제는 해당 당사자에게 '무시'나 '모욕'으로 이해되며, 이는 '분노'라는 심리적 반응을 일으키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투쟁을 추진하는 심리적 동기가 된다는 것이다. 또한 사회적 무시나 모욕은 각 개인의 정서적 욕구나 도덕적 판단 능력, 고유한 개성에 대한 부정이기 때문에 해당 당사자는 자신에 대해 긍적적인 관계를 갖기가 어려우며, 자신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심각한 장애를 일으킨다. 이는 분명히 도덕적 '불의(Unrecht)'와 다를 바 없다.

  따라서 인정관계를 둘러싼 무시나 모욕 행위는 일종의 '도덕적 훼손(moralisch Verletzung)'으로 이해될 수 있다. 만약 '도덕적 관점'이라는 것이 인간의 삶의 실현을 이러한 훼손 행위에서 보호하는 데 목적이 있다면, 이러한 훼손 행위를 극복하려는 사회적 투쟁 역시 도덕적으로 정당하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의 부제가 지적하고 있듯이 사회적 투쟁의 '도덕적 형식'이다.

  물론 호네트 스스로 지적하고 있듯이 '사랑'이라는 상호인정관계에서의 좌절이 사회적 투쟁의 원인이 되지는 않는다. 해당 당사자가 이를 통해 심리적 상처를 입고, 또한 그 상대자와 갈등을 일으키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경험이 당사자들의 범위를 넘어서 사회적으로 일반화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권리나 사회적 연대 영역에서 각 개인이 겪는 무시에 대한 경험은, 그 무시가 그가 속한 집단에 전형적인 것으로 해석될 때 집단적 저항을 초래한다. (...)

  하지만 상호인정이라는 이상적 상태가 단지 인간의 삶의 실현 조건이기 때문에, 그 반대 형태인 무시행위가 개인의 긍정적 자기관계를 파괴하고 건전한 정체성 형성의 장애가 되기 때문에 인정투쟁이 정당화된다는 논리가 곧바로 안정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즉 도대체 모든 개인의 개성화 요구가 어떤 기준 없이 '인정'되어야 하는 것인가? 만약 기준이 문제가 된다면, 우리에게는 또다시 하버마스식의 '합리성' 개념이 요구되는 것은 아닌가? 마찬가지로 투쟁을 통한 인정의 획득이 규범적으로 정당화될 수 있다면, 그것은 분명히 다른 쪽의 패배를 전제하는 권력투쟁에서 승리했기 때문이 아니라 하버마스식의 비위계적인 동의가 그것에 함축되어 있기 때문은 아닌가? (...)

  - 1996년 8월, 프랑크푸르트에서 문성훈
  - <인정투쟁-사회적 갈등의 도덕적 형식론>(악셀 호네트 · 사월의책 · 2011년, 원제 : Kampf um Anerkennung)  '옮긴이 말' 중에서(p.15~21)

















?

  1. 27
    Jun 2017
    09:27

    [사회] 미니마 모랄리아 : 문화산업·고객에 대한 봉사

    (...) 문화산업은 고객들 받들며 그들이 원하는 것을 제공한다고 주장하지만 그것은 위선이다. 문화산업은 자신이 주인이라는 관념을 집요하게 거부하면서 그들의 제물을 재판관이라고 외치고 있지만 은폐된 베일 뒤에서 벌어지는, 스스로를 주인으로 내...
    Category기타 By이우 Views148 file
    Read More
  2. 27
    Jun 2017
    09:09

    [사회] 미니마 모랄리아 : 사용가치와 교환가치 · 고귀함 · 장난감 가게

    (...) 유럽에는 시민 시대 이전의 과거가 개인적 활동이나 회의에 대한 대가로 보수를 받는 데 대한 수치심 속에 아직 살아 있다. 신대륙은 그러한 것을 알지 못한다. 노인에게조차 아무도 공짜로 봉사하지 않을 뿐 아니라 그런 것 자체가 오히려 상처로...
    Category기타 By이우 Views147 file
    Read More
  3. 23
    Jun 2017
    17:03

    [사회] 미니마 모랄리아 : 자아(ego). 자아의 생존은 사회 덕분이다

    (...) 괴팍한 성격을 지닌 실존 철학의 시조면서 위대한 사변 철학의 고약한 상속자인 쇼펜하우어는 절대적 개인주의의 동굴과 크레바스에 대해 타의 주종을 불허할 만큼 정통했다. 그의 통찰은 결국 개인은 형상에 불과할 뿐 '물 자체(Ding an sich)'는...
    Category기타 By이우 Views139 file
    Read More
  4. 22
    Jun 2017
    18:13

    [사회] 미니마 모랄리아 : 일과 유흥.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고?

    (...) 지식인은 일과 유흥을 두부 자르듯이 나누려 하지 않는다는 것만큼 일반 시민의 그것과 근본적으로 구별짓는 것은 드물 것이다. 현실적인 것이 되기 위해 후에 다른 사람에게 가해질 온갖 악을 우선적으로 사유하는 수고를 할 경우에조차 기쁨이다...
    Category기타 By이우 Views128 file
    Read More
  5. 22
    Jun 2017
    17:16

    [사회] 미니마 모랄리아 : 평등과 관용에 대하여

    (...) 유창한 '관용'의 논거, 즉 모든 인간, 모든 종족은 평등하다는 논거는 부메랑이다. 그러한 논거는 감각적으로 쉽게 반박될 뿐만 아니라, '유대인은 종족이 아니다'에 대한 가장 강제력 있는 증거조차 대량 학살에 직면할 때 전체주의자들은 누구를...
    Category기타 By이우 Views142 file
    Read More
  6. 22
    Jun 2017
    17:11

    [사회] 미니마 모랄리아 : 상상력과 감성(Emotion)

    (..) '기억'은 계산할 수 없는 것, 신뢰할 수 없는 것, 비합리적인 것으로서 터부시된다. 이로부터 초래된 지성의 짧은 호흡은―이것은 의식의 역사적 차원이 해체되는 데서 극에 달하는데―종합적 통각(統覺) 작용의 붕괴를 간접적으로 초래한다, 칸트에 ...
    Category기타 By이우 Views142 file
    Read More
  7. 21
    Jun 2017
    09:29

    [사회] 미니마 모랄리아 : 전쟁은 사업이다. 전쟁, 산업, 국가는 합병된다.

    (...) 공습을 전하는 뉴스에서는 비행기를 생산한 회사들의 이름이 빠지는 적이 거의 없다. 이런 회사의 이름들, 포케-불프, 하인켈, 랑카스터는 저 옛날 갑옷 기병, 창기병, 경기병이 언급되던 자리에 나타난다. 삶의 재생산, 삶의 지배, 삶의 파괴라는 ...
    Category기타 By이우 Views160
    Read More
  8. 20
    Jun 2017
    16:35

    [사회] 미니마 모랄리아 : 배제되었던 사람들이 쉽게 지배 문화의 가장 우직한 친위대가 된다

    (...) 국민경제학을 배우는 흑인학생들, 옥스퍼드의 태국 학생들, 좀더 넓혀보면 소시민 출신의 성실한 예술가나 음악학자들은 새롭게 배우는 사실들을 자기 것으로 소화하는 일과 타당한 것으로 승인된 기성의 것에 대한 지나친 존경을 결합하려는 경...
    Category기타 By이우 Views147
    Read More
  9. 20
    Jun 2017
    16:12

    [사회] 미니마 모랄리아 : 선물과 기부, 자선 혹은 봉사

    (...) 사람들은 선사하는 행위를 잊어버린다. 교환 원칙을 위배하면서 선물하는 행위는 사리에 어긋나고 의심스러운 것으로 여겨진다. 아이들조차 선물은 그들에게 솔이나 비누를 팔기 위한 술책이 아닌가 미심쩍어 하면서 선물을 준 사람을 의심의 눈초...
    Category기타 By이우 Views125 file
    Read More
  10. 20
    Jun 2017
    15:56

    [사회] 미니마 모랄리아 : 소외

    (...) 소외는 바로 사람들 간의 거리가 소멸되는 데서 드러난다. 왜냐하면 인간은 서로 주고받고, 토론하고, 결과를 실행하고, 통제하고 그 통제 틀 안에서 역할을 행하고 하는, 즉 몸과 몸이 부딪치는 관계 속에서만 서로를 묶는 정교한 그물망을 위한 공간...
    Category기타 By이우 Views125
    Read More
  11. 20
    Jun 2017
    15:39

    [사회] 미니마 모랄리아 : 집

    (...) 오늘날 사적인 삶이 어떠한가는 그 현장을 보면 알 수 있다. 제대로 된 의미에서의 거주는 이제 불가능하다. 우리가 성장한 전통적인 '집'은 견딜 수가 없는 것이 되어버렸다. 그 이유는 그러한 '집' 안에 있는 안락함의 자취는 모두 인식에 대한 ...
    Category기타 By이우 Views145 file
    Read More
  12. 19
    Jun 2017
    10:35

    [사회] 인정투쟁 : 미드의 사회심리학은 어떤가? 타인의 인정을 받아야 가치로운 삶인가?

    "누군가가 날씨에 반응한다고 해서 이것이 날씨 자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의 행동이 성공적이기 위해서는 그가 자신의 태도와 반응습관을 의식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비가 올지 날이 좋을지에 대한 조짐을 의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
    Category기타 By이우 Views133 file
    Read More
  13. 19
    Jun 2017
    07:39

    [사회] 인정투쟁 : 헤겔은 말한다. "사회적 투쟁은 인정받기 위한 투쟁이다." 그런가?

    (...) 헤겔의 대안적 설명은 일방적인 소유물 획득을 둘러싼 투쟁을 '자기 주장을 위한 투쟁'이 아니라 '인정을 위한 투쟁'으로 해석하는 서술 형식을 취한다. 결과적으로 헤겔은 가상적 자연 상태의 본질적 특징인 투쟁이라는 현상을 홉스적 전통에서 ...
    Category기타 By이우 Views114 file
    Read More
  14. 19
    Jun 2017
    06:11

    [사회] 인정투쟁 : 이 환원적인 철학을 보라. 우리는 인정하거나 인정받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 헤겔은 개인적 의지가 자신을 살아 있는 주체로 경험할 수 있는 첫 번째 발전단계, 즉 사랑이라는 인정 관계 또한 그 내적 경험 잠재력을 확장하는 두 가지 형식을 가지고 있음을 주장한다. 우리가 본 바와 같이 에로틱한 사랑 관계가 확립되면서 ...
    Category기타 By이우 Views88 file
    Read More
  15. 08
    Jun 2017
    22:47

    [사회] 유토피아(Utopia) : 양들이 사람을 잡아먹고 있다

    (...) 토마스 모어(Thomas More, 1478~1535)의 <유토피아(Utopia)>(1516년) 제1부는 1500년 당시 영국 농민들이 겪던 처참한 삶의 현장을 고발한다. 사자가 사람을 잡아먹는 것도 아니고 양이 사람을 먹는다니.... 모어의 독한 풍자는 그의 머리에서 나...
    Category기타 By이우 Views144 file
    Read More
  16. 05
    Jun 2017
    17:30

    [사회] 인정투쟁 : 당신은 인정받기 위해 존재하는가? 그런가?

    (...) 인정투쟁 테제의 핵심은 사회적 투쟁이 상호 인정이라는 상호주관적 상태를 목표로 한다는 주장에 있다. 또한 '인정'은 인간이 자신의 삶을 성공적으로 실현시킬 수 있는 사회적 조건이자 각 개인이 자신에 대한 긍증적인 관계, 즉 긍정적인 자기 ...
    Category기타 By이우 Views172 file
    Read More
  17. 05
    Jun 2017
    01:50

    [사회] 게으를 수 있는 권리 : 멈출 수 없는 기괴한 공장

    (...) 때때로 나야말로 지난 1950년대 말과 1960년대에 대중 레저시대(Age of Mass Leisure)가 금방이라도 도래할 듯이 일부 사회학자들이 온갖 상투적인 논거를 통원해 수많은 갑론을박을 벌였던 것을 기억하는 유일한 사람이 아닌가 생각해보곤 한다. ...
    Category기타 By이우 Views133 file
    Read More
  18. 01
    Jun 2017
    04:18

    [사회] 게으를 수 있는 권리 : 참혹한 결과를 가져온 노동 숭배

    (...) 자본주의 문명이 지배하는 국가의 노동자 계급은 기이한 환몽에 사로잡혀 있다. 이러한 망상이 개인과 사회에 온갖 재난을 불러일으켜, 지난 2세기 동안 인류는 크나큰 고통을 겪어왔다. 다름 아니라 노동에 대한 사랑, 일에 대한 격렬한 열정이 ...
    Category기타 By이우 Views155 file
    Read More
  19. 30
    May 2017
    07:50

    [사회] 임금 노동과 자본 : 자본이 성장하면 임금이 상승할 수 있지만 그러나...

    (...) 자본이 성장하면, 임금노동의 양이 성장하며, 임금 노동자의의 수가 증가하니, 한마디로 자본의 지배가 더 많은 양의 개인들에게까지 확장된다. 그러면 가장 유리한 경우를 가정해보자. 생산적 자본이 성장하면 노동에 대한 수요가 성장한다. 따라...
    Category기타 By이우 Views132 file
    Read More
  20. 29
    May 2017
    16:13

    [사회] 임금 노동과 자본 : 자본과 임금 노동은 하나이자 같은 관계의 두 측면이다

    (...) "자본은 온갖 종류의 원료들, 노동 기구들, 생활 수단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러한 것들은 새로운 원료들, 새로운 노동도구들, 새로운 생활 수단들을 산출하는 데에 사용되는 것들이다. 자본의 이 모든 구성 부분들은 노동의 피조물들, 노동의 생...
    Category기타 By이우 Views155 file
    Read More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 15 Next ›
/ 15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