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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무관심의 절정 : 현실과 이성의 해방 · 무관심

by 이우 posted Apr 20, 2017 Views 148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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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관심의절정_s.jpg


  (...) 장 보드리야르 : (...) 사상이 도전이라면, 그것은 당연히 실험적이어야 합니다. 이것은 오히려 다른 게임의 법칙으로는 알려지지 않은 영역을 탐험하려고 애쓰는 사상의 경험입니다. 니힐리즘이 더 이상의 가치도, 현실도, 기호도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이는 '니힐리스트'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즉 니힐리즘과 사기에 대한 고발은 늘 우위에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니힐리즘을 허무에 대한 사상이라는 강략한 의미로 간주한다면, "왜 무엇이 있는 것이 아니라 허무가 있는가?"라는 정리에서 이 철학적 근본 질문을 역전시키면서 "왜 허무가 아닌 무언가가 잇는가?"라는 존재의 질문은 누가 끌어내개 됩니까? 그렇다면 나는 당연히 니힐리스트가 되고 싶습니다.
  나는 세계가 현재의 모습으로 존재한다고, 우리는 이 세계를 그 내적 작용 속에서 현실적인 것으로, 그리고 지각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될 수 있다고, 그러나 다른 곳에서는 전체적으로 거기에 일반적인 대응물도, 그리하여 이 세계에 대한 지각 가능성도, 객관적인 평가도 없다는 가설을 세웁니다. 다른 어떤 것과 교환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것은 교환 불가능을 드러냅니다. (...) 경제적 등가성은 없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그것은 감지될 수 없는 이 의미 속에, 극단적 사고의 용어 속에 있습니다. 극단적인 사고는 현실을 소멸시킬 수 없습니다. 할 수 있는 방법은 현실을 밖으로 동등함 밖으로 내모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변증법적인 사고와 비판적 사고는 우연히 시장 교환이라는 영역을 이루고, 극단적 사고는 불가능한 교환의 지대, 결정할 수 없는 지대에 자리잡습니다.

  필리프 프티 : 현실과 이성을 해발시키려는 당신의 걱정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바로 그것이 존재와 사고를 너무나 자주 결합시키고자 했던 철학을 조롱하는 한 가지 방법입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당신이 과학과 철학의 결합이라는 허구 속으로 다시 떨어지는 것이 아닙니까? 정확히 말해 당신의 극단적인 사고는 어디에 있는 것입니까? 과학과 철학 옆에? 그 앞에? 그 뒤에 있습니까?

  장 보드리야르 : 다른 곳에. 바로 끝나기 직전. 다시 말해 절정의 단계에 있습니다. 흥미로운 순간은 절정의 순간으로, 이는 끝나는 순간이 아니라 그 직전이죠. 절정의 사고는 더 이상 할 말이 아무 것도 없는 극단 이전, 마지막 위치 이전에 있습니다. 이 사고는 과학적이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과학은 교환의 체계로서, 정보와 기억 작용의 체계로서, 최종적이고 객관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세계의 전체적 재현이 없다면, 거기에는 역사의 마지막 말이 될 과학도 더 이상 없을 겁니다.
  인문과학도 마찬가지입니다. 경제 혹은 역사로서의 여러 학설들과 일반 과학 자체에는 자기 가설을 위한 내적 명료 체제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 사실로 인해 다른 어디에서도 이 학설들이 불확실성에 의해 점점 더 고장나지는 않습니다. 이 명료함은 마지막 단계에서 내적 기능에 영향을 끼칩니다. 이 학문들이 주체와 객체의 이 결정 불가능한 경계에 있는 이상, 정확하다고 일컬어지는 과학들은 이를 벗어나지 못합니다.

  필리프 프티 : "아무도 현실을, 명백한 자기 자신의 삶을 믿지 않을수록....." 당신은 이렇게 썼더군요. 이 얼마나 지나친 판결입니까? 이것은 장 보드리야르를 위한 희소식입니다. 아닌가요?

  장 보드리야르 : 사실 스토아학파의 견지에서 볼 때 객관성에, 사건의 극단성에 믿음을 추가하고픈 마음은 쓸데없는 일입니다! 믿음은 미약한 가치입니다. 나는 현실을 상상하고, 거기에 의미를 부여하는 믿음의 체계 뒤에, 모든 사람들에게 극단적 경험주의가 있다는 가설을 세웁니다. 이 극단적 경험주의로 인해 사실 어느 누구도 현실에 대한 이러한 사상을 믿지 않습니다. 각자에게는 극단성의 문턱이 있고, 이 문턱은 각자에게 자신의 이데올로기와 믿음 너머에 있는 세계에 대한 단서를 제공합니다. 욕망에 욕망의 파토스를 덧붙이지 마십시오. 희망에 희망을 덧붙이지 마십시오. 이 모든 가치들은 사상으로 우리를 에워쌉니다. 스토아학파 학자들은 이를 알고 있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거리감과 허물벗기기를 발견하는 일입니다. 이 이데올로기의, 주관적인 혹은 집단적인 증식을 쓸어버리도록 애쓰는 것입니다. 

  필리프 프티 : 이는 나로 하여금 <보통 남자의 자서전>에 있는 라뤼엘의 말을 떠오르게 합니다. 그는 이 책에서 중요한 점은 세계를 포착하는 일이 아니라, 세계를 스토아학파의 무관심 같은 것으로 몰아넣을 줄 아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장 보드리야르 : 그렇습니다. 그것을 존재시키거나 미리 해석하도록 하지 않고, 물질적 대상의 주변에서처럼 사고의 대상 주변에 일종의 공허감을 만드는 것입니다. 거기에는 우리가 대상을 혹은 세계를 더 이상 사고의 이미지에 따라 이미 주조된 세계의 생산의 표현으로서가 아니라 출현의 표현으로 포착할 수 있는 순간이 있습니다. 하나의 목적으로 이상하게 장식되기 바로 직전에, 이 세계가 '목적을 띠기' 바로 직전에 말입니다. 그곳은 아직도 결정의 순간입니다. (...)

  - <무관심의 절정(Le Paroxyste Indifferent)>(동문선 현대신서 80 · 장 보드리야르 · 동문선 · 2001년) <왜 무엇이 있는 것이 아니라 허무가 있는가?> p.5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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