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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프로테스탄티즘 윤리와 직업 개념

by 이우 posted Mar 05, 2017 Views 3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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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_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_s.jpg

  

  (...) 이미 독일어의 '직업(Beruf)'이라는 단어에, 그리고 아마 좀 더 분명하게 영어의 'calling'이라는 단어에 종교적인 내용―즉 신으로부터 받은 임무―이 적어도 함축되어 있다는 사실은 간과할 수 없는 것이며, 이 말은 구체적인 경우에 강조하면 할수록 훨씬 분명하게 감지된다. 그리고 이 말을 역사적으로 여러 분명 언어들과 비교하여 추적해보면ㅡ 우선 드러나는 사실은 우리가 '직업(사회적 위치, 일정한 노동 분야라는 의미)'이라고 부르는 것과 유사한 색조의 표현을 카톨릭적인 민족에게서 쉽게 찾아볼 수 없으며 고전적 고대에서도 마찬가지인 반면에 주로 프로테스탄트적 모든 민족에게 그러한 표현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그러한 현상의 원인이 해당 언어의 어떤 인종적 특성, 예를 들어 '게르만의 민족정신' 같은 표현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오히려 현재와 같은 의미에서의 그 말은 성경 번역에서 유래한 것임이 드러난다. 그 단어는 <시락서>에 대한 루터*의 번역 중 한 구절(XI장 20, 21)에서 현재의 의미로서 처음 사용된 것 같다. 그 이후로 곧 그 말은 모든 프로테스탄트적 민족의 일상어에서 현재의 의미를 갖게 되었다. (중략)


  단어의 의미가 그러하듯 (중략) 분명히 새로운 사실 하나는 세속적 직업에서의 의무 이행을 도덕적 자기 증명이 가질 수 있는 최고 내용으로 평가한 점이다. 이것 때문에 세속적인 일상적 노동이 종교적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이 발생했고 그러한 의미의 직업 개념이 최초로 형성되었다. 그러므로 '직업' 개념에는 모든 프로테스탄트 교파의 중심 교리가 표현되어 있다. 이 교리는 도덕적 계율을 '명령'과 '권고'로 나누는 가톨릭적 태도를 거부하고, 신을 기쁘게 하는 유일한 방법은 수도승적 금욕주의를 통해 현세적 도덕을 경시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현세적 의무를 완수하는 것이라 보았다. (...)


  루터에 있어 이러한 사상은 그의 종교개혁 활동 첫 10년 동안에서 발전되었다. 처음에 그는 예컨대 토마스 아퀴나스가 주장했듯이 현저히 중세적인 전통적 생각에서, 세속적 노동은 아무리 신에 의해 의욕된 것이라 해도 피조물에 속하는 것이라 보았고 마치 먹고 마시는 것처럼 도덕적으로 무관한 신앙생활의 불가결한 자연적 토대라고 보았다. (중략)


  그의 종교개혁 활동 초기에 직업을 본질적으로 피조물의 것이라 평가했기 때문에 현세적 활동 방식에 관해 루터를 지배한 관점은 <고린도전서> 7장에 표현된 바울의 종말론적 무관심과 내면적으로 유사한 것이었다. 즉 사람은 모든 신분에서 구원을 받을 수 있으며 삶의 짧은 순례길에서 직업의 종류에 연연해 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신의 필요를 넘어서는 물질적 이익의 추구는 은총을 맏지 못했다는 징후로 여겨졌고, 그것이 더군다나 차인의 희생 위에서만 가능한 것이라는 이유로 직접적인 비난을 받았다. (중략)


  그러나 그와 동시에 루터에게 있어 각 개인의 구체적인 직업은 그 개인에게 신의 섭리가 지정한 구체적 위치를 충족시키라는 신의 특별한 명령이 되었다. 그리고 광신자와 농민 폭동에 대항해 싸우고 난 뒤 루터에게는 각자가 신으로부터 지정 받은 객관적인 역사적 질서가 점점 신의 뜻이 현시된 것으로 보았기 때문에 삶의 사소한 일에서마저 섭리를 강조함으로써 점차 '운명' 사상에 대응하는 전통주의적 색채를 강화시켰다. 각자는 근본적으로 신이 일단 정해준 그 직업과 신분에 머물러야 한다는 것이며, 지상의 노력은 주어진 삶의 지위가 정해준 한계 안에 머물러야 한다는 것이었다.


  경제적 전통주의가 처음에 바울적인 무관심의 산물이었다면, 나중에는 신에 대한 무조건적인 복종을 주어진 처지에 대한 무조건적 순종과 동일시하는 점차 강화되던 섭리 신앙의 결과였다. (...) 


 - <프로테스탄티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동서문화사 세계사상전집 38 · 막스 베버 · 동서문화동판 · 2016년) p.67~73





  ..................

  *마르틴 루터, 또는 말틴 루터(Martin Luther 또는 Luder, 1483년~1546년) : 독일의 전직 가톨릭 수사이자 사제, 신학 교수였으며, 훗날 종교개혁을 일으킨 주요 인물이다. 본래 아우구스티노회 수사였던 루터는 로마 가톨릭교회의 여러 가르침과 전통을 거부하였다. 대사의 오용과 남용을 강하게 성토한 그는 1517년 95개 논제를 게시함으로써 도미니코회 수사이자 대사령 설교 담당자인 요한 테첼에 맞섰다. 1520년 그는 교황 레오 10세로부터 자신의 모든 주장을 철회하라는 요구를 받았으나 거부하였다. 1521년 보름스 회의에서 마찬가지로 신성 로마 제국의 카를 5세 황제로부터 같은 요구를 받았으나 거부함으로써 결국 교황에게 파문을 선고받았다. 또한 황제로부터 삭권 박탈당했다.

  중세 로마 가톨릭 교회의 강제적인 면죄부 판매는 루터의 신앙 양심을 근본적으로 흔들게 되었다.‘돈으로 구원을 살 수 있다’는 로마 가톨릭 교회의 가르침에 순응할 수 없었고, 나아가 침묵할 수도 없었다. 루터는 자신이 가르치고 돌보는 많은 사람들에 대한 목회적 양심과 책임에 따라 설교에서 면죄부 판매를 비판하기 시작하였고, 전혀 개선됨이 없자 드디어 1517년 10월 31일, 비텐베르크 성의 만인 성자 교회의 문 앞에 ‘95개 논제’를 내 걸음으로써 기존 교회와의 본격적인 논쟁에 들어가게 되며, 이것이 종교 개혁의 시작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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