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철학]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Politika)』 : 국가의 최고 권력

by 이우 posted Aug 23, 2016 Views 952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책_정치학.jpg
  ... 또 다른 문제점은 "누가 국가의 최고 권력을 가져야 하는가?"이다. 대중(plethos)인가, 부자들(hoi plousioi)인가, 유능한 자들(hoi epieikeis)인가, 훌륭한 사람들인가, 아니면 참주인가? 그러나 어느 쪽을 택하든 문제점이 있기는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빈민(hoi penetes)의 수가 많다고 해서 부자들의 재산을 저들끼리 나눈다면 불의(不義, adikon)가 아니겠는가? "천만에! 그것은 최고 권력기구의 정당한 결정에 따른 것이다"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 말고 무엇을 불의의 극치라고 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모든 것을 다 빼앗은 다음 다수자가 다시 소수자의 재산을 나눠 갖는다면 다수자는 틀림없이 국가를 망치고 말 것이다. (...) 따라서 이런 종류의 재산몰수법은 분명 정당하지 못하다. 그밖에 그것이 정당하다면 참주의 모든 행위도 필연적으로 정당할 것이다. 마치 대중이 부자들에게 그러하듯, 참주도 강자로서 폭력을 행사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소수자와 부자들이 통치하는 것은 정당할까? 그들도 똑같이 대중의 재산을 약탈하고 압류한다면, 그들의 행동이 과연 정당할까?(...)

  그렇다면 유능한 자들이 통치도하고 모든 일에 최고권력을 가져야 하는가? 이 경우 필연적으로 다른 사람들은 모두 공직에서 배제되어 시민으로서의 명예를 박탈당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공직(arche)을 명예(time)라고 부르는데, 만약 같은 사람들이 계속해서 통치한다면 다른 사람들은 모두 시민으로서의 명예를 박탈당하게 될 것이다. 아니면 가장 훌륭한 한 사람이 통치하는 것이 나을까? 그러나 그것은 과두정체의 요소가 더 강하다. 시민으로서의 명예를 박탈당한 자(atimos)의 수가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

  - <정치학>(아리스토텔레스·도서출판 숲·2009년) <제10장 국가의 최고 권력> p.160~161


  ... 소수자인 가장 훌륭한 자들보다 대중이 최고 권력을 가져야 한다는 견해는 받아들일 만하고, 다소 문제점이 있기는 해도 나름대로 일리는 있는 것 같다. 다수자(polloi)는 비록 그 중 한 명 한 명은 훌륭한 사람이 아니더라도 함께 모였을 때는 개개인으로서가 아니라 전체로서 소수자인 가장 훌륭한 사람들보다 더 훌륭할 수 있기 때문이다. (...)

  그러나(...)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다. 많은 빈민이 공직에서 배제되는 국가는 필연적으로 적으로 가득찰 것이기 때문이다. 유일한 해결책은 이들이 심의(bouleuethai)와 재판(krinein)에 참여하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솔론과 몇몇 다른 입법자들은 이들에게 공직자를 선출하는 권한과 임기가 끝난 공직자들에게 감사를 청구할 권한은 주지만 이들이 개인 자격으로 공직에 취임하는 것은 금하는 것이다. 이들이 한데 모이면 충분한 지각을 갖게 되고 더 나은 자들과 섞이면 국가에 유익하기 때문이다. (...)

  그러나 이런 식의 정체에는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 우선 시술이 제대로 되었는지 판단할 수 잇는 사람은 실제로 시술을 통해 환자의 병을 치료해 줄 수 있는 사람, 즉 개업의 같은 사람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점은 다른 활동과 전문 지식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의사가 의사들의 감사를 받아야 하듯, 다른 전문가도 동업자들의 감사를 받아야 한다. (...) 이런 원칙은 공직자 선출에도 적용될 수 있다. 올바로 선출하는 것은 전문가들이 할 일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기하학자를 선출하는 것은 기하학자들이 할 일이고, 키잡이를 선출하는 것은 키잡이들이 할 일이다. 몇몇 직업과 기술직에서 문외한들이 선출에 참여한다 해도 전문가들보다 더 많이 참여하지는 않는다. 이런 논리대로라면 대중에게 그들의 공직자를 선출하고 감사할 권한을 부여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런 이의가 전적으로 옳은 것은 아니다. 첫째, 우리의 조금 전 주장에 따르면, 대중이 지나치게 저질스럽지 않은 한 그들 개개인은 전문가들보다 못한 판단을 내릴 지 몰라도 집단으로서는 더 나은 것에 못지 않은 판단을 내릴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몇몇 분야에서는 전문 지식이 없는 사람들도 제품에 대해 정확한 지식을 가질 수 있는데, 이 경우 제작자가 유일하게 또는 가장 훌륭하게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건물의 경우가 그렇다. 건축자도 분명 건물에 관해 의견을 갖고 있겠지만, 건물의 사용자 또는 가사 관리인이 건축자보다 더 훌륭한 판단을 내릴 것이다. 마찬가지로 노예에 관해서는 배 목수보다 키잡이가, 요리에 관해서는 요리사보다 손님이 더 훌륭하게 판단할 것이다.

  이상으로서 이 문제는 충분히 해결된 것 같다. 그러나 이와 연관된 또 다른 문제가 있다. 열등한 자들이 더 중요한 업무에 대해 능력 있는 자들보다 더 큰 권한을 갖는다는 것은 불합리해 보이기에 하는 말이다. 공직자들의 선출과 임기 후 감사는 가장 중요한 업무에 속하는데 , 이런 업무는 앞서 말했듯이 몇몇 국가에서 민중에게 위임되어 있어, 그런 곳에서는 민회가 이 모든 업무에 관해 최고 권력을 갖는다. 그리고 재산등급이 낮은 사람들도 나이에 관계없이 민회의 회원이 되고 심의에 참가하고 배심원이 되는 데 반해, 재무관(tamiasm)이나 장군(strategos) 같은 최고위 공직가들에게는 높은 재산등급이 요구된다.

  그러나 이 문제도 첫번재 문제와 같은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다. 이런 관행들도 나름대로 정당하기 때문이다. 권력을 갖는 것은 배심법정(dikasterion)이나 평의회(boule)나 민회(ekklesia)의 개별구성원이 아니라 법정과 평의회외 민회 전체이며, 앞서 말한 개별구성원, 즉 평의회 회원과 배심원은 이것들의 부분 또는 구성원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대중이 더 중요한 업무들에서 최고 권력을 갖는 것은 정당하다. (...)

  분명히 밝혀진 것은, 올바르게 제정된 법(法, nomos)이 최고 권력을 가져야 한다는 것과, 통치자는 한 명이든 여러 명이든 모든 경우에 보편타당한 규정을 만들기 어렵기 때문에 법이 정확한 지침을 제공할 수 없는 업무들만 조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

   - <정치학>(아리스토텔레스·도서출판 숲·2009년) <제3권 시민과 정체에 관한 이론 · 제11장 집단의 판단은 현명하다> p.162~166










  1. 23
    Aug 2016
    17:48

    [철학]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Politika)』 : 정의와 평등

    ... 모든 학문과 기술의 궁극적인 목적은 선(善, agathon)이다. 이 점은 모든 학문과 기술의 으뜸인 정치(政治, politike)에 특히 가장 많이 적용되는데, 정치의 선은 정의이며, 그것은 즉 공동의 이익이다. 다들 정의는 일종의 평등이라고 생각한다. 그리...
    Category철학 By이우 Views9918 file
    Read More
  2. 23
    Aug 2016
    16:39

    [철학]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Politika)』 : 국가의 최고 권력

    ... 또 다른 문제점은 "누가 국가의 최고 권력을 가져야 하는가?"이다. 대중(plethos)인가, 부자들(hoi plousioi)인가, 유능한 자들(hoi epieikeis)인가, 훌륭한 사람들인가, 아니면 참주인가? 그러나 어느 쪽을 택하든 문제점이 있기는 마찬가지다. 예를 들...
    Category철학 By이우 Views9520 file
    Read More
  3. 22
    Aug 2016
    15:05

    [철학]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Politika)』 : 과두정과 민주정 · 국가의 목적

    ... 정체(政體)를 구별할 때는 국가의 최고 권력의 종류와 국가가 추구하는 목적이 기준이 되어야 한다. (...) 정체란, 여러 공직, 특히 모든 일에 최고결정권을 가진 기구에 관한 국가의 편제(編制, taxis)다. 어느 국가에서나 정부(politeuma)가 최고 권...
    Category철학 By이우 Views8742 file
    Read More
  4. 19
    Aug 2016
    17:41

    [철학] 기표작용(signifying)

    기표작용(signifying)은 문자나 소리 등의 기호가 표기되어 의미가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의미 작용). 언어학에서 의미 작용은 기표(記標, signifiant, 시니피앙, 기의를 지시하는 기호)와 기의(記意, signifie, 시니피에, 기표가 지시하는 대상)가 결합...
    Category철학 By이우 Views6671 file
    Read More
  5. 19
    Aug 2016
    12:25

    [철학] 『도덕의 계보』 : 망각과 기억, 그리고 책임

    ... 망각이란 천박한 사람들이 믿고 있듯이 그렇게 단순한 타성력(vis inertiae)이 아니다. 오히려 이것은 일종의 능동적인, 엄밀한 의미에서의 적극적인 저지 능력이며, 이 능력으로 인해 단지 우리가 체험하고 경험하며 우리 앞에 받아들인 것이 소화...
    Category철학 By이우 Views5144 file
    Read More
  6. 17
    Aug 2016
    23:58

    [철학] 『선악의 저편』 마지막 296절 : 아, 그대들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 아, 그대들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그대들 내가 기록하고 그려낸 사상이여! 그대들이 여전히 그렇게 다채롭고 젊고 악의적이고 가시가 가득 돋아 있고 은밀한 향냄새를 내어, 내가 재채기가 나게 하고 웃게 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Category철학 By이우 Views4840 file
    Read More
  7. 17
    Aug 2016
    23:52

    [철학] 위버멘쉬(?bermensch)

    ... "나는 이것이 마음에 든다. 나는 이것을 내 것으로 하고 이것을 보호하고 모든 사람에게서 지키고자 한다"고 말하는 사람, 일을 이끌고, 결단을 수행하고, 하나의 사상에 충실하고, 한 여성에 매달리고, 무모한 사람을 벌주며 진압할 수 있는 사람, ...
    Category철학 By이우 Views5751 file
    Read More
  8. 17
    Aug 2016
    21:35

    [철학] 니체의 『선악의 저편』 후곡(後曲) : 높은 산에서

    높은 산에서 후곡(後曲) 니체 오 생명의 정오여! 장엄한 시간이여! 오 여름의 정원이여! 기다릴 때의 불안한 행복 : -- 이미 밤낮으로, 나는 친구들을 기다리네. 그대 친구들이여 어디에 있는가? 어서 오라! 때가 왔다! 때가 온 것이다! 잿빛 빙하...
    Category철학 By이우 Views6733 file
    Read More
  9. 17
    Aug 2016
    21:23

    [철학] 니체의 『선악의 저편』 : 철학자

    ... 우리는 '자유사상가'와는 다른 존재이며, 스스로 이러한 현대적 이념의 용감한 대변인으로 불리기 좋아하는 그러한 존재와는 다른 존재이다. 우리는 정신의 여러 나라에서 기거한 적이 있었으며 적어도 손님으로 머문 적도 있었다. 편애와 증오, 젊...
    Category철학 By이우 Views5867 file
    Read More
  10. 17
    Aug 2016
    21:12

    [철학] 힘에의 의지(Wille zur Macht)

    ... 부패란 본능의 내부가 무정부 상태로 위협 받으며, '생명'이라 불리는 정동(情動)의 기초가 흔들리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다. (...) 침해, 폭력, 착취를 서로 억제하고 자신의 의지를 다른사람의 의지와 동일시하는 것 : 이것은 만일 그 조건이 주어...
    Category철학 By이우 Views4942 file
    Read More
  11. 03
    Jan 2016
    17:30

    [철학] 전체주의 국가

    Canon EOS D60 / Canon EF 50mm / Computer Aid ... 하나의 국가가 전체주의 국가가 되는 것은, 국가가 자기 자신의 한계 내에서 덧코드화의 세계적 기계를 실행하는 대신 "자족적 체계"의 조건을 창출해내고 진공의 책략 속에서 "닫...
    Category철학 By이우 Views5890 file
    Read More
  12. 28
    Feb 2015
    21:29

    [철학] 사유의 세 형식 : 철학·과학·예술

    ... 먼저, 사유로서의 철학이 있다. (...) 철학자는 사유되기 이전의 덩어리 상태인 내재성, 즉 덩어리 상태로 있는 줄들의 총체를 대상으로 직면하게 될 것이다. 물론 이 경우 철학자에게 있어서 곧 개념-줄을 말한다. 마치 줄이 화가에게는 시각과 관련된...
    Category철학 By이우 Views6320 file
    Read More
  13. 12
    Feb 2015
    03:33

    [미학] 『감각의 논리』 그림 자료 : 제7장~제16장

    ↓ <감각의 논리>(질 들뢰즈 | 민음사 | 2008년 | 원제 : Francis Bacon Logique de la sensation, 1981년) · 『감각의 논리』 그림 자료 : 제1장~제2장 ( http://www.epicurus.kr/Humanitas/389075 ) · 『...
    Category예술 By이우 Views6448 file
    Read More
  14. 12
    Feb 2015
    03:25

    [미학] 『감각의 논리』 그림 자료 : 제5장~제6장

    ↓ <감각의 논리>(질 들뢰즈 | 민음사 | 2008년 | 원제 : Francis Bacon Logique de la sensation, 1981년) · 『감각의 논리』 그림 자료 : 제1장~제2장 ( http://www.epicurus.kr/Humanitas/3...
    Category예술 By이우 Views5834 file
    Read More
  15. 12
    Feb 2015
    03:21

    [미학] 『감각의 논리』 그림 자료 : 제3장~제4장

    ↓ <감각의 논리>(질 들뢰즈 | 민음사 | 2008년 | 원제 : Francis Bacon Logique de la sensation, 1981년) · 『감각의 논리』 그림 자료 : 제1장~제2장 ( h...
    Category예술 By이우 Views5588 file
    Read More
  16. 12
    Feb 2015
    03:10

    [미학] 『감각의 논리』 그림 자료 : 제1장~제2장

    ↓ <감각의 논리>(질 들뢰즈 | 민음사 | 2008년 | 원제 : Francis Bacon Logique de la sensation, 1981년) · 『감각의 논리』 그림 자료 : 제1장~제2장 ( http://www.epicurus.kr/Humanitas/...
    Category예술 By이우 Views5534 file
    Read More
  17. 17
    Jan 2015
    15:28

    [역사] 담배의 역사

    담배는 오랜 과거로부터 존재했다. 서기 7세기경 마야 신전의 벽에 이미 제사장이 담배를 피우는 그림이 묘사되어 있다. 멕시코 원주민들의 전설에 따르면 너무나 못생겨서 남자들이 다 피하는 것에 비관 자살한 여자가 죽기 직전 '세상의 모든 남자들과 키...
    Category역사 By이우 Views6365 file
    Read More
  18. 17
    Jan 2015
    15:00

    [철학] 정치(政治, politics)에 관한 세 가지 사유

    ‘정치(政治)’는 ‘정(政)’과 ‘치(治)’자가 합쳐진 말이다. ‘정’(政)은 ‘바르다’의 뜻을 가진 ‘正(정)’과 ‘글’이라 의미인 ‘文(둥글월 문)이 합쳐진 말로 ‘글을 바르게 한다'는 것을 뜻하며, 치(治)는 물(水)과 건축물(台)이 합하여 이루어진 말로 물(水)의 넘...
    Category철학 By이우 Views5636 file
    Read More
  19. 04
    Aug 2014
    01:48

    [철학사36] 장폴 사르트르(Jean-Paul Sartre)

    장폴 사르트르(프랑스어: Jean-Paul Charles Aymard Sartre, 1905년 6월 21일~1980년 4월 15일)는 프랑스 실존주의 철학자, 대표적인 실존주의 사상가이며 작가이다. 1905년 해군 장교의 아들로 파리에서 태어났다. 그가 태어난 지 15개월만에 아버지는 인...
    Category철학사 By이우 Views8108 file
    Read More
  20. 04
    Aug 2014
    01:38

    [철학사35] 마르틴 하이데거( Martin Heidegger)

    마르틴 하이데거(독일어: Martin Heidegger, 1889년 9월 26일 ~ 1976년 5월 26일)는 메스키르히에서 출생한 독일의 철학자이다. 흔히 실존주의 철학자로 알려져 있으나 정작 하이데거 자신은 그러한 칭호를 거부하였다. 1923년 마르부르크 대학, 1928년 프...
    Category철학사 By이우 Views7410 file
    Read More
Board Pagination ‹ Prev 1 ...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 24 Next ›
/ 24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