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철학] 니체의 『선악의 저편』 후곡(後曲) : 높은 산에서

by 이우 posted Aug 17, 2016 Views 392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책_선악의저편_원전_360.jpg

  높은 산에서

  후곡(後曲)

  니체

  오 생명의 정오여! 장엄한 시간이여!
  오 여름의 정원이여! 기다릴 때의 불안한 행복 : --
  이미 밤낮으로, 나는 친구들을 기다리네.
  그대 친구들이여 어디에 있는가? 어서 오라! 때가 왔다! 때가 온 것이다!

  잿빛 빙하가 오늘 장미로 치장한 것은
  그대들을 위한 것이 아니었단 말인가?
  시냇물은 그대들을 찾고, 바람도 구름도 오늘은 그리워하며 몰려들다가,
  더 높이 창공으로 솟아오르며,
  아득하게 먼 새의 시선으로 그대를 찾아 살핀다.
  가장 높은 곳에서 그대들을 위해 내 식탁은 마련되었다. : --
  그 누가 별들
  가까이 살고 있는가? 그 누가 심연의 무서운 미지의 나라에 살고 있는가?
  나의 왕국--이보다 멀리 뻗어나간 왕국이 어디 있단 말인가?
  그리고 나의 꿀을--그 누가 그것을 맛본 적이 있단 말인가?

   -- 그대들은 와주었구나. 친구들이여~ 아, 이럴 수가. 내가 아닌가,
  그대들이 원했던 이는?
  그대들이 머뭇거리며 놀라워하는구나--아, 그대들은 오히려 원망해야 하는데!
  나는 더 이상 내가 아닌가? 손도, 발걸음도, 얼국 모습도 변해 버렸단 말인가?
  그리고 그대 친구들에게는, 지금의 나는 내가 아니란 말인가?

  나는 바람이 매섭게 부는 곳을 찾았던가?
  나는 사는 법을 배웠다.
  아무도 살지 않는 곳에서, 황량한 북극곰이 사는 극지에서,
  인간과 신도, 저주와 기도도 잊어버렷단 말인가?
  빙하를 넘어가는 유령이 되었단 말인가?
  -- 그대 오랜 친구들이여! 보라! 이제 그대들이 바라보네. 창백하고,
  사랑과 공포가 차!
  아니다. 가라! 화내지 말라! 여기는--그대들이 살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아득히 먼 얼음과 암벽 나라 사이에 있는 여기--
  여기에서 우리는 사냥군이 되거나 영양(羚羊)처럼 되어야 한다.

  나는 나쁜 사냥꾼이 되었다! -- 보라, 얼마나
  내 활이 팽팽하게 강겨졌는지!
  그렇게 당긴 자는 강한 자였다.
  그럼에도 이, 이럴 수가! 이 화살이 위험한 정도는,
  어떤 화살도 미치지 못한다. -- 여기서 떠나라! 그대의 안녕을 위해~

  그대들은 발길을 돌리는구나.--오 마음이여, 너는 잘도 견뎌내고
  네 희망은 강하게 남아 있다 
  새로운 친구들에게 네 문을 활짝 열어두어라!
  낡은 것을 버리고, 기억도 버리고!
  너도 한때는 젊었지만, 이제--훨씬 더 젊다!
  언젠가 우리를 묶어주었던 것은, 희망의 끈, --
  누가 그 글씨를 읽을까,
  언젠가 사랑이 적어 놓은, 빛 바랜 그 글씨를?
  나는 이를 손대기도 거려할 만한 양피지와 비교한다.
  --마치 최색하고 그을린 모습 같구나.

  더 이상 친구는 아니고, 이는--내 이를 무어라고 부를까?
  단지 친구의 유령일 뿐!
  이는 밤마다 내 마음의 창문을 두드리고,
  나를 보며 말한다. : "우리는 친구였지?"
  -- 오 한때는 장미처럼 향내 나던 시들어버린 말이여!

  오 스스로 오해했던 청춘의 그리움이여!
  내가 그리워했던 사람들,
  내 자신의 혈연이며 함께 변해간다고 잘못 생각한 사람들,
  그들도 늙어버리고 쫓겨났다 :
  오직 변하는 자만이, 나와 인연이 되었다.

  오 생명의 정오여! 제2의 청춘이여!
  서서 살피며 기다릴 때의 불안한 행복 :
  이미 밤낮으로, 나는 친구를 기다리네,
  새로운 친구들이여! 어서 오라! 때가 왔다! 때가 온 것이다!

  이 노래는 끝나고, 감미로운 외침의 그리움도
  입 안에서 사라졌다.
  마술사가 미술을 하자, 적절한 때 친구가 보이나니,
  이는 정오의 친구로다--아니다! 그가 누구인지 묻지 마라--
  정오에 하나는 둘이 되었다.

  이제 우리는 축하하며, 하나로 뭉친 승리를 확신하고,
  축제 가운데 축제를 한다 :
  친구 차라투스트라가 왔다. 손님들 가운데 손님이!
  이제 세계는 웃고 끔찍한 커튼은 찣기고
  빛과 어둠을 위한 결혼식이 다가왔다.

 - 프리드리히 빌헬름 니체(Friedrich Wilhelm Nietzsche) <선악의 저편(Jenseits von Gut und Bose)> 후곡(後曲)





  1. 30
    Sep 2016
    15:23

    [철학] 『안티 오이디푸스』 : 오이디푸스와 분열분석

    ... 오이디푸스가 복귀 내지 적용에 의해 얻어진다는 것이 진실이라면, 오이디푸스 자신은 사회장의 리비도 투자의 특정 유형을, 사회장의 생산과 형성의 특정 유형을 전제하고 있다. 개인 환상이 없는 것처럼 개인적 오이디푸스도 없다. 오이디푸스는, 그...
    Category철학 By이우 Views4776 file
    Read More
  2. 01
    Sep 2016
    03:27

    [철학] 『안티 오이디푸스』 : 가족과 커플, 혈연과 결연 · 생산의 연결 종합

    ... 무의식들의 종합들이 이루어질 때, 실천적 문제는 이 종합들의 사용과 종합의 사용이 정당한지 부당한지 규정하는 조건들의 문제이다. 동성애를 예로 들어보자. 우리는 프루스트의 작품 『소돔과 고모라』의 유명한 장면들이 어떻게 뻔히 모순되는 두 ...
    Category철학 By이우 Views2827 file
    Read More
  3. 31
    Aug 2016
    17:52

    [철학] 『안티 오이디푸스』 : 욕망 기계

    욕망 기계의 첫번째 양태 : 채취-절단, 채취하기 ... 욕망기계들은 기계들인데, 이 말은 은유가 아니다. (...) 욕망기계들은 그 어떤 은유와도 무관하게 참으로 기계들인 걸까? 기계는 절단들의 체계라고 정의된다. 현실과의 격리라 여겨지는 절단은 ...
    Category철학 By이우 Views6128 file
    Read More
  4. 31
    Aug 2016
    16:44

    [철학] 『안티 오이디푸스』 : 오이디푸스적 기만

    ... 오이디푸스에서 무의식을 재현하고 무의식을 삼각형화하고 모든 욕망적 생산을 포획하려는 어리석은 야망을 빼앗기에 충분한 힘을 갖고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 (...) 중요한 것은 욕망적 생산의 절대적으로 무(無)오이디푸스적인 성격이다. 하지만 멜라...
    Category철학 By이우 Views6401 file
    Read More
  5. 31
    Aug 2016
    15:46

    [철학] 『안티 오이디푸스』 : 신경증, 정신병, 변태, 분열자

    ... 신경증자, 변태, 정신병자에 대해 현실적으로 충분한 정의를 내릴 수 있는 것은 확실히 충동들과의 관꼐를 통해서가 아니다. 왜냐하면 충동들은 그저 욕망 기계들 자체이기 대문이다. 충분한 정의는 현대의 영토성들과의 관계를 통해 내릴 수 있다. 신...
    Category철학 By이우 Views5826 file
    Read More
  6. 28
    Aug 2016
    22:15

    [철학] 『안티 오이디푸스』 : 사회체와 기관 없는 몸

    ... 모든 사회적 생산은 특정 조건들에서 욕망적 생산에서 유래한다고 우리는 말할 수 있다. 무엇보다 호모 나투라. 하지만 또 우리는, 정확하게 욕망적 생산은 무엇보다 사회적이며, 끝에서야 자신을 해방하는 데로 향한다고 말해야 한다. (...) 사회 기계...
    Category철학 By이우 Views5403 file
    Read More
  7. 24
    Aug 2016
    15:13

    [철학]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Politika)』 : 독재정체, 참주정체의 보존 방법

    ... 참주정체는 정반대되는 두 가지 방법에 의해 보존된다. 그중 한 가지는 전통적인 방법으로 대부분의 참주들이 이 방법에 따라 국가를 통치한다. 이런 조처들은 대부분 코린토스의 페리안드로가 도입한 것이라고 한다. 페르시아인들의 통치 방식도 그와 닮...
    Category철학 By이우 Views5608 file
    Read More
  8. 24
    Aug 2016
    03:30

    [철학]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Politika)』 : 왕정·과두정·참주정·민주정

    ... 먼저 물어야할 것은, 가장 훌륭한 한 사람의 지배를 받는 것이 더 유리하냐 아니면 법의 지배를 받는 것이 더 유리하냐는 것이다. 왕정이 유리하다고 믿는 자들의 주장에 따르면 법은 대략적인 원칙만 말해줄 뿐 그때그때 상황에 맞는 규정을 제공할 수...
    Category철학 By이우 Views7742 file
    Read More
  9. 24
    Aug 2016
    02:09

    [철학]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Politika)』 : 처자(妻子)공유제에 대한 비판

    ... 국가 구성원은 필연적으로 모든 것을 공유하거나 아무 것도 공유하지 않거나, 아니면 어떤 것은 공유하고 어떤 것은 공유하지 않게 마련이다. 그들이 아무 것도 공유하지 않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국가는 공동체인 만큼 그들은 최소한 영토는 공유해...
    Category철학 By이우 Views5273 file
    Read More
  10. 24
    Aug 2016
    01:33

    [철학]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Politika)』 : 재산공유제에 대한 비판

    ... 다음에는 재산(ktesis)에 관해 고찰해 보기로 하자. 이상 국가의 시민들에게는 재산공유제가 적절한가, 아니면 사유제가 적절한가? 이 문제는 처자공유제에 대한 여러 제안과 별도로 논의될 수 있을 것이다. 말하자면 설사 현재의 보편적인 관행에 따라...
    Category철학 By이우 Views4538 file
    Read More
  11. 23
    Aug 2016
    17:48

    [철학]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Politika)』 : 정의와 평등

    ... 모든 학문과 기술의 궁극적인 목적은 선(善, agathon)이다. 이 점은 모든 학문과 기술의 으뜸인 정치(政治, politike)에 특히 가장 많이 적용되는데, 정치의 선은 정의이며, 그것은 즉 공동의 이익이다. 다들 정의는 일종의 평등이라고 생각한다. 그리...
    Category철학 By이우 Views6176 file
    Read More
  12. 23
    Aug 2016
    16:39

    [철학]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Politika)』 : 국가의 최고 권력

    ... 또 다른 문제점은 "누가 국가의 최고 권력을 가져야 하는가?"이다. 대중(plethos)인가, 부자들(hoi plousioi)인가, 유능한 자들(hoi epieikeis)인가, 훌륭한 사람들인가, 아니면 참주인가? 그러나 어느 쪽을 택하든 문제점이 있기는 마찬가지다. 예를 들...
    Category철학 By이우 Views5915 file
    Read More
  13. 22
    Aug 2016
    15:05

    [철학]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Politika)』 : 과두정과 민주정 · 국가의 목적

    ... 정체(政體)를 구별할 때는 국가의 최고 권력의 종류와 국가가 추구하는 목적이 기준이 되어야 한다. (...) 정체란, 여러 공직, 특히 모든 일에 최고결정권을 가진 기구에 관한 국가의 편제(編制, taxis)다. 어느 국가에서나 정부(politeuma)가 최고 권...
    Category철학 By이우 Views5346 file
    Read More
  14. 19
    Aug 2016
    17:41

    [철학] 기표작용(signifying)

    기표작용(signifying)은 문자나 소리 등의 기호가 표기되어 의미가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의미 작용). 언어학에서 의미 작용은 기표(記標, signifiant, 시니피앙, 기의를 지시하는 기호)와 기의(記意, signifie, 시니피에, 기표가 지시하는 대상)가 결합...
    Category철학 By이우 Views3956 file
    Read More
  15. 19
    Aug 2016
    12:25

    [철학] 『도덕의 계보』 : 망각과 기억, 그리고 책임

    ... 망각이란 천박한 사람들이 믿고 있듯이 그렇게 단순한 타성력(vis inertiae)이 아니다. 오히려 이것은 일종의 능동적인, 엄밀한 의미에서의 적극적인 저지 능력이며, 이 능력으로 인해 단지 우리가 체험하고 경험하며 우리 앞에 받아들인 것이 소화...
    Category철학 By이우 Views3073 file
    Read More
  16. 17
    Aug 2016
    23:58

    [철학] 『선악의 저편』 마지막 296절 : 아, 그대들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 아, 그대들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그대들 내가 기록하고 그려낸 사상이여! 그대들이 여전히 그렇게 다채롭고 젊고 악의적이고 가시가 가득 돋아 있고 은밀한 향냄새를 내어, 내가 재채기가 나게 하고 웃게 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Category철학 By이우 Views3027 file
    Read More
  17. 17
    Aug 2016
    23:52

    [철학] 위버멘쉬(?bermensch)

    ... "나는 이것이 마음에 든다. 나는 이것을 내 것으로 하고 이것을 보호하고 모든 사람에게서 지키고자 한다"고 말하는 사람, 일을 이끌고, 결단을 수행하고, 하나의 사상에 충실하고, 한 여성에 매달리고, 무모한 사람을 벌주며 진압할 수 있는 사람, ...
    Category철학 By이우 Views3195 file
    Read More
  18. 17
    Aug 2016
    21:35

    [철학] 니체의 『선악의 저편』 후곡(後曲) : 높은 산에서

    높은 산에서 후곡(後曲) 니체 오 생명의 정오여! 장엄한 시간이여! 오 여름의 정원이여! 기다릴 때의 불안한 행복 : -- 이미 밤낮으로, 나는 친구들을 기다리네. 그대 친구들이여 어디에 있는가? 어서 오라! 때가 왔다! 때가 온 것이다! 잿빛 빙하...
    Category철학 By이우 Views3921 file
    Read More
  19. 17
    Aug 2016
    21:23

    [철학] 니체의 『선악의 저편』 : 철학자

    ... 우리는 '자유사상가'와는 다른 존재이며, 스스로 이러한 현대적 이념의 용감한 대변인으로 불리기 좋아하는 그러한 존재와는 다른 존재이다. 우리는 정신의 여러 나라에서 기거한 적이 있었으며 적어도 손님으로 머문 적도 있었다. 편애와 증오, 젊...
    Category철학 By이우 Views2838 file
    Read More
  20. 17
    Aug 2016
    21:12

    [철학] 힘에의 의지(Wille zur Macht)

    ... 부패란 본능의 내부가 무정부 상태로 위협 받으며, '생명'이라 불리는 정동(情動)의 기초가 흔들리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다. (...) 침해, 폭력, 착취를 서로 억제하고 자신의 의지를 다른사람의 의지와 동일시하는 것 : 이것은 만일 그 조건이 주어...
    Category철학 By이우 Views2968 file
    Read More
Board Pagination ‹ Prev 1 ... 6 7 8 9 10 11 12 13 14 15 ... 21 Next ›
/ 21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