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철학] 니체의 『선악의 저편』 : 철학자

by 이우 posted Aug 17, 2016 Views 1333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책_선악의저편_원전_360.jpg

  ... 우리는 '자유사상가'와는 다른 존재이며, 스스로 이러한 현대적 이념의 용감한 대변인으로 불리기 좋아하는 그러한 존재와는 다른 존재이다. 우리는 정신의 여러 나라에서 기거한 적이 있었으며 적어도 손님으로 머문 적도 있었다. 편애와 증오, 젊음, 출신, 인간과 책을 만나는 우연성, 또는 방황의 피로조차 우리를 가두는 것 같았던, 그러한 곰팡내 나는 편안한 구석의 은신처에서 우리는 언제나 빠져나왔다. 명예, 돈, 관직 또는 관능의 도취 속에 숨어 있는 의존성이라는 유혹의 수단에 분노하면서 말이다. 

 
  우리는 심지어 궁핍이나 자주 변하며 엄습해오는 병에 대해서조차 감사한다. 왜냐하면 그것은 항상 우리를 어떤 규칙이나 그 '선입견'에서 해방시켜주기 때문이다. 우리 안에 있는 신, 악마, 양, 벌레에게 감사하며 악덕에게까지 호기심을 갖게 되고 잔인할 정도로 몰두하는 탐구자가 된다. 포착할 수 없는 것을 아무 생각없이 모색하는 손가락을 가지고 있고 소화할 수 없는 것을 소하시키고자 하는 이와 위를 가지고 있다. 이것은 이미 날카로운 통찰력과 예민한 감각을 요구하는 수공업적인 직업이 되며, 넘치는 '자유의지' 덕분에 어떤 모험도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다. 
 
  어느 누구도 쉽게 그 궁극적 의도를 간파할 수 없는 표면에 나타난 영혼과 배후에 숨겨진 영혼을 가지고 있으며, 그 누구의 발도 마지막까지 내달릴 수 없는 전경(前景)과 배후(背後)를 가지고 있다. 이는 빛의 외투 안에 숨어 있는 은둔자이며, 우리가 상속자이면서 낭비자처럼 보여도 실은 정복자이며, 아침부터 저녁까지 정리하는 사람이자 수집가이며, 우리 자신의 부와 우리 자신의 가득 찬 서랍을 채우는 구두쇠이며, 배우는 것과 잊어버리는 것에 능란하며, 도식을 만드는 것에 독창적인 재능이 있고 가끔은 범주표에 자부심을 갖고 있으며 또한 가끔 현학자가 되기도 하고, 때때로 밝은 대낮에도 일을 하는 올빼미가 되기도 한다. 아니, 필요하다면 허수아비조차도 될 수도 있다. 
 
  이것이 오늘날 필요하다. 즉 우리가 천성상 굳게 맹세한 시기심 많은 고독의 친구들인 한, 우리 자신의 가장 깊은 심야의, 정오의 고독의 친구인 한 그러하다. 그러한 종류의 인간이 바로 우리다. 우리의 자유로운 정신의 소유자여! 그대 다가오는 존재들이여, 아마 그대들 또한 이와 같은 존재가 아닌가? 그대 다가오는 존재들이여, 그대 새로운 철학자들이여. ... 
 
 - 프리드리히 빌헬름 니체(Friedrich Wilhelm Nietzsche) <선악의 저편(Jenseits von Gut und Bose)> 44절







  1. 22
    Aug 2016
    15:05

    [철학]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Politika)』 : 과두정과 민주정 · 국가의 목적

    ... 정체(政體)를 구별할 때는 국가의 최고 권력의 종류와 국가가 추구하는 목적이 기준이 되어야 한다. (...) 정체란, 여러 공직, 특히 모든 일에 최고결정권을 가진 기구에 관한 국가의 편제(編制, taxis)다. 어느 국가에서나 정부(politeuma)가 최고 권력...
    Category철학 By이우 Views77313 file
    Read More
  2. 19
    Aug 2016
    17:41

    [철학] 기표작용(signifying)

    기표작용(signifying)은 문자나 소리 등의 기호가 표기되어 의미가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의미 작용). 언어학에서 의미 작용은 기표(記標, signifiant, 시니피앙, 기의를 지시하는 기호)와 기의(記意, signifie, 시니피에, 기표가 지시하는 대상)가 결합해 일...
    Category철학 By이우 Views13104 file
    Read More
  3. 19
    Aug 2016
    12:25

    [철학] 『도덕의 계보』 : 망각과 기억, 그리고 책임

    ... 망각이란 천박한 사람들이 믿고 있듯이 그렇게 단순한 타성력(vis inertiae)이 아니다. 오히려 이것은 일종의 능동적인, 엄밀한 의미에서의 적극적인 저지 능력이며, 이 능력으로 인해 단지 우리가 체험하고 경험하며 우리 앞에 받아들인 것이 소화되는 ...
    Category철학 By이우 Views10143 file
    Read More
  4. 17
    Aug 2016
    23:58

    [철학] 『선악의 저편』 마지막 296절 : 아, 그대들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 아, 그대들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그대들 내가 기록하고 그려낸 사상이여! 그대들이 여전히 그렇게 다채롭고 젊고 악의적이고 가시가 가득 돋아 있고 은밀한 향냄새를 내어, 내가 재채기가 나게 하고 웃게 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그런데...
    Category철학 By이우 Views9547 file
    Read More
  5. 17
    Aug 2016
    23:52

    [철학] 위버멘쉬(?bermensch)

    ... "나는 이것이 마음에 든다. 나는 이것을 내 것으로 하고 이것을 보호하고 모든 사람에게서 지키고자 한다"고 말하는 사람, 일을 이끌고, 결단을 수행하고, 하나의 사상에 충실하고, 한 여성에 매달리고, 무모한 사람을 벌주며 진압할 수 있는 사람, 자신...
    Category철학 By이우 Views11041 file
    Read More
  6. 17
    Aug 2016
    21:35

    [철학] 니체의 『선악의 저편』 후곡(後曲) : 높은 산에서

    높은 산에서 후곡(後曲) 니체 오 생명의 정오여! 장엄한 시간이여! 오 여름의 정원이여! 기다릴 때의 불안한 행복 : -- 이미 밤낮으로, 나는 친구들을 기다리네. 그대 친구들이여 어디에 있는가? 어서 오라! 때가 왔다! 때가 온 것이다! 잿빛 빙하가 오늘 장...
    Category철학 By이우 Views13497 file
    Read More
  7. 17
    Aug 2016
    21:23

    [철학] 니체의 『선악의 저편』 : 철학자

    ... 우리는 '자유사상가'와는 다른 존재이며, 스스로 이러한 현대적 이념의 용감한 대변인으로 불리기 좋아하는 그러한 존재와는 다른 존재이다. 우리는 정신의 여러 나라에서 기거한 적이 있었으며 적어도 손님으로 머문 적도 있었다. 편애와 증오, 젊음, 출...
    Category철학 By이우 Views13332 file
    Read More
  8. 17
    Aug 2016
    21:12

    [철학] 힘에의 의지(Wille zur Macht)

    ... 부패란 본능의 내부가 무정부 상태로 위협 받으며, '생명'이라 불리는 정동(情動)의 기초가 흔들리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다. (...) 침해, 폭력, 착취를 서로 억제하고 자신의 의지를 다른사람의 의지와 동일시하는 것 : 이것은 만일 그 조건이 주어진다면...
    Category철학 By이우 Views9951 file
    Read More
  9. 03
    Jan 2016
    17:30

    [철학] 전체주의 국가

    Canon EOS D60 / Canon EF 50mm / Computer Aid ... 하나의 국가가 전체주의 국가가 되는 것은, 국가가 자기 자신의 한계 내에서 덧코드화의 세계적 기계를 실행하는 대신 "자족적 체계"의 조건을 창출해내고 진공의 책략 속에서 "닫힌 꽃병 상태(vase clos)"...
    Category철학 By이우 Views14633 file
    Read More
  10. 28
    Feb 2015
    21:29

    [철학] 사유의 세 형식 : 철학·과학·예술

    ... 먼저, 사유로서의 철학이 있다. (...) 철학자는 사유되기 이전의 덩어리 상태인 내재성, 즉 덩어리 상태로 있는 줄들의 총체를 대상으로 직면하게 될 것이다. 물론 이 경우 철학자에게 있어서 곧 개념-줄을 말한다. 마치 줄이 화가에게는 시각과 관련된 ...
    Category철학 By이우 Views10789 file
    Read More
  11. 12
    Feb 2015
    03:33

    [미학] 『감각의 논리』 그림 자료 : 제7장~제16장

    ↓ <감각의 논리>(질 들뢰즈 | 민음사 | 2008년 | 원제 : Francis Bacon Logique de la sensation, 1981년) · 『감각의 논리』 그림 자료 : 제1장~제2장 ( http://www.epicurus.kr/Humanitas/389075 ) · 『감각의 논리』 그림 자료 : 제3장~제4장 ( http://www....
    Category예술 By이우 Views10279 file
    Read More
  12. 12
    Feb 2015
    03:25

    [미학] 『감각의 논리』 그림 자료 : 제5장~제6장

    ↓ <감각의 논리>(질 들뢰즈 | 민음사 | 2008년 | 원제 : Francis Bacon Logique de la sensation, 1981년) · 『감각의 논리』 그림 자료 : 제1장~제2장 ( http://www.epicurus.kr/Humanitas/389075 ) · 『감각의 논리』 그림 자료 : 제3장~제4장 ( http://www....
    Category예술 By이우 Views9592 file
    Read More
  13. 12
    Feb 2015
    03:21

    [미학] 『감각의 논리』 그림 자료 : 제3장~제4장

    ↓ <감각의 논리>(질 들뢰즈 | 민음사 | 2008년 | 원제 : Francis Bacon Logique de la sensation, 1981년) · 『감각의 논리』 그림 자료 : 제1장~제2장 ( http://www.epicurus.kr/Humanitas/389075 ) · 『감각의 논리』 그림 자료 : 제3장~제4장 ( http://www....
    Category예술 By이우 Views9331 file
    Read More
  14. 12
    Feb 2015
    03:10

    [미학] 『감각의 논리』 그림 자료 : 제1장~제2장

    ↓ <감각의 논리>(질 들뢰즈 | 민음사 | 2008년 | 원제 : Francis Bacon Logique de la sensation, 1981년) · 『감각의 논리』 그림 자료 : 제1장~제2장 ( http://www.epicurus.kr/Humanitas/389075 ) · 『감각의 논리』 그림 자료 : 제3장~제4장 ( http://www...
    Category예술 By이우 Views9370 file
    Read More
  15. 17
    Jan 2015
    15:28

    [역사] 담배의 역사

    담배는 오랜 과거로부터 존재했다. 서기 7세기경 마야 신전의 벽에 이미 제사장이 담배를 피우는 그림이 묘사되어 있다. 멕시코 원주민들의 전설에 따르면 너무나 못생겨서 남자들이 다 피하는 것에 비관 자살한 여자가 죽기 직전 '세상의 모든 남자들과 키스...
    Category역사 By이우 Views10473 file
    Read More
  16. 17
    Jan 2015
    15:00

    [철학] 정치(政治, politics)에 관한 세 가지 사유

    ‘정치(政治)’는 ‘정(政)’과 ‘치(治)’자가 합쳐진 말이다. ‘정’(政)은 ‘바르다’의 뜻을 가진 ‘正(정)’과 ‘글’이라 의미인 ‘文(둥글월 문)이 합쳐진 말로 ‘글을 바르게 한다'는 것을 뜻하며, 치(治)는 물(水)과 건축물(台)이 합하여 이루어진 말로 물(水)의 넘...
    Category철학 By이우 Views10174 file
    Read More
  17. 04
    Aug 2014
    01:48

    [철학사36] 장폴 사르트르(Jean-Paul Sartre)

    장폴 사르트르(프랑스어: Jean-Paul Charles Aymard Sartre, 1905년 6월 21일~1980년 4월 15일)는 프랑스 실존주의 철학자, 대표적인 실존주의 사상가이며 작가이다. 1905년 해군 장교의 아들로 파리에서 태어났다. 그가 태어난 지 15개월만에 아버지는 인도...
    Category철학사 By이우 Views12487 file
    Read More
  18. 04
    Aug 2014
    01:38

    [철학사35] 마르틴 하이데거( Martin Heidegger)

    마르틴 하이데거(독일어: Martin Heidegger, 1889년 9월 26일 ~ 1976년 5월 26일)는 메스키르히에서 출생한 독일의 철학자이다. 흔히 실존주의 철학자로 알려져 있으나 정작 하이데거 자신은 그러한 칭호를 거부하였다. 1923년 마르부르크 대학, 1928년 프라...
    Category철학사 By이우 Views11423 file
    Read More
  19. 04
    Aug 2014
    01:33

    [철학사31] 실존주의(Existentialisme)

    실존주의(實存主義, 프랑스어: Existentialisme)는 개인의 자유, 책임, 주관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철학적, 문학적 흐름이다. 실존주의에 따르면 각자는 유일하며, 자신의 행동과 운명의 주인이다. 제1차 세계대전, 스페인 내전, 제2차 세계대전을 겪은 유럽에...
    Category철학사 By이우 Views16144 file
    Read More
  20. 04
    Aug 2014
    00:44

    [철학사16] 장자크 루소(Jean-Jacques Rousseau)

    장자크 루소(Jean-Jacques Rousseau, 1712년 6월 28일 ~ 1778년 7월 2일)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태어난 프랑스의 사회계약론자이자 직접민주주의자, 공화주의자, 계몽주의 철학자이다. 루소는 1712년 당시 시공화국인 제네바의 그랑 뤼 40번지(Grand'rue 40)에...
    Category철학사 By이우 Views11114 file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 25 Next
/ 25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