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밀은 사회에 의해 발명되었다. 비밀은 사회적인 또는 사회학적인 관념이다.
모든 비밀은 집단적 배치물이다 | 김용민의 그림마당 | 경향신문 2013년 5월 9일자
비밀은 사회에 의해 발명되었다. 비밀은 사회적인 또는 사회학적인 관념이다. 모든 비밀은 집단적 배치물이다. 비밀은 결코 정적이거나 움직이지 않는 관념이 아니다. 단지 비밀스러운 것인 생성이 있을 뿐이며, 비밀은 하나의 생성을 갖는다. ... 비밀결사는 사회 안에서 언제나 전쟁기계로 작동한다. 비밀결사에 관심을 갖는 사회학자들은 보호, 평등화의 위계, 몰개성화, 중앙집중화, 자율, 장벽 등 많은 법칙들을 뽑아내었다....
모든 비밀결사는 그 자체로 비밀스런 나름의 행동 양식을 내포하고 있다. 영향, 침투, 암시, 압박, 압력, 검은 확산 등이 그것으로 이로부터 패스워드와 비밀언어가 탄생한다. 비밀결사는 온 사회에 침투하고 사회의 위계와 절편화 작용을 뒤죽박죽으로 만들면서 사회의 모든 형식들로 미끄러져 들어간다는 보편적 기획이 없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것이다.
비밀스런 위계는 동등한 자의 음모와 결합되며, 비밀결사는 구성원들에게 물 속의 물고기처럼 사회에 있기를 명령하는 한편 이 비밀결사도 물고기들 가운데 있는 물처럼 되어야 한다. 비밀결사는 주변 사회전체의 공모를 필요로 한다. ... 비밀의 형식이 조직화하고 구조화하는 형태가 될수록, 비밀은 더 얄팍한 형식이 되어 모든 곳으로 유포되며, 비밀의 형식이 해산되는 것과 동시에 비밀의 내용은 더 분자적인 것이 된다.
_ <천 개의 고원> p.544~5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