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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불가능하다_ 대타존재(代打存在) Vs 대자존재(代自存在)

by 이우 posted Nov 03, 2011 Views 9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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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non EOS 5D / Tokina 80-200mm / 2009공예트렌드페어 / Photo by 이우

 

 

 

 

 

 
  샤르트르는 인간의 기초적인 존재론적 차원의 하나로 '대타존재(代打存在)' 와 '대자존재(代自存在)'를 이야기한다. 

 

   '타자에 대하여 혹은 타자에 있어서 존재하는 '주체(나)'를 '대타존재(代打存在)'라고 한다. 이 개념은 이미 헤겔에게도 나타나고 있지만, 사르트르는 <존재와 무>에서 인간은 자기에 대하여 스스로 존재하는 '대자존재(代自存在)’ 동시에 ‘타자에 대하여 존재하는 대타존재(代打存在)‘라고 했다. 인간은 스스로에게 있어서는 '주체'이지만, 다른 주체에 대해서는 그 신체가 물(物)로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객체'로서 몸을 드러내지 않으면 안 된다. 여기서 주체와 객체의 갈등이 생긴다. 

  

  사르트르에 따르면, 인간의 자유란 항상 고독하며, 자신만이 스스로를 짐질 수 있다. 그런데 나를 존재하게 하는 타인이란 무엇이란 말인가? 삶을 살아가는 사람에게 타인이란 절대적인 가치를 지닐 수 있을 것이다. 일반적인 '그'는 자신의 존재가치를 무시하고 타인에게 기대어 산다. 자기 앞에 '객체(타인)'로 향한 절대 목적을 놓음으로써 자기 자유성을 잃는 것이다. 그리고 순종적 도구의 역할을 떠맡는다. 그러면서도 '그'는 그것이 자기 뜻에 의한 것임을 깨닫지 못한다. 그러다 마침내 자신이 베푼 희생이 짓밟혔다고 여긴다. 자기(주체) 목적과 타인(객체)의 목적을 혼동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랑이 ‘자유로운 증여’의 성격을 띠기 위해선 증여받는 상대 역시 자유로운 상태여야 한다. 이럴 때만 타인의 자유와 만나는 자신의 자유가 실재성을 띤다. 그리고 자유와 자유의 만남은 다른 자유의 침해가 아니라 오히려 완성의 모습을 보인다. 자유를 향해 노력하는 사람은 모두 평등하다. 그러나 타인이 나의 초월성을 따르기 위해선 같은 길, 같은 지점에 있을 때만 가능하다. 그러므로 자유를 향한 길은 두 가지 측면을 지닌다. 하나는 ‘내 자유의 전진운동에 의해 나를 초월’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타인이 나의 ‘초월성을 따라올 수 있거나, 추월할 위치를 그들을 위해 열어주는 노력’이다.

 

  그래서, 타인은 내 존재를 물(物)화하지만 나에게 자유를 부여하기도 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내가 타인에게 존재할 수 있으려면 타인이 나를 자유로운 인격이길 바라야 한다. 나를 존재하게 하는 것은 나 자신이지만, 타인이 나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으면 그 타인에게 나의 자유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 된다. 

 

  사랑과 증오, 자학, 새디즘, 소통과 배려, 친절, 부끄러움 등은 대타(代打)의 차원에서 성립하는 태도다. 또, 언어(言語), 페이스북(Face book), SNS((Social Network Service)  등은 대타(代打)의 차원에서 필요한 것들이다.

 

 

 ......................................

 

  “나의 생애에는 하나의 필연적인 사랑만이 존재하며, 그것은 보부아르와의 사랑이다. 하지만 그 이외에도 많은 우연적인 사랑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보부아르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샤르트르와 보부아르의 계약결혼서 중에서)

 

 ......................................

 

  … 만일 내가 타자에 의해서 사랑을 받아야 한다면, 나는 사랑받는 자로서 자유로이 선택되어져야만 한다. 알다시피 사랑과 관련된 통상적인 용법에 따르면 ‘사랑받는 자’는 ‘선택된 사람’이라고 불린다. 그러나 이 선택은 상대적이거나 우발적인 것이어서는 안 된다. 자신이 사랑하는 타자가 자기를 선택한 것이 ‘다른 애인들 중에서’라고 생각하는 경우, 사랑에 빠진 사람은 화가 나고, 자기가 값싸진 것으로 느낀다. “그렇다면 만일 내가 이 도시에 오지 않았다면, 만일 내가 누군가의 집에 드나들지 않았다면, 너는 나를 알지 못했을 것이고 따라서 나를 사랑하지 않았을 거야.” 이런 생각은 사랑에 빠진 사람을 슬프게 한다. … (중략) … 사실 사랑에 빠진 자가 원하는 것은 사랑받는 자가 자신을 절대적으로 선택해야만 한다는 점이다.   … (중략) … 타인의 주체성을 존중할 때 ‘우리는 사랑한다’고 한다. 그러나 결국, 사랑이란 내 주체성을 버리고 타인의 세계로 전락하게 된다. 그때의 감정을 증오라고 한다. 그래서 사랑은 실패하고 만다. …(샤르트르의 <존재와 무(L’?tre et le N?ant)> 중에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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