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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사04] 스토아학파(Stoicism)

by 이우 posted Aug 03, 2014 Views 26056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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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아_채색주랑.jpg   스토아학파(Stoicism)는 키프로스의 제논이 스토아 포이킬레에서 창설한 철학의 한 유파를 말한다.  BC 3세기부터 로마 제정(帝政) 말에 이르는 후기 고대(古代)를 대표한다. 키프로스섬 태생의 개조(開祖) 제논과 그 제자로서 적빈(赤貧)과 노동으로 이름 높던 소아시아의 아소스인(人) 클레안테스, 그 제자로서 스토아파의 학설을 체계적으로 완성한 킬리키아의 항구 도시 솔로이(솔리)의 크리시포스, 스토아 학설을 로마 사람에게 받아들이기 쉬운 형태로 만든 로도스섬의 파나이티오스, 종교적 경향이 강한 오론테스강 하반(河畔)의 아파메아인 포세이도니오스, 로마황제 네로의 스승이었던 세네카, 노예였던 에픽테토스, 로마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이 파의 주요 인물들이다. 제논이 아테네의 광장에 있던 공회당 ‘채색주랑(彩色柱廊)’에서 제자들을 가르쳤기 때문에 그 제자들을 ‘스토아파’(柱廊의 사람들이라는 뜻)라고 불렀다.

  스토아파 철학은 이를 대표하는 사람들이 그렇듯이 고전기(古典期) 그리스를 대표하는 여러 나라의 좋은 가문 출신 사람들의 철학이 아니라, 변경(邊境) 사람이나 이국인의 철학이었으며, 그리스 문물이 좁은 도시국가의 틀을 넘어서 널리 지중해(地中海) 연안의 여러 지방에 영향을 미친 헬레니즘 시대를 대표하는 철학이었다. 그러므로 전통적인 철학의 여러 파와 스토아파 사이의 대립은 격렬하였다. 고전기까지의 철학의 여러 학설을 수용하여 일반화 ·통속화한 점에서 절충주의라는 비난을 받지만, 그 기반에는 고전 철학과는 아주 이질적인 것이 있다고 생각된다. 단지 로마시대 사람들의 저작을 제외하고는 스토아파의 저작은 오늘날 거의 전해지지 않아서 연구상 어려움이 있다. 일반적으로 스토아학파는 자연관에 있어서는 헤라클레이토스의 로고스와 변화에 관한 형이상학을 바탕으로 하면서 윤리학은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특히 퀴닉 학파의 영향을 받았다.

  스토아 철학의 전개과정은 세 시기로 나누어진다. 초기는 B. C 3세기경으로 대표자는 스토아 철학의 창시자인 제논(336∼264 B.C.), 그의 제자인 클레안테스, 크리시포스이고 중기는 B. C 2세기경에 해당하는 시기로 이 때 활동한 사람은 키케로가 있다. 후기는 A. D 1세기 로마시대에 해당하며, 대표적인 인물로는 세네카, 에픽테토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등이 있다. 

  초기 스토아 철학은 이전 철학과 달리 지식의 추구 자체를 목적으로 삼지 않았다. 헬레니즘 철학을 대표한 스토아 철학은 보편적이고 평온하며, 질서 있는 존재와는 거리가 먼 생활조건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해 삶의 방편(ars vitae)을 내놓았다. 스토아 철학자들이 보기에 영원한 우주 질서와 불변적인 가치의 근원을 드러내는 일은 이성만이 할 수 있기 때문에 이성은 곧 인간 존재가 따라야 할 모범이었다. 그들에 따르면 이성의 빛이란 세계 전체에 경이로운 질서를 부여하며 인간이 스스로를 통제하여 질서 있게 살아가는 기준이다. 스토아 도덕철학도 세계가 통일을 이루고 있는 하나의 커다란 도시라는 생각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인간은 이 도시의 충성스런 시민으로서 덕과 올바른 행위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세상 일에 적극적이어야 할 의무가 있다. 스토아 도덕철학은 도덕 가치, 의무, 정의, 굳센 정신 등과 같은 덕목에 중심을 두고 보편적인 우애와 신처럼 넓은 자비심을 강조함으로써 가장 호소력 있는 학설 가운데 하나로 자리잡았다. 애지(愛知: 철학)는 논리 부문과 윤리 부문, 자연 부문으로 나뉘나, 이들은 각각 독립된 분파가 아니라 서로 나누기 어렵게 결합되어 있어 하나의 지혜를 사랑하고 구하는 애지를 구성하는 3요소가 된다. 

  지혜는 ‘신의 일과 사람의 일에 관한 지식’이라고 정의되지만, 이것은 사물에 관한 관조적(觀照的) 지식이 아니라, 인간생활에서의 모든 것을 올바르게 처리하기 위한 실천적 지식이다. 지혜의 이러한 실천적 성격에 스토아파의 특징이 있으며, 이 원리에 바탕을 두어 스토아철학은 고대철학원리의 주체적인 반성철학이 되었다. 애지(愛知)는 이러한 지혜를 습득하기 위한 ‘삶의 기술(ars vivendi)’의 연습이며, 이러한 재주를 갖는 사람이 현자(賢者)인 것이다. 그리고 현자의 지혜란 ‘자연에 따라 사는 것’을 아는 지혜이다. 인간은 자연에 의하여 존재할 수밖에 없는 것이므로, 자기의 존재를 유지하기 위한 ‘자연의 충동’이 부여되었다. 그러나 그것이 지나칠 때 병으로서의 정념(情念)이 있다. 이 정념에 흔들리지 않고 자연 그대로 살아가는 데에 ‘활달한 삶의 흐름’이 있다. 스토아파의 현자의 이상은 바로 거기에 있다. 스토익이라고 불리는 비정한 금욕주의적 심정은 그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다. 그러나 현자의 유덕한 삶이란 이성을 갖춘 유한한 개개의 자연물(인간)이 자연에 의하여 부여된 그대로의 자기의 ‘운명’을 알고, 운명대로 살아감으로써 본원(本源)인 자연과 일치하는 ‘동의(同意)’의 삶이다. 따라서 그것은 자연 그 자체가 이성적 존재자를 통하여 이루어지는 자기귀환(自己歸還)에의 활동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현자는 모든 자연물의 근원인 자연 그 자체로서의 신과 일치한 자이며 신과 같은 자, 바로 신 그것인 것이다. 

  스토아 철학의 특징은, 이와 같은 자연존재에서의 개별성(個別性)과 전체성(全體性)의 두 계기의 강조와 양자의 긴장 관계에 있으며, 이것에 의하여 스토아 철학은 고대철학 원리의 집성인 동시에 다음 시대의 철학원리를 준비하는 것이 되었다. 언어연구 ·논리학 ·인식론에서도 구체성과 개별성을 중요시하는 스토아 철학은 전통철학에 없었던 새로운 요소를 많이 초래하였다. 스토아 철학의 세계관은 유물론과 범신론적인 세계관으로 나타난다. 스토아 철학자들의 자연세계에 관한 기본적인 사고 방식은 낙관주의적이며 형이상학의 내용은 유신론과 유물론이라는 서로 어울리지 않을 듯한 사상들이 교묘히 결합된 범신론이다. 그들이 생각한 우주의 참모습은 자연의 이법(理法)에 의해 질서정연하게 잘 조화되어 변화하는 코스모스로 파악하였다. 우주는 하나의 살아 있는 유기체로서 시간 속에서 발생했고 주기적으로 순환하는 끝없는 세계이다. 자연 속의 사물들은 공기, 물, 흙, 불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가운데 가장 근원적인 요소는 불이다. 불은 물질적인 것일 뿐만 아니라 영원히 생동하는 신적 원리, 즉 로고스(logos)로서 세계의 모든 존재 속에 스며 있는 세계 영혼이다. 자체로 완전하고 영원하며 질서정연한 물질적인 세계를 관통하고 있는 보편적 이성은 곧 신이라고도 불리운다. 프네우마, 예견, 운명도 신의 또 다른 표현이다. 이러한 사상에서 스토아철학은 신 즉 자연이라는 범신론적인 주장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셈이다. 

  스토아 사상의 신은 최고선이며 인격을 갖추고 인간에게 복과 징벌을 내린다. 그러나 몇 가지 차이점이 있다. 유신론의 대표적인 유일신론에서 말하는 신은 창조주로서 세계 바깥에 자유롭게 존재하고 자신의 의지에 의해 세계를 만들어 내었지만 범신론에서는 신이 세계 바깥에 초월해 있지 않고 세계 곳곳에 스며들어 내재해 있다. 그리고 창조주로서의 신이라는 개념도 부정한다. 우주를 창조했다는 말은 소위 신의 무한성을 훼손시킨다. 무한한 속성을 지닌 신이 자신 밖에 따로 세계를 만들었다면 창조 행위로 나타나는 결과의 세계는 신 이상의 것이 된다. 이는 신이라는 존재가 자신을 넘어선 세계를 만들었다는 결론이 나오기 때문에 불가능하며, 더구나 무한한 신에 유한한 세계를 더한다는 것은 신의 무한성 개념과 모순되기 때문에 창조주로서의 신 개념은 신의 무한성을 모독한 결과를 자초한다. 그리하여 범신론은 유일신론과 달리 신은 생성 변화해 가는 자연 과정의 필연적인 실체로서 우주만물에 내재한다고 이해한다.

  이와 함께 스토아 철학의 인간관과 윤리관은 이성주의와 금욕주의로 대표된다. 즉, 스토아철학자들은 이성의 법칙에 의해 운행하는 자연에 대한 사고와 다르게 인간과 삶에 대하여는 비관주의적이라 볼 수 있다. 인간은 신적 이성이 지배하는 자연 속에서 이성을 공유하고 있는 점에서 신의 일부이다. 소우주에 해당하는 인간은 자연과 마찬가지로 이성법칙에 따라야만 인간의 타고난 자연적인 본성에 부합된다. 이성적 영혼이 인간을 지배할 때 인간은 비로소 자유롭고 행복하다. 이성은 인간으로 하여금 비이성적인 부분 즉, 감정, 욕구, 정념을 지배케 함으로써 자연법에 일치시키고 인간이 세계에서 차지하는 지위에 알맞은 의무를 드러내고 실천하게 만듦으로써 비로소 가치를 지닌다. 삶의 최고 목표는 ‘실천적 덕’이다. 덕은 그 자체로 가치로운 것이며, 일체의 존재에 대한 지혜로운 통찰과 동일한 것이다. 행복이 목표가 아니라 덕을 목표로 삼을 때 행복은 달성된다. 

  이러한 이성에 투철하고자 하는 철학은 헬레니즘이란 무대배경을 통하여 그 의미가 새롭게 다가온다. 이성적인 자연세계는 한치의 빈틈도 없이 이성법칙에 따라 질서롭게 조화를 이루는 결정론적인 세계이다. 이와 반대로 인간세계는 전쟁과 패배, 불행과 고통으로 점철되는 무질서의 세계이다. 더 이상 인간은 일상적인 행복을 기대하기 어려우며, 세속적인 성공과 행복의 성취는 우리의 능력 밖에 머문다. 따라서 스토아학파에서 말하는 행복은 능력의 발휘보다는 인간의 욕구를 억제함으로써 가능한 것이다. 혼돈의 세계 속에서도 인간은 이성에 따라 통찰하고 운명을 감수하며, 의지의 힘으로 현실의 상황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의 영혼을 자유롭게 유지할 수 있다. 삶의 목적은 오로지 이성의 의한 냉담한 부동심을 유지하는 것으로, 이는 육체적인 욕구, 충동, 정서로부터 해방된 자유이며 인간 영혼의 덕인 것이다. 스토아철학 초기의 비관적이고 숙명론적인 성격은 로마시대에 접어들면서 건실한 로마의 정신으로 변모하여 사회에 대한 엄격한 의무감, 동포애, 윤리적인 사명감을 대변하게 된다.


□ 스토아학파의 탄생
 
제논.jpg   스토아학파의 시조로 알려져 있는 제논(Zenon von Kition, 기원전 340-265)은 뱃사람이었다. 312년경 배가 파선되는 바람에 아테네에 어쩔 수 없이 정박하게 되고, 죽을 때까지(제논은 다리가 부러지는 부상을 입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50여 년을 아테네에 머물면서 폴리그노토스의 벽화로 장식된 아테네의 한 회랑인 스토아 포이킬레(Stoa poikile)에서 제자들을 가르치길 좋아했다. 그가 강의한 스토아 포이킬레에서 스토아 학파(Stoicism)라는 용어가 등장하게 되었다. 이처럼, 배가 난파되는 극한의 상황 속에서 태어난 스토아 학파의 제논은 행복을 쾌락에 근거를 둔 에피쿠로스의 쾌락주의(hedonism)를 단호히 거부하고, 행복은 이성에 근거를 두어야 한다고 보았다. 스토아주의자들의 목표는 어떤 상황에서도 자연과 일치하는 삶, 즉 로고스와 일치하는 삶을 사는 것이다. 스토아 학파의 신조는 "자연의 법칙에 따라서", "이성적으로 행위하는 것" 이었으며, 스토아 철학자들이 입버릇처럼 하던 말은 "하늘이 무너져도 그대의 의무를 다하여라" 였다. 스토아 학파는 초연함, 공평함, 평정함, 엄격함과 완고한 행동 강령을 강조한다. 스토아 학파의 핵심 사상은 '불행은 결코 우리의 행복을 감소시킬 수 없다'이고, 스토아 철학은 불행을 이기는 철학이다. 제논을 비롯하여 안티스테네스, 디오게네스, 키케로, 세네카, 에픽테투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안토니누스가 대표적인 스토아주의자들이다.

 
□ 스토아 철학체계의 특성
 
  스토아 철학은 논리학, 물리학 및 윤리학이라는 세 가지 체계로 분류된다. 윤리학이 가장 상위를 점하는 데 반하여 논리학과 물리학은 그의 예비적 단계를 이루고 있다. "순리적 생활'을 영위한다는 것이 스토아 학파의 윤리론을 이해하는 관건이 된다. 즉, 인간이란 이성존재로서의 천성을 타고난 까닭에 순리적 생활이란 인간에게 있어서 곧 '이성적인 생활'과 같은 것이다. 바로 여기에 유일한 덕성도 깃들여 있으며 동시에 유일한 행복도 깃들여 있는바, 결국 이 두 가지 측면은 동일한 의미를 지닌다고 하겠다. 스토아 학파들은 자연과 윤리를 분리시키지 않았고 도덕적으로 사는 것이 자신의 행복과 자유를 얻는 길이라고 보았다. 키케로는 스토아의 윤리를 역설적으로 요약하기를 "덕행이야말로 우리가 행복해지는 데 필요한 유일한 조건이다"라고 말했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은 도덕적으로 옳은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행복한 사람이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어떤 일을 당해도 당신은 행복할 것이다. 인생의 모든 부침 속에서도 오래도록 지속되는 만족감을 가져다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덕행이기 때문이다.
 
  스토아 철학자에게 있어서는 그 모두(생명, 건강, 소유, 명예 등과 같이 흔히 사람들에게 존중되는 것과 노령, 질병, 빈곤, 예속, 죽음 등과 같이 흔히 혐오의 대상이 되는 것)가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닌 단지 '무관심사'로 그칠 뿐이다. 이성을 현혹하는 감정을 뿌리치기 위한 끈질긴 투쟁을 벌이는 것이 인간의 과업이고, 도덕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그와같은 감정을 완전히 극복함으로써, 정신은 열정으로부터 해탈되어야만 하는데, 이와 같은 상태를 스토아 학파에서는 마음의 안정(아파테이아, apatheia)이라고 일컫는다. 스토아주의의 윤리는 완벽한 도덕적 자유 및 도덕적 지배의 상태에 도달하려는 노력이고, 그 노력의 정점에서 주어지는 영혼의 평정상태가 아파테이아인 것이다.

 
□ 스토아학파의 행복론
 
  보편적인 '인도주의사상'과 또한 그에 못지 않게 포괄적인 '세계시민의 사상'을 고대에 있어서 처음으로 제창하고 나선 스토아 철학자들은 개체적 인격이 지니는 긍지에 넘치는 확고부동한 존엄성과 절대적인 윤리적 의무 이행을 역설함과 아울러 엄격한 금욕주의적 윤리를 예찬하였다. 그들은 개인들끼리의 도덕을 통한 행복감 추구를 표방함으로써 도덕과 행복의 일치를 강조하였다. 이런 점에서는 플라톤의 행복론과 차이가 없는 것 같으나, 플라톤과 소크라테스의 도덕이 폴리스(도시국가)라는 공동체를 전제로 하고 도시국가 공동체의 보존을 목표로 한 도덕이라면, 스토아 학파의 도덕은 서로의 개인적 자유 실현과 행복의 원리로서의 도덕이었다. 스토아 학파는 서로가 공유하는 도덕 원리가 우주 자연에서 나온다고 보았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가 인지한 자연은 인격적인 성격이 강한 반면, 스토아 학파들이 인지한 자연은 스스로 질서정연하다는 것이다. 자연은 모종의 초월적인 법칙이자 내적 원리로서 우리의 삶에 어떤 흔들리지 않는 지표를 던져주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그들은 우주적 진리를 잘 분별하는 이성적 삶이 행복에 도달하는 길로 보면서, 행복한 사람은 흔들리지 않는 우주 자연의 법칙을 똑바로 인식하여 철저하게 그것에 따라 부동심(아파테이아)의 상태로 유유자적하게 사는 사람이다. 삶에 연연해 하지 않고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으며, 근심과 빈부를 의식하지 않으면서 우주의 진리와 일체를 이루어 살아가는 것이 이상적인 인생이라고 하였다.
 
  플라톤의 이성이 인간의 다양한 내적 욕망을 조화롭게 구현하는 삶을 기본적으로 의미하는 것으로, 인간의 본성에서 강렬한 욕망의 요소를 인정하면서 이성에 의해서 조화를 이루게 하는 것이라면, 스토아 학파의 이성은 자연의 내부에서 흔들림 없이 확고부동하게 그 스스로의 모습을 보존하는 원리로서, 조화를 관장하는 것이 아니라 우주 자연의 안정성을 위협하는 욕망의 측면을 완전하게 제어 또는 무력화시키는 원리이다. 따라서 스토아주의자들은 감각적 욕망에서 비롯되는 인간의 무지와 탐욕 그리고 그것에 흔들릴 수밖에 없는 스스로의 유약함과 그로 인한 불행을 뼈저리게 깨닫고 흔들리지 않는 이성의 원리에 따라 철저히 금욕적인 훈련을 수행하여 그야말로 우주 자연의 원리를 완전히 스스로의 삶 속에서 관철해 내는 것, 이것이 곧 진정한 성인(현자)에 이르는 길이자 행복에 이르는 길이라고 본 것이다. 스토아 학파는 개인의 행복, 자유, 안심입명을 보장받기 위해서라도 각 개인들은 타인과의 관계에 대한 의식, 도덕감을 갖고 살아야한다고 말함으로써 타인에 대한 관심과 배려하는 정신을 강조하였다. 스토아주의자들이 말하는 행복은 자기애, 자기 보존본능에 기초한 개인의 행복이었고, 윤리적 생활태도의 목표는 자기완성을 통한 안심입명에 있었다. 이 점이 국가주의적인 도덕감, 의무감까지 포함하여 국민의 행복, 공동체의 행복을 강조한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의 행복론과 다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생각, 의지, 미래에 대한 태도에서만 우리의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 스토아주의자들이 말하는 행복은 모든 사람들에게 동등하게 열린 기회며 어떤 인생의 상황에서도 추구할 수 있고 다가갈 수 있는 그런 것이어야 했다. 행복은 우리가 '내 것으로 가질 수 있는 ' 그 무엇이다. 스토아 사상가들이 선호하는 비유를 들자면, 뱃사람이 바람의 방향을 바꿀 수 없는 것처럼 인간은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의 방향을 좌지우지할 수 없다. 그러나 행복 역시 세상사에 따라 흔들리는 것이 아니므로 우리의 행복은 결코 고통받지 않는다. 행복은 키케로가 말했듯이 우리의 덕행이 지닌 '명민함과 탁월함'에 의존하며, 그 탁월함은 세상의 그 어떤 역경에 의해서도 압도될 수 없는 것이다. 그 어떤 불행도, 운수 사나운 일도 결코 우리의 행복을 망치거나 전복시킬 수는 없다. 자신 스스로 행복하다고 느끼는 사람이라면 설령 아무리 많은 불행을 감당해야 한다 할지라도 그는 여전히 행복한 사람일 수 있다. 스토아 학파가 말한 행복의 비밀은 행운이 우리에게서 훔쳐가지 못할 것을 소유하는 데 있으며 아무도 훔쳐가지 못하는 이것은 바로 덕행이다. 철인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행복은 레슬링과 같다’고 보았다. 행복이란 레슬링처럼 패배시켜야 할 적수를 가져서가 아니라 우리 스스로 부단히 경계하고 또 싸울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스토아 학파의 행복론에는 우주 자연의 법칙에 대한 숭고한 믿음과 그에 바탕한 숙명론적이고도 처절한 금욕주의가 깊게 깔려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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