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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 청년그룹 독서모임 『운명』

by 초롬 posted Nov 29, 2020 Views 2384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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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명이 있다면 자유란 없다. 그런데 만약 반대로 자유가 있다면 운명이란 없다. 그 말은 우리 자신이 곧 운명이라는 뜻이다." 저자의 시간관은 현재이다. 과거는 지나갔고 미래는 알 수 없으니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하라는 뜻이다. 고통스럽고 절망스러운 상황이 나를 짓눌러도 삶의 의지를 가지고 살아가라는 말을 하는 걸 보니 얼핏 보면 니체가 떠오르는 대목이다. 실제로 저자는 자신의 첫 소설 운명을 내놓기 전 번역자로서 니체의 철학 작품들을 헝가리어로 번역한 걸로 보아 니체에게 많은 영향을 받은 듯하다. 하지만 조금 이상한 점도 보인다. 임레 케르테스는 말한다. "우리는 항상 이전의 삶을 이어 갈 뿐 결코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는 없다." 지옥 같은 이 상황을 바꿀 수 없고 새로운 삶 또한 시작할 수 없으니 묵묵히 고통을 견디며 노동을 수행하고 폭력 아래 순응하며 "나"의 감정, "나"의  행복을 말하는 소설 속 주인공의 태도를 니체의 철학, 즉 긍정, 창조, 차이의 철학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니체의 철학과 연장선에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미묘하게 다른 이 작품을 우리는 어떻게 봐야 할까? 철학자 들뢰즈는 니체 철학의 핵심 키워드인 영원회귀를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실제로 영원회귀의 진정한 이유는 동등하지 않은 것, 다른 것이다. 왜냐하면 "지금 이것"이 되돌아오는 이유는 그 어떤 것도 동등하지 않으며 그 어떤 것도 같지 않기 때문이다. 달리 말하자면 영원회귀는 오로지 생성을 통해서만, 오로지 다수를 통해서만 이야기된다. 그것은 존재, 합치, 동일성이 배제된 세계의 법칙인 것이다. 일자나 동일자를 가정하는 것과는 반대로, 영원회귀는 그 모습 그대로의 다수와 유일한 합치를 이루며, 차이를 낳는 것과 유일한 동일성을 구성한다. 왜냐하면 이런 식으로 되돌아오기만이 생성이 가질 수 있는 유일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존재로서의 영원회귀가 하는 기능은 결코 동일시하는identifier 것이 아니다. 그것은 [생성, 다수, 차이를] 증명하는authentifier 것이다." 
-들뢰즈가 만든 철학사 · 이학사 · 10. 권력의지와 영원회귀에 대한 결론 · p.239

  현대인들은 왜 니체의 영원회귀를 "동일한 혹은 무기력한 삶의 반복 속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없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것 그리고 이 운명을 사랑하는 것이다"라고 이해하는 것일까? 유튜브, 인문학 강의, 티브이 프로그램 속 강사나, 교수들은 심지어 임레 케르테스는 니체에게 어떤 의미를 부여한 것인가. 한 사람이 생각하는 가치는 주체가 스스로의 존재를 인식하는 방법, 세상을 인식하는 방법, 삶의 경험 등을 토대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니체에 대한 해석도 저마다 다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니체 철학의 개념을 정확히 아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니체의 철학에 누가 어떤 의미를 왜 부여했는가가 오히려 더 중요할 수도 있다. 

  세계대전 직후 많은 사람들이 부조리에 빠지고 고민하기 시작했다. 철학은 인문학의 몸체이고 인문학은 사람을 향한다고 하는데 그 결과가 세계대전이라니. 전쟁으로 인해 무수히 많은 사람을 죽인 것도 모자라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9백만 명을 학살하다니. 누군가는 이 전쟁을 자연스러운 것, 피할 수 없는 것, 당연한 것이라고 말한다. 전쟁이 왜 일어났는지 누가 일으켰는지에 대한 논의보다는 묵묵히 주어진 상황에서 이 상황은 바꿀 수 없는 필연성이기에 나의 삶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어쩌면 이런 생각이 지금의 현대인들 마음속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바꿀 수 없다. 반복적이다. 동일적이다. 새로움을 생성할 수 없으니 나에게 충실해야 한다. 세상의 중심은 "나"다. 

  힘들고 되풀이되는 삶 속에서 소소한 행복을 느끼는 것으로 살아갈 의지를 확인하는 현대인들이 니체를 언급하며 나의 운명을 사랑하자고 외치는 모습을 보면 한편으로는 이해가 가지만 많은 사람들이 무기력함과 허무함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그 모습은 주체를 상정하고 "나"를 제외한 모든 것들을 대상으로 바라보는 사유가 고대, 중세 그리고 근대를 거쳐 아직도 현재 우리들의 의식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이런 사유는 언제 어디서 왜 나타났고 누구에 의해 어떤 흐름을 가지고 변주되면서 지금 현대까지 왔을까? 이 질문들을 하나 둘 풀기 시작하면 어쩌면 우리가 현재 마주친 문제들의 해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만약에 해답을 찾는 다면 마주칠 미래를 조금 더 행복하게 바꿀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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