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사람이 이야기를 주고받는 행위. 학문적으로는 공통의 가정(假定)에서 대화, 말 또는 글로 이뤄지는 의사소통이다. 담론의 영어식 표현인 'discourse'는 담론, 토론, 담화, 논설, 말하다 등 다양하게 해석되지만, 담론은 이 얘기 저 얘기 두서없이 또는 결론 없이 대화를 나누는 것을 말한다.
담론의 '談'은 '말씀 언(言)’과 ‘불꽃 염(炎)’으로 구성되어 있다. '말이 불꽃처럼 타오른다'는 것은 화두(話頭)에 대하여 이 얘기 저 얘기 두서없이 또는 결론 없이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담론은 자신의 의견을 상대방에게 강요하지 않으며, 상대방을 설득하려 하지도, 참과 거짓을 구별해 주장하지 않는다. 의견, 생각, 판단, 주장, 견해 등을 개진하는 수준에 그친다. 상대방이 자신의 의견을 받아들여도, 그렇지 않아도 상관하지 않는다.
주제를 놓고 주장을 펴 끝장을 보는 토론과는 다르다. 토론은 이야기를 통해 결론을 내리지만, 담론은 결론을 내리지 않는다. 담론에서는 참과 거짓, 진위의 판단이 아니라 서로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체계화된 이론이나 명제 아래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언어학에서 비롯된 담론을 사회학적 관심사로 연결한 학자가 프랑스 구조주의 철학자 미셸 푸코(Michel Foucault)다. 그는 다양한 담론이 사회적 삶을 구성하는 틀(Framework, 어떤 일을 판단하거나 결정하는 사고)'을 만든다고 말한다(에피스테메, episteme). 이 틀은 패러다임처럼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사회화돼 의사소통 행위를 지배하며 담론체를 생성, 혹은 재생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