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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료] 왈책 2월 독서토론 『은밀하고 위대한 식물의 감각법』

by 이우 posted Feb 04, 2020 Views 4757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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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토론 요강

   ○ 토론명 : 왈책 2월 독서토론 『은밀하고 위대한 식물의 감각법
   ○ 대상 도서 : 『은밀하고 위대한 식물의 감각법』(대니얼 샤모비츠·다른·2019년·원제 : What a Plant Knows: A Field Guide to the Senses, 2012년)
   ○ 일시 : 2020년 2월 21일(금) 오후 7시 30분~10시
   ○ 장소 : 인문학공동체 에피쿠로스 사직동 사무실(아래 약도 참조)
   ○ 참가비 : 1만원(현장 납부)

    이 독서토론은 누구나 참여하실 수 있는 Open Group입니다.

책 소개 : 『은밀하고 위대한 식물의 감각법』(대니얼 샤모비츠·다른·2019년·원제 : What a Plant Knows: A Field Guide to the Senses, 2012년)

  식물은 ‘인식’한다. 이것은 수많은 과학적 연구를 통해 밝혀진 ‘사실’이다. 실제로 식물은 자기 주변의 환경을 정확히 인식한다. 그들은 빛의 색을 구분하고, 그에 따라 반응한다. 또 자신을 둘러싼 냄새를 맡아 위험을 감지한다. 그뿐만 아니라 중력을 감지해 싹은 위로 뿌리는 아래로 자라도록 방향을 틀기도 하고, 심지어 과거에 있었던 일들을 기억해 현재의 상태를 조정한다. 그동안 우리는 움직이지 못한다는 이유로, 식물이 가진 뛰어난 인식 체계와 섬세하게 발달된 감각들을 간과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이 책은 식물의 ‘눈(目)’을 알아내고자 했던 다윈의 굴광성 실험에서 최신 유전학 연구에 이르기까지, 철저한 과학적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생존을 위해 발달시켜 온 식물의 일곱 가지 감각에 관한 놀라운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코가 없어도 냄새 맡고, 혀가 없어도 맛보고, 뇌가 없어도 기억하는 식물의 감각 세계를 엿보며, 우리 도처에 숨 쉬고 있는 식물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고급 교양과학 잡지로 잘 알려진 ‘사이언티픽 아메리칸(Scientific American)’에서 출간된 이 책은, 2012년 아마존 과학 분야 Top10에 꼽혔으며, 『네이처』, 「가디언」, 『아메리칸 사이언티스트』, 「시카고 트리뷴」, 「월스트리트 저널」 , 『커커스 리뷰』 등 전 세계 언론들의 극찬을 받았다. 전문용어는 최소화하고, 어렵고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는 과학적 지식들을 쉽게 풀어낸 이 책은, 출간된 지 약 40여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널리 읽히는 『식물의 정신세계(The Secret Life of Plants)』의 한계를 뛰어넘는 수작으로 평가받으며,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했다.

저자 소개 : 대니얼 샤모비츠 (Daniel Chamovitz)

  이스라엘 텔아비브대학교 만나식물생명과학센터 소장.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앨리퀴파에서 자랐고,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수학했으며, 예루살렘 히브리대학교에서 유전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예일대학교와 시애틀의 프레드허친슨암연구소의 방문과학자였고, 전 세계 대학교에서 강연을 해왔다. 그의 식물과 초파리 연구는 주요 과학 학술지에 게재되었다. 현재 그는 아내와 세 명의 자녀와 함께 이스라엘 호드 하샤론에 살고 있다. 이 책에 소개된 영상 및 샤모비츠가 쓴 칼럼과 연구 자료들은 그가 운영하는 홈페이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www.danielchamovit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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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책 소개

  식물인간. 식물 국회. 식물 정부……
  정말 식물은 우리 생각처럼 단순하고 무능력한 생명체일까?
  세상을 느끼고 기억하는 녹색 반려자, 식물의 감각 세계를 엿보다

  우리가 흔히 식물을 빗대 쓰는 말들을 살펴보면, 평소 우리가 생각하는 식물의 이미지가 그대로 투영되어 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언제나 그 자리에 고정된 채로, 비가 오면 비가 오는 대로 바람이 불면 부는 대로 계절의 변화를 묵묵히 받아들이는 식물들. 오랫동안 우리 눈에 식물은 자유로이 기능하지 못하는 별 볼 일 없는 생명체로 비춰져 왔다. 최근에는 ‘반려식물’이라는 이름으로 창가에 놓인 작은 화분의 위상이 높아진 듯도 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이 녹색 반려자를 말없이 늘 제자리를 지키는 존재로 여겨왔다. 정말, 식물은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보잘것없는 존재에 불과한 것일까?

  이 책에 따르면, 전혀 그렇지 않다. 식물도 인간과 마찬가지로, ‘냄새 맡고’, ‘맛보고’, ‘느끼고’, ‘기억’한다. 식물은 당신이 입고 있는 셔츠가 푸른색인지 붉은색인지를 알고, 이웃 식물들이 내뿜는 죽음의 향기를 몰래 맡아 다가오는 적들의 공격에 대비한다. 또한 호되게 아팠던 경험을 기억 속에 남겨두어 다음 세대에 전한다. 《은밀하고 위대한 식물의 감각법》은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발달시켜 온 식물의 감각을 철저히 과학적인 시선으로 들여다본다. 찰스 다윈의 식물 실험부터 최신 유전학 연구에 이르기까지, 과학자들이 증명해낸 명백한 ‘사실’로서의 식물의 삶을 관찰하는 시간은 그간 식물을 무력하고 수동적인 존재로 여겨왔던 인간의 관점을 완벽하게 전복시킨다.

  인간의 감각 vs. 식물의 감각
  식물의 일곱 가지 감각에 관한 가장 과학적인 안내서

  이스라엘 텔아비브대학교 만나식물생명과학센터 소장인 저자는 이 분야의 수많은 논문과 연구 자료들을 바탕으로 식물의 감각에 관한 놀라운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식물학과 의학을 전공한 저자의 이력은 이 책이 담고 있는 논의를 더욱 풍부하고 독창적으로 이끌어냈다. 그는 연구를 통해 식물과 인간이 특정 기능을 담당하는 유전자를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동식물이 유전적으로 그리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를 기반으로,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식물도 인간과 마찬가지로 자기 주변의 세계를 인식하는 감각 체계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책에서는 식물도 인간이 가진 감각을 가지고 있다는 가정 하에 시각, 후각, 미각, 촉각, 청각, 자기수용감각(위치 감각), 그리고 기억하는 능력에 대해 다룬다. 각 장별로 인간이 가진 특정한 감각을 강조하고, 그 감각이 인간과 식물에서 각각 어떻게 나타나는지 비교했다. 이를 바탕으로 인간과 식물의 특질을 분석하였으며, 그동안 인간의 경험에만 한정되어 사용된 ‘감각’에 관한 용어들, 이를 테면, ‘보고’, ‘냄새 맡고’, ‘맛보고’, ‘기억한다’는 용어들을 식물을 대입하여 사용함으로써 새롭게 정의 내린다.

  이 논의는 얼핏 보기에는 근거 없는 비과학적인 주장으로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19세기 다윈의 ‘굴광성’ 실험에서부터 최신 유전학 연구까지 과학적으로 밝혀진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그것이 명백한 사실임을 입증한다. 이 책을 통해 식물이 우리가 사는 이 세계를 어떤 생물체보다도 민감하게 인식하고 있음을 알게 되며, 식물을 무지하고 단순한 생명체로만 바라보았던 우리의 시각을 곱씹게 된다.

  전문지식과 교양의 경계를 허물다
  『식물의 정신세계』를 뛰어넘는,
  지식과 재미를 갖춘 흥미로운 식물학 책

  “이 책에서 가장 감동을 받은 점은 ‘과학적 시각’에서 기술되었다는 점이다. 식물을 인간과 지나치게 동일시하는 내용의 책들은, 흥미롭지만 합리적인 근거가 부족해 과학자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측면이 있었다. 반면 이 책은 이 방면의 수많은 연구들을 바탕으로 미처 생각지도 못했던 지식을 제공한다.”
  ― 류충민(식물병리학 박사,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

  1973년 출간 이후 오랫동안 식물학 분야에서 큰 인기를 누렸던 『식물의 정신세계』는 우리의 관심을 식물에 돌리는 데 공헌했지만, 과학적으로 입증하기 어려운 논의를 제기하면서 그 한계를 드러냈다. 반면, 이 책은 식물에 관해 알려진 비과학적이고 비전문적인 이야기들을 철저히 배제하고, 과학적으로 검증받은 실험과 연구 결과만을 기반으로 논의를 펼친다. 이로써 불확실한 추측이나 단순한 가정에서 벗어나 식물의 생태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한다.

  이 책에도 언급되어 있지만, 식물의 감각과 인간의 감각은 질적으로 차이가 있다. 하지만 ‘식물이 인식한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만으로도 이 책은 우리에게 수많은 질문을 던진다. 단순히 감각기관이 있다는 것만으로, 동식물의 우열을 구분 지을 수 있을까? 식물도 냄새 맡고, 맛보고, 기억한다면 과연 인간과 식물을 구별하는 ‘지능’이란 특질은 어떻게 보아야 하는 것일까? 그 질문들의 답은 그리 간단치 않다. 저자는 이 논의를 발전시켜 식물이란 무엇이고, 식물과 인간을 구분 짓는 기준은 무엇인지, 과연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지 돌이켜 생각해 보게 한다.

  우리 도처에는 수많은 식물들이 자리하고 있지만, 그것에 관심을 기울인 적은 드물 것이다. 사실 유전학적으로 볼 때 식물은 동물보다 훨씬 더 복잡한 존재이다. 식충식물 연구에 푹 빠져 있었던 다윈을 비롯해 수많은 과학자들이 식물의 생태에 관심을 보였고, 과학사에 중요한 업적을 남긴 실험들이 주로 식물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상기해 본다면, 식물을 관망의 대상으로만 여기기에는 아쉬운 측면이 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울타리 밑을 비집고 나온 민들레, 담장 너머로 핀 꽃들, 길가에 늘어선 가로수 등 우리가 무심코 지나쳐 왔던 주변의 식물들이 새롭게 보일 것이다.

  《은밀하고 위대한 식물의 감각법》은 2013년 출간된 《식물은 알고 있다》의 개정증보판으로, 초판에서 다룬 식물의 여섯 가지 감각에 대한 최신 연구 자료를 추가했다. 그리고 ‘3장 식물은 맛을 본다’를 더했다. 생장에 필요한 물과 영양소를 ‘맛보고’, 가뭄이나 다른 식물의 접근 등 위험을 알리는 화학신호로 한 몸에서 난 뿌리들끼리 ‘소통하는’ 식물의 미각이 스스로의 생존뿐만 아니라 인간의 생존을 위한 농업에까지 이롭게 쓰이는 과정을 살펴본다.

  각 장별 주요 내용

  1. 식물은 빛을 본다

  식물에게 빛은 ‘밥’이다. 이 말은 곧 식물이 어떻게든 빛이 있는 장소를 알아야 하며, 그곳을 향해 자랄 필요가 있다는 의미이다. 이 때문에 식물은 어느 쪽에서 빛이 들어오는지 보고, 필사적으로 몸을 구부린다(굴광성). 또 적색광, 청색광, 초적광 등 빛의 색을 구분하고, 낮인지 밤인지를 판단한다. 이를 통해 식물은 언제 꽃을 피워야 하는지 알아차린다(광주기성).

  2. 식물은 냄새를 맡는다

  식물은 냄새를 맡는다. 식물에게는 뇌와 연결된 후각신경은 없지만, 공기 중의 휘발성 화학물질을 감지하고, 이 신호를 생리적 반응으로 전환한다. 덜 익은 사과는 잘 익은 사과에서 방출되는 에틸렌 성분의 냄새를 맡고 먹기 좋게 변한다. 이는 우리가 이웃집에서 바비큐 굽는 냄새를 맡고 군침을 흘리는 것과 비슷하다. 기생식물인 미국실새삼은 그 어떤 식물보다도 토마토 줄기를 향해 맹렬히 덩굴을 뻗어나간다. 이는 토마토에서 방출되는 휘발성 성분이 미국실새삼의 구미를 당기게 하기 때문이다(반면, 밀에 대해서는 극도로 혐오하는 반응을 보인다). 이외에도 실험을 통해 공격을 받은 나무의 손상된 잎들이 자신의 건강한 다른 잎들을 보호하기 위해 방출하는 냄새를 주변 식물들이 몰래 맡아 앞으로 닥칠 위험에 대비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한때 유행했던 식물이 서로 ‘말한다’는 개념과 달리, 후각적으로 엿듣는 형태에 가깝다고 밝혀냈다.

  “미국 펜실베니아주립대학교의 곤충학자인 데 모라에스의 주된 관심사는 기체를 통한 곤충과 식물, 그리고 식물과 식물 사이의 화학신호를 이해하는 것이었다. …… 그는 미국실새삼이 비어 있는 화분이나 가짜 식물을 심은 화분 쪽으로는 절대 자라지 않지만, 토마토가 옆에 있으면 밝은 곳이든 어두운 곳이든 토마토를 향해 충실히 몸을 뻗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데 모라에스의 가설은 미국실새삼이 토마토의 ‘냄새를 맡는다’는 것이었다. 그는 가설을 시험하기 위해 미국실새삼 화분을 밀폐 상자에 넣고 토마토를 또 다른 밀폐 상자에 넣었다. 그리고 두 상자를 관으로 연결해 공기가 통하도록 만들었다. 미국실새삼은 늘 관 입구를 향해 자랐다. 토마토 냄새가 관을 통해 퍼졌고 토마토 냄새를 좋아하는 미국실새삼이 냄새가 오는 방향으로 자란 것이었다. 만약 미국 실새삼이 정말로 냄새를 맡아 토마토 쪽으로 자란 것이라면, 토마토 향수를 썼을 때도 반응할 것이다. 데 모라에스는 토마토 줄기 추출물로 만든 향수를 면봉에 붇혀 미국실새삼 옆 화분에 꽂았다. 대조군으로는 향수를 만들 때 사용한 용매를 묻힌 면봉을 꽂아두었다. 예상대로 미국실새삼은 토마토 향이 나는 면봉 쪽으로 자랐고 대조군 쪽으로는 자라지 않았다.”

  3. 식물은 맛을 본다

  식물의 ‘혀’는 뿌리다. 식물의 뿌리는 토양을 살피면서 식물의 영양, 생장, 발달에 필수적인 물과 미네랄을 흡수한다. 뿌리는 또한 이웃 식물의 뿌리나 미생물이 내보내면 흙을 통해 전달되는 화학신호도 감지한다. 이스라엘 벤구리온대학교의 노보플란스키 교수는 환경 스트레스에 노출된 뿌리가 같은 식물의 다른 뿌리에게 신호를 보내 힘겨운 환경조건을 ‘경고’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가장 먼저 가뭄을 맛본 뿌리가 가뭄을 알리는 화학신호를 흙으로 내보내자 물이 부족한 흙에 닿지 않은 다른 뿌리들이 흙 속의 화학신호를 맛보고 가뭄에 대비하기 위해 잎의 기공을 닫았던 것이다. 이 같은 식물의 미각은 현대 농업 기술의 발달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식물이 흙 속 영양분을 ‘맛보고’, 감지하고, 흡수하는 방식을 파악한 후 이 과정을 더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품종을 개발해 화학비료 사용을 줄이고자 식물학자들은 식물의 미각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4. 식물은 촉각을 느낀다

  식물은 통증이나 고통과 같이 주관적인 감정을 느끼진 못하지만, 촉각을 가지고 있다. 다윈과 동시대인이었던 존 버든 샌더슨은 벌어진 두 잎에 곤충이 앉았을 때 파리지옥풀이 이를 알아차리고 어떻게 순식간에 두 잎을 닫아버리는지 그 비밀을 밝혀냈다. 파리지옥풀의 잎 안쪽에는 몇 가닥의 털이 돋아 있는데, 곤충이 두 가닥 이상을 건드리면 전기 신호가 발생하고, 이 신호를 감지한 양쪽 잎이 함정을 닫게 된다는 사실이었다. 미모사 역시 촉각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대표적인 식물이다. 미모사 잎에 사람의 손길이 닿으면, 엽침이라는 세포 집단에 전기 신호가 야기되고, 잎이 쳐진다. 1960년대 초, 프랭크 솔즈베리는 야외에서 자라는 도꼬마리의 잎 길이를 자로 재어 측정하려 했지만, 실험이 진행될수록 시들해지더니 결국 말라 죽어 버렸다. 반대로 측정하지 않은 잎들은 잘 자랐다. 이후 마크 제프는 촉각으로 유발된 성장 억제가 식물생물학에서는 일반적인 현상임을 인식하고, ‘접촉형태형성’이라는 용어를 만들어 식물이 자라는 데 물리적인 자극이 얼마나 큰 영향력을 미치는지 설명했다.

  5. 식물은 소리를 듣는다

  식물에게 레드 제플린이나 토킹 헤즈, 미트 로프와 같은 시끄러운 록 음악을 들려주었을 때보다 바흐, 모차르트와 같은 클래식 음악을 들려주었을 때 더 잘 자란다는 도로시 리탤랙의 연구를 한번쯤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설로 알려진 이 실험은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이야기다. 메조소프라노 가수 출신으로 음악을 전공한 그녀의 연구는 결국 뉴에이지 문학으로 분류되어 출판되었다. 사실 식물은 귀머거리다. 우리에게 난청을 야기한다고 알려진 돌연변이 유전자를 식물도 일부 공유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흥미로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6. 식물은 자기 위치를 안다

  식물의 뿌리는 아래로 자라고, 싹은 위로 자란다. 이 말은 얼핏 당연하게 들린다. 그렇다면, 식물은 어떻게 위와 아래를 구분하는 것일까? 우리 귓속의 전정기관에 들어 있는 ‘이석’은 우리가 똑바로 있는지, 수평으로 있는지, 거꾸로 있는지 알려주는데, 식물의 뿌리골무세포 내에도 이와 동일한 기능을 하는 ‘평형석’이 존재한다. 연구자들은 수많은 연구를 거쳐 식물의 뿌리 끝과 줄기 내피에 있는 특정 세포들이 중력을 감지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중력은 식물의 움직임에 필수적인 요소인데, 이러한 중력의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무중력 상태인 우주 공간에서까지 실험을 감행했다. 이 감각은 식물이 자신이 처한 환경 속에서 최선의 위치를 찾을 수 있도록 한다. 

  7. 식물은 과거를 기억한다

  식물에게는 생물학적 정보를 저장하고 상기하는 능력이 있다. 식물은 과거 적의 공격을 받았거나, 척박한 환경에 놓여 있었던 ‘트라우마’를 기억 속에 저장해 다음 세대에서 그것을 견디거나 극복할 수 있도록 한다. 즉, 식물의 기억은 세대에 걸쳐 전이된다. 이고르 코발추크는 식물에게 가해지는 다양한 환경 스트레스가 부모 세대를 거쳐 다음 세대로 이어질 때 식물 게놈의 재편성 빈도를 증가시켰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그뿐 아니라 자식 세대에서는 그 스트레스에 대한 내성이 커져 있었다. 스트레스가 ‘기억’이라는 형태로 한 세대로 다음 세대로 이어진다는 견해는 식물뿐 아니라 동물을 다룬 많은 연구들에 의해서도 뒷받침되고 있다. 

  “스위스 바젤의 바버라 혼 연구팀은 세대를 초월한 식물 기억의 증거를 처음으로 발표했다. 혼과 동료들은 식물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환경조건이 식물의 유전체를 변화시켜 새로운 DNA 조합이 생겨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스트레스로 유도된 변화는 생태학적으로 이치에 맞다. 모든 생물이 그렇듯이 식물도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생존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중 한 가지 방법이 새로운 유전적 변이다. 혼의 놀라운 연구가 보여준 것은 스트레스를 받은 식물이 새로운 DNA 조합을 만들고, 그 식물의 자식도 스트레스를 직접 받은 적이 없더라도 부모가 새롭게 만든 DNA 조합을 만든다는 사실이었다. 부모가 받은 스트레스는 모든 자식에게 안정적으로 유전되는 변화를 일으켰다. 자식들도 마치 스트레스를 받은 것처럼 행동했다. 부모가 이 스트레스를 겪고 비슷하게 반응했던 일을 기억한 것이다.”

오시는 길 : 서울시 종로구 사직로 66-1 한라빌딩 205호 인문학공동체 에피쿠로스(전화 : 02-389-7057 · www.epicur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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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철 : 3호선 경복궁역 하차 → 7번 출구 → 사직터널 방향 600미터(도보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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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론명 : 왈책 11월 독서토론 『태도가 작품이 될 때』 ○ 대상 도서 : 『태도가 작품이 될 때』 (박보나 · 바다출판사 · 2019년) ○ 일시 : 2019년 11월 22일(금) 오후 7시 30분~10시 ○ 장소 : 토즈모임센터 서울대입구점 ○ 참가비 : 1만원(현장 납부) ○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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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27
    Oct 2019
    06:45

    [완료] 왈책 11월 독서토론 『태도가 작품이 될 때』

    □ 독서토론 요강 ○ 토론명 : 왈책 11월 독서토론 『태도가 작품이 될 때』 ○ 대상 도서 : 『태도가 작품이 될 때』 (박보나 · 바다출판사 · 2019년) ○ 일시 : 2019년 11월 22일(금) 오후 7시 30분~10시 ○ 장소 : 토즈모임센터 서울대입구점(아래 약도 참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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