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철학] 스피노자의 철학 : 철학자의 고독

by 이우 posted Feb 28, 2018 Views 4057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책 스피노자의 철학.jpg


  (...) 니체는, 자기 자신이 체험했기 때문에 한 철학자의 생애를 신비롭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철학자는 금욕적인 덕목들―겸손, 검소, 순수―를 독점하여, 그것들을 아주 특별하고 새로운, 실제로는 거의 금욕적이지 않은 목적들에 사용한다.* 철학자는 그것들을 자신의 독특함의 표현으로 삼는다. 철학자에게서 그것들은 도덕적 목적들도, 또 다른 삶을 위한 종교적 수단들도 아니며, 오히려 철학 그 자체의 결과들이다. 철학자에게는 또 다른 삶이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겸손, 검소, 순수는 이제 아주 풍부하고 넘쳐 흐르는 삶, 능력으로 충만한 삼의 결과들이 되어, 사유를 정복하고 다른 모든 본능을 자신에게 종속시킨다. 이것이 바로 스피노자가 자연(Nature)이라고 부르던 것이다.

  욕구에 기초해서, 즉 수단과 목적에 따라서 영위되는 삶이 더 이상 아니라, 생산, 생산성, 능력에 기초해서, 즉 원인과 결과에 따라서 영위되는 삶. 겸손, 검소, 순수, 이것들은 그에게는 현자가 되는 방식이고, 자신의 신체를 지나치게 오만하고 지나치게 사치스러우며 지나치게 육감적인 원인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신전으로 만드는 방식이다. 그러나 철학자를 공격할 때, 사람들은 우습게도 겸손, 검소, 순수의 외양만을 공격한다. 그러나 이것은 무능력한 분노만을 배가시킬 뿐이다. 철학자는 어떤 빌미도 주지 않지만 온갖 공격을 받는다.

  바로 여기에서 철학자의 고독은 그 모든 의미를 갖는다. 그는 어떤 환경에도 동화할 수 없고, 그 누구에게도 좋은 사람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는 민주주의적이고 자유주의적인 환경에서 삶의, 더 정확하게 말해 생존의 가장 좋은 조건들을 발견한다. 그러나 이러한 환경은 그에게서 단지 나쁜 사람들이 삶을 해치거나 훼손하지 못하게 하는, 즉 한 국가, 한 사회, 모든 환경 일반의 목적들을 보다 더 멀리 밀고 나갈 수 있는 사유 능력으로부터 삶을 분리시키지 못하게 하는 보증수표일 뿐이다.

  스피노자가 보여주고 있듯이, 모든 사회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다른 무엇이 아니라 복종이다.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오류, 공로와 과실, 선과 악 등은 복종과 불복종에 관련된 단지 사회적인 개념들일 뿐이다. 따라서 가장 좋은 사회는 사유 능력을 복종의 의무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사회, 오직 행위에만 적용되는 국가의 규칙에 그것을 종속시키지 않는 것을 자신의 고유한 이해로 삼는 사회일 것이다. 사유가 자유로운, 따라서 생동적인 한, 그 어느 것도 위태로워지지 않는다. 사유가 그렇지 못하게 될 때, 모든 종류의 다른 억압들 또한 가능해지며, 그것들은 이미 실현되어, 어떤 행위라도 유죄가 되고 모든 삶이 위협받게 된다.

  의심할 여지 없이 철학자는 민주주의 국가와 자유주의적 환경에서 가장 우호적인 조건들을 발견한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자신의 목적을 국가의 목적들이나 어떤 환경의 목표들과 혼동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는 사유 속에서, 오류와 복종에 벗어나 있는 힘들을 불러일으켜, 선악을 넘어서 있는 삶의 이미지, 즉 공로도 없고 죄과도 없는 완전한 무구함을 그려내기 때문이다. 철학자는 여러 국가에서 살 수 있고 여러 환경 속에 모습을 나타낼 수 있으나, 그 방식은 은자, 유령, 여행자, 하숙생과 같은 것이다. (...)

  간소하고 소유물도 없으며 병으로 쇠약해진 삶, 마르고 허약한 몸, 갈색 피부의 갸름한 얼굴, 그리고 빛나는 검은 눈동자, 이 모든 것들이 보여주고 있듯이, 그것들은 삶 그 자체의 드러남이고 삶과 동일한 능력을 소유하고 있다는 인상을 어떻게 설명할까? 스피노자는 자신의 삶과 방식 전체에서 환영들에 대항하여,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삶의 이미지를 보여준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 환영들에 만족한다. 더 나아가, 그들은 그것들에 만족하는 데에 그치지 않는다. 삶을 증오하고 삶을 부끄러워 하는 사람은, 죽음에 대한 숭배를 다양화하고 폭군과 노예, 성직자와 판관과 전사의 신성한 결합을 도모하고, 언제나 삶을 내몰아 훼손시키며 조만간 삶을 죽게 만들고, 법칙, 소유, 의무, 지배 등으로 삶을 뒤덮거나 질식케 하는 파괴적 인간이다. 스피노자가 세계 속에서 발견하고 있는 것은 바로 우주와 인간의 이와 같은 배반이다.

  스피노자의 전기를 쓴 콜레우스가 전하는 바에 따르면, 그는 거미들의 싸움을 좋아했다고 한다. <그는 거미들을 찾아 그것들을 함께 싸우게 하거나, 파리를 잡아 거미줄에 던져 놓은 다음 즐거운 듯 그 싸움을 바라보곤 하였다. 웃음을 터뜨리는 경우도 있었다.> 왜냐하면 동물들은 우리에게 적어도 죽음이라는 환원불가능한 외재성을 가르치기 때문이다. 동물들은, 비록 필연적으로 서로를 죽이기는 하지만, 죽음을 자신 속에 품고 있지는 않다. 죽음은 자연존재들의 질서에서 일어나는 나쁜 만남과 같은 것이다. 동물들은 이러한 내적인 죽음, 노예-폭군의 이러한 보편적인 사디즘-마조키즘을 아직 창조하지 않았다. 헤겔스피노자에게 하게 될 비난, 즉 부정적인 것과 그것의 능력을 무시했다는 비난은 스피노자의 영예이고 무구함이며, 그의 고유한 발견이다. 부정적인 것에 의해 좀먹은 세계 속에서, 스피노자는 죽음, 인간들의 살인 욕구, 선악의 규범들, 정의와 부정의의 규범들을 의문에 부칠 만큼 삶의 능력을 확신한다.

  그것은 부정적인 것의 모든 유령들을 거부할 만큼의 삶에 대한 확신이다. 파문, 전쟁, 전제, 반동, 마치 노예 상태가 자신들의 자유가 되기라도 하듯 그것을 위해 투쟁하는 인간들, 파문, 전쟁, 전제, 반동, 이 모든 것들은 부정적인 세계를 형성한다. 스피노자는 그러한 세계 속에서 살았다. 비트 형제의 살해는 그에게 한 본보기가 된다. 야만의 극치(Ultimi barbarorum), 삶을 모욕하고 파괴하는 모든 방식, 모든 부정적인 것은 그가 보기에는 두 원천을 갖고 있다. 하나는 외부로 다른 하나는 내부로 향해 있는데, 원한과 양심의 가책, 증오와 죄의식이 그것들이다. <증오와 양심의 가책은 인류의 근본적인 두 적들이다.> 스피노자는, 이 원천들이 인간의 의식에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끊임없이 고발하고, 그것들은 오직 새로운 의식과 함께, 새로운 전망과 새로운 삶의 욕구(appetit) 속에서만 고갈될 수 있을 뿐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스피노자는 자신이 영원하다는 것을 느끼고 경험한다.

  스피노자에게서 삶은 관념이 아니며, 이론이 하는 일도 아니다. 삶은 하나의 존재 방식이고 모든 속성들(attributs) 속에 동일하게 존재하는 하나의 영원한 양태이다. 오직 이러한 관점에서만 기하학적 방법은 그 모든 의미를 갖게 된다. <윤리학>의 기학하적 방법은 스피노자가 풍자(ssatire)라고 부르고 있는 것과 대립한다. 풍자, 그것은 인간의 무능력과 고통에서 즐거움을 얻는 모든 것이고, 경멸과 조롱을 표현하는 모든 것이며, 또한 비난, 악의, 과소 평가, 저속한 해석들로 영양을 취하는 모든 것이고, 영혼들을 파괴하는 모든 것(파괴된 영혼들이 폭군을 필요로 하는 것처럼, 폭군은 파괴된 영혼들을 필요로 한다)이다. 기하학적 방법은 지성의 설명 방법이기를 그친다. 교수를 위한 설명이 아니라 발명의 방법이 문제가 된다.

  기하학적인 방법은 생물학적이고 광학적인 교정 방법이다. 인간이 일정 정도 비틀렸을 때, 우리는 이 비틀림의 결과를 기하학적인 방식으로 그 원인들에 다시 연결시킴으로써 그것을 교정하게 될 것이다. 이 광학적 기하학은 <윤리학> 전체를 관통한다. <윤리학>을 사유의 용어로 읽어야 하는지 아니면 능력의 용어로 읽어야 하는지가 사람들에게 문제가 되었다.(예를 들면, 속성은 능력인가 아니면 개념인가?) 그러나 하나의 용어만이, 즉 삶만 있을 뿐이다. 삶은 사유를 이해하고, 거꾸로 사유에 의해서만 이해된다. 삶은 사유 속에 있지 않다. 그러나 오직 사상가만이 죄의식도 증오도 없는 능력으로 가득 찬 삶을 갖고, 오직 삶만이 사상가를 설명한다. 기하학적 방법, 안경을 세공하는 일, 그리고 스피노자의 삶을 하나로 이루는 전체로 놓고 고려해야 한다. 스피노자는 삶 속에 있는 선지자이기 때문이다. 그는 정확하게 증명은 <정신의 눈>이라고 말한다. 그것은 제3의 눈으로서, 모든 허위와 그럴 둣함, 정념과 죽음을 넘어선 삶을 볼 수 있게 한다. 그러한 전망을 위해서는 덕목들, 삶을 훼손시키는 덕목들이 아니라 삶과 하나가 되고 삶을 통찰하는 덕목들, 즉 겸손, 검소, 순수, 간소함 등이 필요하다.

  스피노자는 희망을 믿지 않았으며, 심지어 용기도 믿지 않았다. 그는 기쁨, 그리고 전망만을 믿었다. 스피노자는, 타인들이 그에게 그렇게 했던 것처럼, 그들이 살아가도록 내버려두었다. 그는 단지 영감을 불러일으키고, 일깨우고, 보게 하려고 하였을 뿐이다. 제3의 눈으로서의 증명은 요구하건나 심지어는 설득하려는 목적을 갖고 잇지 않으며, 단지 영감을 얻은 이 자유로운 전망을 위해 안경을 만들건나 안경 렌즈를 세공하려 할 뿐이다. <제가 보기에, 예술가들, 학자들, 철학자들은 렌즈를 세공하는 일로 아주 바쁜 것처럼 보입니다. 이 모든 것은 한 번도 일어난 적이 없는 한 사건을 위한 광범위한 준비일 뿐입니다. 어느 날 렌즈는 완전해질 것입니다. 그리고 그 날 우리 모두는 어리둥절할 정도로 놀라운 이 세계의 아름다움을 선명하게 보게 될 것입니다.......>(헨리 밀러, H. Miller) (...)

  ..............................................................
  * Nitche, Genealogie de la morale, III

- <스피노자의 철학>(질 들뢰즈 · 민음사 · 2001년 · 원제 : Spinoza.: Philosophie pratique) p.9~27










  1. 13
    Apr 2018
    02:30

    [철학] 권력의지와 영원회귀에 대한 결론

    (...) 신의 죽음 또는 죽은 신이 자아(Moi)로부터 자아의 동일성과 관련하여 지니는 유일한 보증을, 말하자면 통일을 이루는 자아의 실체적인 기반을 빼앗아버린다고 말하였다. 즉 신이 죽었기 때문에 자아는 이제 소멸되거나 증발되어 사라지는 것이다. 그러...
    Category철학 By이우 Views24638 file
    Read More
  2. 19
    Mar 2018
    12:40

    [사회] 미니마 모랄리아 : 에로스(eros) 혹은 관능(sense)

    (...) 에로틱의 질적인 영역에서 가치전도가 일어나고 있는 듯이 보인다. 자유주의 아래서 상류사회의 기혼 남성들은 양갓집 규수로 자란 정실부인만으로는 충분히 만족하지 못하고 연예인이나 집시 여인, 정부나 매춘부로로 부족분을 채우곤 했다. 사회가 합...
    Category기타 By이우 Views32038 file
    Read More
  3. 13
    Mar 2018
    15:45

    [철학] 스피노자의 철학 : 선(Good)과 악(evil), 좋음(Good)과 나쁨(Bad)

    (...) 브레이은베르흐와의 서신은 모두 8통의 편지가 전해오고 있는데, 각각 4통씩 1664년 12월에서 1665년 6월 사이에 씌어졌다. (...) 곡물중개상이었던 블레이은베르흐는 스피노자에게 편지를 통해 악에 관한 문제를 제기한다. 처음에 스피노자는 자신의 ...
    Category철학 By이우 Views36183 file
    Read More
  4. 04
    Mar 2018
    17:58

    [철학] 『선악의 저편』 : 남성과 여성

    232. 여성은 자립하기를 원한다. 그리고 그 때문에 '여성 자체'를 남성들은 계몽시키기 시작한다. 이것은 유럽이 일반적으로 추악해지는 최악의 진보에 속한다. (...) 238. (...) '남성과 여성'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잘못 생각하고, 여기에 있는 헤아일 길 ...
    Category철학 By이우 Views14778 file
    Read More
  5. 01
    Mar 2018
    08:21

    [철학] 스피노자의 철학 : 도덕(Morals)과 윤리(Ethics) · 정념(passion)

    (...) <너는 저 열매를 막지 말라.> 불안에 사로잡힌 무지한 아담은 이 말을 금지의 표현으로 듣는다. 그러나 정작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아담이 먹을 경우에 그 아담을 중독시키게 될 과일이다. 그것은 두 신체의 만남, ...
    Category철학 By이우 Views77439 file
    Read More
  6. 01
    Mar 2018
    06:37

    [철학] 스피노자의 철학 : 코나투스(conatus) · 욕망과 의지, 감정

    (...) 의식 자체도 원인을 가져야 한다. 스피노자는 욕망을 <자신에 대한 의식을 가지고 있는 욕구(l' appetit)>로 정의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스피노자는, 이것은 단지 욕망에 대한 유명론적 정의일 뿐이며, 의식은 욕망에 아무 것도 첨가하지 않는다고 정확...
    Category철학 By이우 Views40338 file
    Read More
  7. 01
    Mar 2018
    04:46

    [철학] 스피노자의 철학 : 평행론(parallelism) · 신체와 의식

    (...) 스피노자는 철학자들에게 새로운 모델, 즉 신체를 제안한다. 스피노자는 그들에게 신체를 모델로 세울 것을 제안한다. <사람들은 신체가 무엇을 할 수 있는 지를 알지 못한다.> 무지에 대한 이 선언은 일종의 도전이다. 우리는 의식에 대해서, 의식의 ...
    Category철학 By이우 Views24855 file
    Read More
  8. 28
    Feb 2018
    20:58

    [철학] 스피노자의 철학 : 철학자의 고독

    (...) 니체는, 자기 자신이 체험했기 때문에 한 철학자의 생애를 신비롭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철학자는 금욕적인 덕목들―겸손, 검소, 순수―를 독점하여, 그것들을 아주 특별하고 새로운, 실제로는 거의 금욕적이지 않은 목적들에 사...
    Category철학 By이우 Views40573 file
    Read More
  9. 27
    Feb 2018
    14:28

    [사회] 미니마 모랄리아 : 물 만난 고기떼

    (...) 고도로 집중된 산업이 포괄적인 분배 장치를 갖추게 되면서 유통 부문은 해체되었지만 이 부문은 기이한 사후 생존(Post-Existense)을 시작하게 된다. 거간꾼 직업은 그 경제적 기반을 상실하지만 수많은 사람들의 삶이 중개인의 삶이 되며, 심지어 사...
    Category기타 By이우 Views17041 file
    Read More
  10. 27
    Feb 2018
    01:01

    [사회] 미니마 모랄리아 : 프루스트를 위하여

    (...) 재능 때문이든 허약한 체질 때문이든 유복한 부모 밑에서 자란 이들이 예술가나 학자 같은 지적인 작업을 갖게 되면 그는 동료라는 역겨운 이름을 가진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남다른 어려움을 겪게 된다. 그 이유는 사람들이 그의 독립성을 질투한다거나...
    Category기타 By이우 Views10949 file
    Read More
  11. 02
    Feb 2018
    00:08

    [문학]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 입술 · 입맞춤 · 기관

    (...) 나는 키스하기에 앞서 우리가 사귀기 전 그녀가 바닷가에서 지녔다고 생각했던 신비로움으로 다시 그녀를 가득 채워 그녀 안에서 예전에 그녀가 살았던 고장을 되찾고 싶었다. 내가 알지 못하는 이런 신비로움 대신에, 나는 적어도 우리가 발베크에서 ...
    Category문학 By이우 Views11677 file
    Read More
  12. 01
    Feb 2018
    23:45

    [문학]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 죽음, 그리고 일상, 생명 에너지

    (...) 우리는 흔히 죽음의 시간이 불확실하다고 말하지만, 이런 말을 할 때면 그 시간이 뭔가 막연하고도 먼 공간에 위치한 것처럼 상상하는 탓에, 그 시간이 이미 시작된 날과 관계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으며, 또 죽음이 이렇게 확실한 오후, 모든 시간표가 ...
    Category문학 By이우 Views19104 file
    Read More
  13. 15
    Jan 2018
    08:55

    [문학]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 슬픔

    (...) 질베르트의 징긋한 얼굴을 보는 짧은 순간에 비해, 그녀가 우리의 화해를 시도할 것이며, 심지어는 우리 약혼까지 제안하는 모습을 내가 꾸며 내는 순간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상상력이 미래를 향해 끌어가는 이 힘은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사실 과거로...
    Category문학 By이우 Views30187 file
    Read More
  14. 14
    Jan 2018
    19:19

    [문학]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 기억(memorie)과 추억(souvenir), 그리고 작품

    (...) 우리는 집에만 있지 않고 자주 산책을 나갔다. 가끔식 옷을 입기 전에 스완 부인은 피아노 앞에 앉았다. 크레프드신 실내복의 분홍, 하양 또는 아주 화려한 빛깔 소맷부리 밖으로 나온 그녀의 아름다운 손은, 그녀 눈 속에는 있으나 마음 속에는 없는 ...
    Category문학 By이우 Views10725 file
    Read More
  15. 11
    Jan 2018
    09:22

    [철학] 플라톤주의를 뒤집다(환영들)

    (...) "플라톤주의*를 뒤집음"이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니체는 자신의 철학 과업보다 일반적으로는 미래의 철학 과업을 플라톤주의를 뒤집는 것으로 정의한다. 그리고 그에게 있어 이 과업을 이루기 위한 방식은 대개 본질의 세계와 외양의 세계 소멸을 의미...
    Category철학 By이우 Views15731 file
    Read More
  16. 18
    Dec 2017
    03:12

    [철학] 『안티오이디푸스』 : 분리와 종합 · 근친상간 · 혈연과 결연 · 오이디푸스 컴플렉스

    (...) 토지의 충만한 몸은 구별 없는 게 아니다. 괴로워하며 위험하며 유일하고 보편적이기에, 토지의 충만한 몸은 생산 및 생산자들, 그리고 생산의 연결로 복귀한다. 하지만 이 위에는 또한 모든 것이 달라붙고 기입되고, 모든 것이 끌어당겨지고 기적을 낳...
    Category철학 By이우 Views14111 file
    Read More
  17. 14
    Dec 2017
    04:23

    [철학] 들뢰즈 : 언표행위의 집합적 배치 · 표현 · 비신체적 변환 · 화행이론

    (...) 들뢰즈와 가타리는 '개인적 언표행위'란 없음을 입중하려고 엄청난 노력을 들인다. '개인적인 언표행위란 없으며, 언표행위의 주체라는 것조차 없다.'(들뢰즈 · 가타리 1987: 79/I 85/156). 결과적으로 언어는 근본적으로 사회적이며, 언표와 명령-어들...
    Category철학 By이우 Views23379 file
    Read More
  18. 12
    Dec 2017
    06:24

    [철학] 알튀세르의 중층결정 : 구조적 인과성·절합(articulation)

    알튀세르(Louis Althusser, 1918년~1990년)가 개진한 인과성의 세 양상(기계적 인과성·표현적 인과성·구조적 인과성)은 원인과 결과를 이어주는 특정한 사유 방식과 인식론이 연관되어 있다. '기계적 인과성'은 부분과 부분이 일대일 대응관계를 가리키며 근...
    Category철학 By이우 Views20156 file
    Read More
  19. 12
    Dec 2017
    04:08

    [철학] 들뢰즈가 말하는, 욕망 · 대중 · 권력 · 제도

    (...) "미시-파시즘만이 다음과 같은 포괄적인 문제에 대답을 줄 수 있다. 욕망이 자신에 대한 억압을 욕망하는 이유는 무엇이며, 그것은 또 어떻게 억압을 욕망할 수 있는 것일까? 확실히 대중은 권력에 수동적으로 복종하는 것이 아니다. 또 그들은 일종의 ...
    Category철학 By이우 Views15355 file
    Read More
  20. 05
    Dec 2017
    21:35

    [철학] 『안티오이디푸스』 : 기호(記號, sign), 그리고 기표(記標, signifiant)

    (...) 눈은 낱말을 본다. 눈은 읽지 않는다. 이 체계에서 낱말은 지시 기능을 갖고 있을 뿐, 자기 혼자 만으로는 기호를 구성하지 않는다. 기호가 되는 것은 오히려 그 몸 위에서 정의되었고, 낱말에 대한 표기 행위가 쓰인 미지의 얼굴을 그 몸이 드러내는 ...
    Category철학 By이우 Views16725 file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5 6 7 8 9 10 11 12 13 14 ... 25 Next
/ 25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