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인 장소 : 전철 4호선 회현역 7번 출구
○ 모인 시간 : 2014년 4월 12일(토요일) 오후 3시
○ 헤어진 장소 : 명동예술극장
○ 헤어진 시간 : 2014년 6월 12일(토요일) 오후 6시
○ 사진 촬영 테마 : '나'를 구성하는 것들
↑ 신세계백화점을 출발하여 한국은행과 포스트타워, 조선호텔을 거쳐 을지로 2가를 돌아 명동으로 진입하는 소공동 산책로 약 2.5km를 걸었습니다. 이 코스는 오늘 우리의 모습을 설명하는데 여전히 유효한 ‘자본주의’, ‘근대화’, ‘식민지 경험’이라는 다소 무거운 이야기들이 길 위에 있습니다. 이 지역은 1930년대 경성 최고의 번화가인 <혼마치 1정목>으로 근대 상품의 진열장이었습니다. 모던보이와 모던걸들이 도꾜 긴자를 방황하는 것처럼 근대인들이 몽유병자 혼부라'나 부나비처럼 휩쓸려 다녔습니다. 그로부터 85년이 지난 지금도 '유령'처럼 떠도는 우리를 봅니다.
근대 철학에서 '나'는 세상의 중심이었고 출발점이라고 생각했지만'나'는 세상의 중심, 혹은 출발점이 아니라 결과물이었을 뿐입니다. '나'는 ‘생각하지 않는 곳에 존재하며'(라캉), '나'는 '이데올로기의 호명을 받아 주체가 됩니다.'(알 튀세르). 도심의 한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이 산책로에는 '상품'과 '거래', 돈', '종교' 등 그 동안 생각하지 않았던 그 무엇, 그러면서 우리를 지배하고 있는 그 무엇으로 가득합니다. 우리는 이 지배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