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걸어 인문학을 만나다?8
동묘 풍물시장
○ 대 상 : 한겨레교육문화센터 인문학기행팀 / 이외 초대 손님
○ 모인 시간 : 2012년 10월 6일(토요일) 오후 3시
○ 모인 장소 : 동묘공원(전철 1호선?6호선 동묘앞 3번 출구)
○ 헤어진 시간 : 2012년 10월 6일(토요일) 오후 8시
○ 사진촬영 테마 : 잉여
인문학 기행 <서울을 걸어 인문학을 만나다> 그 여덟번째, 동묘 풍물시장을 다녀왔습니다. 테제는 <잉여>. 공간을 이용해 이윤을 남기는 상업자본시대, 생산에 의존한 초기 산업자본시대를 지나 이제 시간을 이용해 이윤을 남기는 후기 산업자본시대와 금융자본시대에 와있습니다. 문제는 소비에 의존한 이 시대는 시간차를 이용해 이윤을 남기면서 잉여를 만들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생산을 멈출 수도 없고 계속 잉여생산물을 만들 수도 없는 진퇴양난. 이 시대의 답은 무엇일까요? 한겨레교육센터 인문학기행팀은 답을 고민하며 시장을 걸었습니다.
▲ 중국 촉한(蜀漢)의 장군인 관우(關羽)를 제사하는 사당, 동관왕묘(東關王廟, 보물 제142호)에서 만났습니다. 명나라의 신종(神宗)이 비용과 친필로 쓴 액자를 보내와 선조 32년(1599)에 착공하여 2년 뒤(1601)에 완공한 이 동관왕묘는 한때 사대주의를 표상하는 건물로 인식되면서 철거하자는 주장이 있기도 했습니다. 동묘를 나오면 바로 풍물시장. 바로 옆에 있는 신설동 풍물 시장이 건물을 갖고 있는 반면, 이 시장은 그야말로 노상에 펼쳐지는 난전입니다.
▲ 잉여생산물. 현대 자본 구조의 가장 큰 문제는 생산을 멈출 수 없다는 것입니다. 생산을 멈추는 순간, 구조가 무너지기 때문입니다. 끊임없이 자본과 시간을 투입하고 노동을 더해 생산해야 하는 구조. 그 써클링 속에서 잉여생산물이 쌓여갑니다. 상품에는 계산되지 않은 것이 있지요. 상품을 생산하기 위해 투입되는 공기와 햇빛, 물과 같은 자연물. 동묘 풍물시장은 그 잉여가 교환되는 현장입니다.
▲ <잉여인간>이란 말이 유행하더니, 마침내 <나쁜 사마리아인>을 썼던 경제학자 장하준은 대놓고 <잉여청춘>이라는 말까지 뱉아냅니다. <잉여 인간>, <잉여청춘>이라니! 머리 속에 경제 관념만 가득 차 있으니 사람도 경제재로 인식되는 모양입니다. 우리가 정말 <잉여>일까요?